이병진 “개그인생 20년, 난 개그를 한 적 없다”

입력 2012-01-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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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극 연기도 욕심나죠.” MBC ‘주병진 토크 콘서트’에 새 코너 ‘붉은 소파’를 맡아 가세한 이병진. 전천후 방송활동 못지않게 사진 작가로도 인정을 받고 있는 재주꾼이다. 스포츠동아DB

■ ‘주병진 토크 콘서트’ 보조 MC 이병진

웃기는 연기를 했을 뿐
진짜 꿈은 연기자
정극연기 출연 위해
소속사까지 계약

병진-병진 콤비?
1인자 자리 울렁증 있어
투톱 욕심없다


‘이병진’을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치면 ‘개그맨’이라고 직업이 나온다.

맞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이병진은 ‘개그맨’이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이를 부인했다. “사실 한 번도 개그맨이 되겠다고 생각 한 적이 없어요. 전 원래 꿈이 연기자니까요.”

한 번도 개그맨이 되겠다고 생각했던 적이 없다는 사람이 20여 년간 개그를 했다니…. 이병진은 KBS 2TV ‘개그콘서트’와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의 원년 멤버다. 연예계 데뷔도 1994년 KBS ‘대학 개그콘테스트’였으니, 출발부터 그는 개그맨이었다.

하지만 그는 다시 한번 아니라고 강조했다.

“사람들을 웃게 할 수 있는 연기가 좋았을 뿐이에요. 그래서 개그맨으로 살아 온 것이구요. 지금은 여러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방송인 입니다. 언젠가 영화, 드라마에 출연해 정극 연기를 하고 싶은 욕심도 있구요.”

그래서일까, 요즘 개그 프로그램에서는 이병진을 보기 어렵다. MBC ‘고향을 부탁해’에서 배우 강부자와 호흡을 맞추고, 케이블·위성TV 채널 tvN ‘Wishing Camping 포토 스타’에서는 심사위원 역을 담당하고 있다. 이런 그가 최근 MBC ‘주병진 토크 콘서트’의 새로운 식구로 가세했다.

“병진 형과 함께 제대로 된 토크쇼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새로 생긴 코너 ‘붉은 소파’에서 주병진과 함께 나온다. ‘붉은 소파’는 독일 사진작가 호르스트 바커바르트의 붉은 소파 프로젝트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왔다. 2일 방송에서는 서울 서강대교 위에 있는 붉은 소파에 앉아 시민들과 야기를 나눴다.

물론 그는 메인이 아닌 보조 진행자다. 그러고 보면 MBC ‘우리들의 일밤 - 나는 가수다’에서는 가수 이소라, 조규찬의 매니저였고, KBS 2TV ‘출발 드림팀 시즌2’에서는 방송인 이창명을 옆에서 도왔다.

이병진에게 ‘메인’에 대한 욕심은 없는지 물었다. “병진-병진 콤비랍시고 ‘투톱’을 하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어요. 제 역할이 무거워지는 게 싫거든요. 보조자로서 진행자들을 도와주고 방송에 재미를 주는 일을 하는 게 더 좋아요.”

그는 ‘붉은 소파’ 촬영이 끝났을 때 주병진이 아무 말 없이 자신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워 줬을 때가 가장 행복했다고 한다.

“천성인가 봐요. 1인자로 진행하기 보다는 1인자에게 칭찬 받고, ‘보조’라는 역할에 최선을 다 할 때가 제일 마음이 편하거든요.”

이제 그는 개그맨이 아니다. 토크쇼와 다큐멘터리에 출연하는 방송인이고 ‘배우’를 준비하는 연기 지망생이다. 연기를 위해 20여년간 혼자 활동하던 것을 접고, 지난해 9월 현 소속사와 매니지먼트 계약을 맺었다.

“저는 ‘뼈그맨’이 아니에요. 영화나 드라마를 하고 싶어요. 개그를 20년 동안 했으면 충분 한 것 아닌가요(웃음). 앞으로는 연기를 20년간 할 수 있는 진짜 배우가 될 겁니다.”

권재준 기자 stell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ella_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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