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유리는 ‘칼질의 여왕’ 이하늬는 ‘요리의 달인’

입력 2012-02-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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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신들의 만찬’에 캐스팅된 후 연기를 위해 한 달 반동안 ‘칼질’을 배웠다는 성유리. 사진제공|MBC

■ 눈이 호강하고 입맛도 당기는 요리 드라마의 A to Z

내달초 방송 ‘불후의 명작’ 김칫값만 1억
손 탄 음식, 카메라 꺼지면 쓰레기통으로
겉만 번지르르? 전문가 손맛에 맛은 더 황홀


안방극장이 요리와 사랑에 빠졌다. 올봄부터 음식을 소재로 드라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두 명의 여자 한식 요리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MBC 주말드라마 ‘신들의 만찬’이 4일부터 시작했고, 3월14일부터는 종합편성채널 채널A에서 본격 ‘김치 드라마’를 표방한 박선영 이하늬 주연의 ‘불후의 명작’이 시작한다. 또 다른 종편 채널인 JTBC에서는 ‘발효가족’을 방송하고 있다.

음식 소재 드라마는 제작하기 무척 까다로운 장르다. 실감나는 조리 장면, 시청자 구미를 자극한 음식의 묘사 등이 필요해 ‘사극’보다 더 손이 많이 간다.

하지만 제작은 고생스러워도 국민 드라마 반열에 오른 ‘대장금’이 상징하듯 시청률 보증수표다.

● ‘눈요기’의 매력…음식 드라마 ‘흥행불패’

2003년 ‘대장금’을 시작으로 ‘내 이름은 김삼순’, ‘커피프린스 1호점’ ‘식객’, ‘파스타’, ‘제빵왕 김탁구’ 등 음식을 주요 소재로 삼은 드라마는 대부분 시청자의 큰 사랑을 받아왔다.

드라마 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국문과 교수는 “음식 드라마는 시각적인 부분에서 다채로운 볼거리가 많아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끌어올 수 있다”고 장점을 분석했다. 이어 “식욕은 사람들의 본능적인 욕구여서 맛있는 음식이 눈앞에 보이면 자연스럽게 시선이 가게 된다”고 언급했다.

‘파스타’를 제외한 대부분의 음식 드라마가 한식을 소재로 하는 것도 이런 시각적 효과 때문이다. ‘불후의 명작’의 연출자 장형일 PD는 “김치 등 한식을 소재로 삼으면 색감을 표현하는 데 유리하다. 빨강, 초록, 파랑 등 원색이 많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주인공인 요리사들의 대결 구도로 극이 진행되는 것도 음식 드라마의 인기를 높이는 데 한몫했다. ‘누가 더 맛있는 음식을 만드나’라는 시청자의 호기심이 채널을 고정한다.


● 음식 드라마 어디까지 알고 있나


1. 투자해야 실감난다… ‘불후의 명작’ 김칫값만 1억원

음식 드라마는 사실성을 살리기 위해 고급 음식재료를 사용해 진짜 음식을 만든다. ‘신들의 만찬’은 회당 음식재료비만 최소 300만 원 이상 든다. ‘신들의 만찬’ 제작진은 “11일 방송할 3회에 등장하는 메주는 재료비만 300만 원이 들었다. 메주 하나가 5만원 정도인데 60개를 썼다”고 소개했다. 추후 방송될 요리 경연 장면을 위해 마리당 시가 40만원 상당의 제주산 다금바리 10마리를 구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불후의 명작’은 김칫값이 금값이다. ‘불후의 명작’의 제작을 맡은 스토리티비의 이영민 PD는 “음식재료비만 1억원 이상이 들고 대부분이 김칫값이다.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김치를 보여 줘야 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2. 촬영 뒤 음식들은…아깝지만 폐기처분

안타깝게도 음식 드라마에 쓰이는 요리들은 촬영 후 폐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무리 맛있고 귀한 음식이라도 촬영 현장에서는 결국 소품이기 때문. ‘신들의 만찬’ 제작진은 “드라마에서 음식은 시각적 효과를 위해 사람 손을 많이 타게 된다. 맛있는 음식이라도 쉽게 먹기 어려운 이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가끔 갈비 등 쉽게 상하지 않는 음식은 주방에서 먹기도 한다.


3. TV 속 음식, 보는 것만큼 맛있을까? 그렇다

실감나는 묘사를 위해 고급 음식재료를 쓰고, 전문가들의 손길이 더해진다. ‘신들의 만찬’은 요리 전문가 에드워드 권, ‘불후의 명작’은 수도요리학원 이종임 원장의 손을 빌려 음식을 만든다. 장형일 PD는 “고급 재료를 쓰고 전문가의 손길이 닿은 만큼 맛이 없을 수가 없다”고 언급했다.


4. 성유리·서현진, 박선영·이하늬 등 주인공 요리실력은?

두 드라마의 주인공 중 이하늬의 요리 실력이 가장 뛰어나다. 이하늬는 ‘파스타’, ‘불굴의 며느리’ ‘불후의 명작’까지 음식 드라마만 세 번째 출연이다. 또한 케이블·위성채널 올리브TV ‘푸드에세이’의 진행을 맡아 다양한 채식 요리를 선보이기도 했다.

박선영은 학원에 다니며 요리 연습에 한창이다. 소속사 마스크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원래 요리에 관심이 많았는데 ‘불후의 명작’ 때문에 요리 실력도 좋아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성유리는 “요리는 못 하지만 칼질은 자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 달 반 동안 칼질만 연습했다. 갈비, 생선포 뜨기는 달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권재준 기자 stell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ella_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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