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수 “도둑들이 왜 가난한 지 알아?”

입력 2012-08-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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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들의 마음까지 훔친 영화 ‘도둑들’. 사진제공|케이퍼필름

■ 사자성어로 본 ‘도둑들’ 뜨는 이유

올해 개봉한 영화 가운데 가장 빠른 흥행 속도다. 개봉 2주차에 접어들었는데도 평일에 50만 명씩 끌어 모으는 파괴력. 영화 ‘도둑들’(감독 최동훈)이 개봉 일주일 만인 1일 4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극장가 성수기라고 하지만 독보적인 흥행 파워다. 사자성어로 ‘도둑들’의 흥행 요인을 분석했다.


● ‘촌철살인’…대사 향연

‘도둑들’의 윤활유다. 각 인물의 개성을 드러내는 감각적인 대사의 향연은 ‘도둑들’이 관객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서게 한 원동력이다. “이렇게 태어나기가 쉬운 줄 알아?”(전지현),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힐 때 옆에 있던 게 도둑이야”(김윤석), “머리 밀면 다 전두환이냐?”(이정재), “도둑이 왜 가난한 지 알아? 비싼 거 훔쳐서 싸게 팔잖아”(김혜수).

‘범죄의 재구성’ ‘타짜’ 등 연출작의 시나리오를 직접 써온 최 감독은 이번에는 화려한 스타들에 맞춰 대사를 썼다. 특히 예니콜을 연기한 전지현을 염두에 두고 쓴 대사가 여럿. 전지현은 “‘여자는 치마는 짧고 머리는 길어야 한다’는 대사가 있는데, 감독님이 써 놓고도 제가 출연을 거절하면 어쩌나 걱정했다고 하더라”며 뒷얘기를 공개했다.


● ‘일거양득’…액션에 멜로까지

멜로도 있다. 게다가 세대별 로맨스다.

전지현·김수현처럼 20대의 예측 가능한 로맨스도 있지만 관객이 놀라는 건 홍콩 배우 임달화와 김해숙이 펼치는 중년의 격정 멜로. 둘은 진한 키스부터 베드신, 죽음도 불사하는 사랑 연기로 깊은 인상을 남긴다. 최근 내한한 임달화는 “안젤리나 졸리와도 연기한 경험이 있지만 김해숙과 연출한 키스신이 더 좋았다”는 소감을 밝혔다.


● ‘구관명관’…경험이 만든 시너지

경험은 호흡을 만든다. 함께 작업했던 경험이 있는 감독과 배우들이 만드는 시너지가 상당하다. 김윤석은 최동훈 감독이 연출한 모든 영화에 출연했다. 김윤석이 주목받기 시작한 작품은 최 감독의 ‘타짜’. 이후 두 사람은 ‘전우치’를 거쳐 ‘도둑들’까지 함께 했다. 김윤석과 김혜수는 앞서 ‘타짜’에서는 적으로 만났다. 전지현과 이정재도 10년 전 멜로 영화 ‘시월애’에서 시공을 뛰어넘는 사랑을 나눴다. 톱 스타들이 ‘출연 분량 욕심’ 없이 제 몫을 해내는 팀워크를 발휘한 건 ‘경험’의 힘이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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