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스타, “여성스럽게 변신…사랑스럽지 않나요?”

입력 2013-11-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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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피에스타. 사진제공|콜라보따리

요즘 아이돌 가수들에게 1년 공백은 ‘위험한’ 일이다.
쉴 새 없이 활동하면서, 자꾸 흥얼거리게 되는 노래 한 구절, 눈에 아른거리는 춤 한 동작쯤 만들어내야 겨우 성공의 기회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빨리 만들어지고 빨리 소비되는 패스트푸드처럼 무수히 쏟아지고 사라지는 음악들 속에서 대중의 뇌리에 누군가의 이름이 새겨지는 건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여성그룹 피에스타(재이·린지·예지·혜미·체스카·차오루)가 최근 세 번째 싱글 ‘큐리어스’를 발표하고 1년 만에 가요계로 돌아왔다.

“새로운 데뷔인 것 같다”는 이들의 컴백 소감에서는 긴 공백의 무게가 느껴졌다.

“가끔 잊혀질까 두렵기도 해 팬카페에 자주 방문해 ‘기다려 달라’는 말로 팬들을 위로”하기도 했다지만, 어찌 보면 이는 스스로를 위로하는 방법이기도 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공백은 무대에 대한 ‘감사함’을 알게 해주고, ‘간절함’을 키워주는 긍정의 효과도 있었다.

“공백이 길어 생각할 시간이 많아지더라. 무대에 섰던 그 순간들, 작은 스케줄 하나가 모두 다 정말로 소중한 시간들이었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됐다. 멤버들이 감사함을 알게 되면서 팀워크도 단단해졌다. 무대에 대한 간절함, 애틋함을 느낀 시간들이었다.”

피에스타가 “새로 데뷔하는 느낌”이라는 소회는, 비단 1년의 공백에서 비롯된 것만은 아니다.

피에스타는 1년의 공백에서 여러 변화를 겪었다.

원 소속사 로엔엔터테인먼트에서 분리된 레이블인 ‘콜라보따리’에서 새 출발에 나섰고, 애초 데뷔 때 팀 색깔로 잡았던 ‘파워 퍼포먼스’ ‘중성미’ ‘강렬함’ ‘센 여자들’에서 비껴나 “섹시하고 여성적인 그룹”으로 변모했다.

이번 싱글 타이틀곡 ‘아무것도 몰라요’는 이른바 ‘선수’를 만나 사랑을 알아가는 소녀의 첫 연애의 감정을 담았다.

미국동요 ‘꼬마 인디안’의 멜로디를 차용해 한 번만 들어도 쉽게 기억된다. 청순한 듯하면서 섹시한 매력을 동시에 풍기는 이중적인 여성미로 남성팬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런 피에스타의 변화의 중심에는 유명 프로듀서 신사동 호랭이가 있다.

이들은 “신사동 호랑이의 능력과 피에스타의 잠재력이 만났다”는 의미로 ‘호피의 만남’이라고 소개했다.

“유명한 프로듀서를 만나니 처음엔 신기했다. 작업한 곡들도 새로웠고…. ‘예쁘고 여성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자’는 프로듀서의 제안에 귀여운 척, 예쁜 척하는 연습을 참 많이 했다. 하하.”

피에스타의 이번 변화는 “피에스타란 이름부터 확실히 알리자”는 의도에서 비롯됐다.

첫 두 장의 음반에서는 “실력을 보여주자는 생각에 대중성을 간과한” 측면이 컸다.

이번엔 대중성을 고려해 “걸그룹의 일반적인 매력도 보여주면서, 실력도 보여주는” 방법을 택했다.

피에스타는 1주년이었던 8월31일, 약 50명의 팬들과 서울 신사동의 한 영화관에서 ‘나우 유 씨 미’란 영화를 함께 관람했다. 일종의 1주년 자축 팬미팅이었다.

피에스타는 “팬들 만나기 전에는 할 말이 많았던 것 같은데, 막상 만나고 나니 ‘기다려달라’는 말 밖에 해줄 말이 없어 슬펐다”고 했다. 간절한 마음으로 열심히 활동해 내년 2주년 팬미팅에서는 “조금은 덜 미안한 마음으로 ‘우리 기특하지 않나요?’라는 말쯤은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말했다.

“데뷔할 때 ‘가요계 별이 되겠다’ ‘신인상 타고 싶다’는 목표를 말하기도 했는데, 1년 지나고 보니, 말처럼 쉬운 게 아니었다. 오랜 기간 연습하고 준비하면서 헛된 시간 보내지 않았다. ‘가요계 별’도 좋지만, 절심함으로 한 무대 한 무대 오르고 싶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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