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상연하 커플’ 득세…20대 여배우가 없다

입력 2015-07-03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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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녀 연하남’ 커플이 등장한 드라마 ‘프로듀사’와 ‘너를 기억해’ ‘복면검사’(맨 왼쪽사진부터 시계방향으로). 동아닷컴DB

■ 안방극장 ‘연상연하’ 전성시대…왜?


드라마 ‘연상녀 연하남’ 커플 증가
사회적 현상 적극 반영 결과 불구
20대 여배우 기근 현상 탓 분석도


안방극장이 여전히 주효한 흥행 코드로 ‘연상연하 커플’을 내세우고 있다. 최근 2∼3년 사이 ‘연상녀 연하남’ 커플이 드라마 속 중요 캐릭터로 등장해 스토리를 이끌다 점차 그 분위기가 사그라진 듯했지만, 최근 다시 속속 등장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사회적 변화를 반영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두텁지 못한 연기자층도 그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재 연상연하 커플을 내세운 드라마는 3∼4편에 달한다. 대부분 각 방송사와 채널의 이미지를 대표하는 미니시리즈 드라마라는 점에서 안방극장의 중요한 트렌드로 인식되고 있다.

최근 KBS 2TV 드라마 ‘프로듀사’가 극중 직장 선후배인 김수현과 공효진의 애틋한 사랑을 보여주며 막을 내린 데 이어 2TV 월화드라마 ‘너를 기억해’의 장나라와 서인국도 연상연하 커플의 계보를 이어가고 있다. 수목드라마 1위를 달리고 있는 SBS ‘가면’의 수애와 주지훈에 이어 김선아와 주상욱도 ‘가면’의 경쟁작 KBS 2TV ‘복면검사’에서 짝을 이루고 있다.

뿐만 아니라 8월3일 방송 예정인 SBS ‘미세스 캅’에서는 김희애가 손호준과 호흡을 맞추며 ‘연상연하 커플’ 대열에 합류한다.

드라마 속 연상연하 커플 현상은 사회적 변화와 현상을 적극 반영하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4월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초혼인 부부 가운데 여성이 연상인 커플은 전체의 14.9%(2010년), 15.3%(2011년), 15.6%(2012년), 16.2%(2013년)로 해마다 늘고 있다. 특히 2013년엔 4만1300쌍이 연상연하 커플로 통계를 시작한 1981년 이후 가장 많았다.

이런 변화 속에서 극중 연기자 커플들의 나이가 실제로도 모두 연상연하라는 사실은 또 다른 의미를 드러낸다. 바로 드라마의 멜로라인을 형성하는 커플 중 여성 캐릭터를 연기할 여자연기자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현실이다. 드라마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국문학) 교수는 “최근 안방극장에서 스타성을 갖춘 20대 여자 연기자들의 활약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현재 일부 걸그룹 멤버들이 그 빈 자리를 채우고 있지만 심각한 기근을 해소하기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드라마의 인기를 견인한 20대 연기자는 박신혜, 고아성, 문채원 정도에 그쳤다. 오히려 송혜교, 손예진, 전지현, 한예슬, 신민아 등 30대 연기자들이 비교적 더 강세를 보였다. 윤 교수는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되면서 30∼40대 연기자들의 활약이 이어지고, 비슷한 나이대 남녀 연기자들이 짝을 이루는 캐릭터 성비의 균형이 깨졌다”고 말했다.

그래도 연기자들에게 이런 경험은 신선하게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너를 기억해’의 장나라는 “주로 동갑내기나 나이가 많은 남자 연기자와 함께 하다 나이 어린 친구와 하게 돼 처음엔 걱정도 많았지만, 나이를 잊고 재미있게 촬영하고 있다”고 말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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