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아비’ 사랑이 만든 불쌍한 괴물의 이야기

입력 2015-11-20 15: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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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부러워하는 내 아들, 하지만 그는 냉혈한이다.'

KBS2 드라마스페셜 2015 시즌3 다섯 번째 작품 '아비'는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지른 엄마와 이를 은폐하기 위해 전력투구하는 아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20일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별관 대본연습실에서 열린 '아비' 기자간담회에서 김신일 감독은 "장르물이다. 스릴러 쪽이고 미스터리 요소는 드라마적인 장치로 가미했다"며 "평범한 주인공에게 일상적이지 않은 살인이라는 위기가 온다. 살인의 전모가 처음부터 밝혀지지 않고 살인 이면에 감춰진 반전이 있다"고 작품을 소개했다.

'아비'는 불교 용어로 지옥을 의미한다. 드라마는 사교육 1번지를 소재로 공부 잘하고 똑똑한 아이들의 비인간적인 모습을 담아낸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한국 사회를 헬조선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우리 드라마는 사교육 1번지에서 일어날 법한 이야기를 다룬다. 실제로 강남에 입시대리모들이 있다더라. 대한민국의 강한 욕망이 충돌하는 곳에서 비일상적인 살인 사건이 일어나면서 모범생 아이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는 지를 봐 달라"고 관전 포인트를 설명했다.

김신일 감독에 따르면 모자(母子) 케미, 학생들간 케미가 일품이다. 살인을 저지르는 엄마 민지혜 역은 배우 신은정, 엄마의 살인을 은폐하는 아들 지선우 역은 배우 곽동연이 맡았다. 여기에 지선우와 대립하는 인물인 신유경은 배우 고보결이 연기했다.

신은정은 이날 "KBS 단막극은 처음이다. 대본이 마음에 들었다"며 "곽동연과는 KBS2 '감격시대'에서 호흡을 맞췄었다. 그때는 친구의 아들로 나왔는데 이번에는 내 아들이다. 더 가깝게 연기할 수 있었다. 곽동연은 같이 연기했던 상대 배우 중 가장 어리다. 하지만 눈만 봐도 통해 감정 표현에 수월했다"고 곽동연과 촬영한 소감을 전했다.

그가 분한 민지혜는 입시 대리모로서 남편 없이 두 아이를 키운 인물이다. 자녀를 잘 키웠다는 명성으로 고액의 보수를 받으며 부유층 입시 대리모 일을 하고 있다. 신은정은 "실제로 내 아들이 6살"이라며 "나도 애를 키우는 사람으로서 촬영을 하면서 '소신있게 자식을 키울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학부모 시청자라면 공감할 것"이라고 나름의 자신감을 내비쳤다.

곽동연이 분한 지선우는 민지혜(신은정)의 아들이자 입시 명문 일강고 1학년 학생이다. 감성보다는 이성이 발단한 그는 효율과 최적, 두 가지로 살아가는 냉철한 인물이다.

특히 곽동연은 '아비'를 통해 데뷔 후 처음으로 색 강한 장르물에 도전했다. 그는 "작품을 심리 스릴러라고 판단했다. 인물간 기 싸움이 계속 진행된다"며 "원래 나는 내가 맡은 인물에만 집중하는 편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장르적 특성이 있다 보니까 작품 전체의 구조적인 걸 감독님과 함께 이야기해서 작업했다. 색다른 경험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자식을 위한 것이란 명분에서 시작된 교육열, 어른들의 잘못된 사랑이 만든 괴물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한국 사회에 만연한 비인간성을 꼬집어보고자 한다. '아비'는 오는 21일 오후 11시35분 방송.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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