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DA:다] 정팔이는 짠했지만 류준열은 웃었다

입력 2016-01-18 11: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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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드라마 tvN '응답하라 1988'이 끝을 맺었다. 1988년도 서울 쌍문동 봉황당 골목을 중심으로 소꼽친구 5인방과 그 이웃들의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은 시청자들의 공감과 눈물을 뽑으며 케이블 드라마의 역사를 새로 썼다.

이런 가운데 '응팔' 속 로맨스를 이끌어 온 캐릭터 김정환(류준열)이 시청자들의 동정을 받고 있다. 지난 시리즈 속 남편의 자리에 오르지 못한 캐릭터들에 비해 훨씬 안타까웠던 정환의 첫사랑에 종영 이후에도 뜨거운 논란을 낳고 있다.

겉으론 무뚝뚝 했지만 속마음은 누구보다 따뜻했던 정환은 우정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소년의 모습을 완벽하게 보여줬다. 덕선(혜리)의 한복 입은 모습을 보며 놀라면서도 집 안에서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짓는 미소나 버스 안에서 휘청거리는 덕선을 지키기 위해 팔뚝을 드러낸 상황은 '응팔' 초창기의 명장면으로 꼽힌다.

그러나 이후 정환은 본격적으로 삼각 러브라인에 불이 붙자 시청자들의 눈물을 짜내는 캐릭터가 되고 말았다. 핑크 셔츠 사건으로 시작된 정환의 답답한 행보는 피앙세 반지 장면에서 극으로 치달았고 결국 마지막회에 이르러 시청자들과 아쉬운 작별을 해야 했다.

이처럼 시청자들을 울린 김정환의 마지막은 친구와의 우정과 가족을 아끼는 의리남으로 포장돼 마무리 됐다. 하지만 보면 볼수록 '짠내나는' 정환의 로맨스는 끝내 꽃을 피우지 못했다.

하지만 이런 정환의 감정을 연기한 류준열은 남았다. '응팔'을 통해 안타까운 첫사랑의 아이콘이 된 류준열은 이제 막 날개를 편 상태다.

류준열은 이미 영화 '로봇, 소리', '섬, 사라진 사람들' 등을 통해 '응팔' 때와는 또다른 모습을 보여줄 준비를 마쳤다. '로봇, 소리'의 이호재 감독도 "(류준열이) 이렇게 뜰 줄 알았으면 더 많이 촬영해 놓을 걸 그랬다"는 농담으로 그의 달라진 현재 위상을 증명했다.

비록 '응팔'에선 짠내의 아이콘이 됐지만 배우 류준열은 이제 제대로 된 스타트 라인에 섰다. 기존의 '응답' 시리즈 속 배우들이 겪은 징크스만 피할 수 있다면 류준열 앞에는 '장밋빛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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