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디자이너 황재근 “평범한 걸 싫어해서…새 가면 머리 터지게 고민”

입력 2016-01-19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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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복면가왕’의 기상천외한 가면을 제작해 화제를 모은 패션디자이너 황재근. 독특한 패션 스타일과 말투로 각종 예능프로그램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MBC ‘복면가왕’ 일등공신 패션디자이너 황재근


한국인 첫 벨기에 왕립예술학교 졸업 이력
개성 강한 외모·말투…‘예능 새내기’로
“이왕 시작한 거, 황재근스럽게 해야겠죠”


“방송인이요? 에이∼, 무슨 그런 말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예사롭지 않다. 삭발의 머리만으로도 시선을 끄는데 살바도르 달리를 연상케 하는 콧수염에 보라색 나비 모양의 뿔테 안경, 휴대전화에 달린 액세서리까지 무엇 하나 평범한 것이 없다. 범상치 않은 스타일은 MBC ‘일밤-복면가왕’(복면가왕)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 ‘고주파 쌍더듬이’ 등 기상천외한 가면을 제작해 눈길을 끌고 있는 패션디자이너 황재근(40). 특유의 하이톤 목소리로 “워낙 평범한 걸 싫어해서∼”라며 과장된 표정을 드러낸다. 자칫 잘난 ‘척’하거나 ‘비호감’으로 보일 수 있지만, 사실 그는 진짜 ‘잘났다’.

세계 3대 패션스쿨 중 하나인 벨기에 앤드워프 왕립예술학교를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졸업해 화제를 모았다. ‘날고 긴다’는 디자이너들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케이블채널 온스타일 ‘프로젝트 런웨이’에서 우승한 이력도 지녔다.

‘복면가왕’ 제작진은 그의 특이한 스타일을 보고 가면 제작을 맡겼고, 황재근은 이를 계기로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하면서 단박에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개성 강한 외모만큼이나 독특한 말투 등으로 ‘마이 리틀 텔레비전’ ‘옆집의 CEO들’에 출연하면서 ‘예능 새내기’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7월 방송 일을 시작하고 나서 12월이 최고였다.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스케줄이 꽉 차, 다 소화하고 나니 현기증에 멀미까지 났다.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다. 한 기사의 댓글에서 ‘얄미운데 밉지 않다’는 것을 보고 굉장히 기뻤다. 헌데 댓글이 달리는 일이 흔치 않다. 하하!”

한편으로는 ‘방송인’ ‘연예인’이라는 타이틀을 굉장히 부담스러워했다. 하지만 부끄러워하는 듯하면서도 ‘조근조근’ 할 말은 다 한다. ‘도대체 어느 별에서 왔을까’ 할 정도로 시선을 이끈다.

“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시청자 입장이었다. 연예인들이 재미있게 일도 하면서 돈도 많이 버는 줄 알았다. 이제는 그렇지 않은 것도 알고, 직업의식을 가지고 프로페셔널하게 일하는 분들을 보면서 많이 놀랐다. 이 일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에게 많이 배우고 있다.”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그는 방송인 김구라에게 많은 도움을 받는다고 했다. “카메라가 있건, 없건 정말 한결같은 사람이다. 정말 최고”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형님이 고민도 잘 들어주시고, 이런 저런 조언도 많이 해준다. 내가 전문방송인이 아니어서 뭘 어려워 하고 힘들어 하는지 자신의 일처럼 생각해준다.”

현재 방송일을 하고 있어도 자신이 운영중인 패션디자인 사업체는 아무리 힘들어도 꼬박꼬박 챙긴다. 특히 ‘복면가왕’ 가면 제작만큼은 밑그림을 그리는 등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하게 점검한다.

“직원들이 많이 도와주고 있다. 그래도 아이디어를 내고, 작업하기까지 만만치 않다. 평범한 걸 못 참는 성격이라 매번 새롭고 특이한 가면을 만들기 위해 머리 터지도록 고민하고 있다. 이왕 시작한 거, ‘황재근스럽게’ 해야 하지 않겠나.”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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