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사친’ 인터뷰 : 너 보러 왔어~] 최창엽, ‘엄친아’ 타이틀에 감춰진 반전 매력

입력 2016-02-24 16: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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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끝나고 어느덧 3월 개강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멋진 캠퍼스 데이트를 꿈꾸며 오늘도 잠 못 이루고 있으신가요? 안.생.겨.요. 여러분의 쓰린 속을 달래고 시린 옆구리를 채우기 위해 훈남 선배 느낌 물씬 나는 ‘남사친’ 최창엽이 왔습니다. ‘엄친아’ 고대생이라 재미없을 것 같다고요? 수다쟁이인 그는 알고 보면 반전 매력으로 가득한 남자랍니다. 동아닷컴이 야심차게 기획한 ‘스타 매력 대방출’ 프로젝트(부제-들어올 땐 네 맘이지만 나갈 땐 아니란다), 오늘의 ‘남사친’ 최창엽의 “너 보러 왔어” 지금 시작합니다.(해당 기사는 친구 사이의 수다 콘셉트에 따라 반말로 작성됐습니다.

권보라 기자(이하 권기자): 오랜만이야. 여기 어때?

창엽: 북카페에 처음 와 봤는데 좋은 것 같아. 읽어보고 싶은 책이 참 많네.

정희연 기자(이하 정기자): 책 읽는 것 좋아해?

창엽: 사실 평소에 책을 많이 읽는 편은 아니야. 그래도 학창시절에는 소설을 꽤 많이 읽었어. 에쿠니 가오리의 작품을 좋아했지. ‘중2병’ 같은 감성이라고나 할까. 대학에 온 후로는 시사와 경제 관련한 작품을 찾아보고 있어. 그동안 내가 너무 관심을 안 둔 것 같더라고. 최근에는 <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읽는데 너무 재밌어.

정 기자: 아, 그 작품 베스트셀러잖아.

창엽: 응. 얼마 전에 'TV, 책을 보다' 프로에서 소개한 <엄마 입문학>이라는 인문학의 기초를 설명한 작품도 있는데 좋아. ‘엄마가 먼저 입문학적 소향이 있어야 아이들이 인문학 성향을 가지고 성장할 수 있다’는 주제야. 인문학이나 실용서는 읽고 싶어도 어려워서 쉽사리 못 읽는 경우가 많잖아. 이렇게 쉽게 풀어준 것들은 이해도 빨리되고 좋더라고. 추천!



권 기자: 정말 한 번 읽어봐야겠다. 그런데 고려대 재학생 ‘엄친아’가 책을 잘 안 읽는 편이라니 좀 의외네.

정기자: 맞아. 지난달에 '문제적 남자'에도 ‘뇌섹남’으로 출연했잖아.

창엽: 아니야~ 그때 정말 마음 졸이면서 촬영했어. 나는 ‘뇌섹남’도 아니고 똑똑하지도 않다고. 문제가 정말 어려웠어. 이장원 씨와 박경 씨는 정말 대단하더라. 나는 한 문제 풀고 속으로 주눅 들고 있고 그랬지.

권 기자: 연대 출신인 전현무와 약간의 신경전도 있는 것 같던데?

창엽: 전현무형과 ‘고연전’이냐 ‘연고전’이냐로 살짝 신경전이 있었지(웃음). 마지막 문제가 어려워서 다들 두 시간 넘게 못 풀었어. 먼저 푸는 사람 순으로 퇴근하는 걸로 했는데 마지막에 나랑 전현무형, 타일러만 남았지. 결국 전현무 형이 먼저 풀고 “연대승” 하고 나갔어.

정 기자: 일명 ‘스카이’의 대결이었네. 어렸을 때는 어땠어? 어렸을 때도 공부 잘했어?

창엽: 난 어렸을 때 ‘쭈구리’였어. 성적은 반에서 한 2~3등 정도였지만 남들이 보기에 두드러진 사람은 아니었어. 운동도 못했고 뭔가 따로 잘하는 게 없어서 캐릭터도 없었어.

정 기자: 정말 예상밖이다.

창엽: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공부밖에 없었어. ‘공부라도 해야지 아니면 이도저도 아니다’라고 생각한 거야. 공부를 좋아서 하는 애들 보면 신기해. 난 좋아서 하는 스타일은 아니거든. 그냥 목표를 두고 그 의무감에 했던 거야.

권 기자: 그래도 3개월동안 공부하고 한 번에 고려대에 입학해서 화제가 됐잖아.

창엽: 공부보다는 영화 연출쪽에 관심이 많았어. 고2때 단편영화를 찍기 시작하고 영화제에서 수상을 하면서 수시로 한 대학을 갈수 있는 자격이 있었어. 그런데 친구들이 “나는 열심히 공부해서 너 보다 좋은 대학 갈 거다”라고 놀리는 거야. 열 받아서 어머니께 “방학 때 대치동 학원에 다니고 싶다”고 말씀드려서 학원을 다녔어.

권 기자: 단기 속성의 효과가 있었나 보네?

창엽: 나는 노력형보다는 사교육형이야. 내신도 학원을 다닐 때와 안 다닐 때를 보면 차이가 커. 학원을 그만두면 성적이 바로 떨어지고…. 필요에 의해서 내 의지로 학원에 다니면 성적이 그만큼 잘 나온 것 같아.

정 기자: 그러고 보니 데뷔 전에 출연한 ‘휴먼서바이벌 도전자’에도 PD 지망생으로 나왔지. 널 처음으로 본 게 ‘도전자’여서 기억나.

창엽: 고등학교 때 꿈이 PD였어. 한국애니메이션고에 들어가서 고등학교 생활을 몽땅 연출에 쏟았지. 고2때 연출작으로 상도 많이 탔어. 그러다 대학 진학 후에 연기를 하게 된 거고.

권 기자: 오~ 연출했던 영화들이 궁금하다. 하나만 소개해줄래.

창엽: 원래 블랙코미디를 좋아해. 고2때 만든 ‘우유혁명’이라는 단편 영화가 있는데 공모전에 사전제작 기획안을 내고 150만원을 지원받아서 촬영한 작품이야. 주제가 민주주의였어. ‘재밌고 쉽게 풀어보자’고 생각한 끝에 초등학생들이 ‘왜 흰 우유를 강제로 주느냐’고 불만을 가지고 혁명을 일으키는 과정을 영화로 만들었어. 학교 후배들을 섭외해서 초등학생인 것처럼 촬영했어. 이 작품을 통해서 효율적으로 찍는 법도 알게 되고 여러모로 기억에 많이 남더라.

정 기자: 되게 흥미롭다. 그나저나 ‘도전자’가 방송 데뷔 프로그램이야?

창엽: '뜨거운 형제들' 패널로 출연했다가 그걸 본 작가누나한테 연락이 와서 출연하게 됐어. 당시 경쟁 프로가 '슈스케2'여서 반응이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지. 프로그램이 스케일도 크고 촬영은 좀 힘들었어. 하루에 한회 분량을 다 찍었어. 그래도 덕분에 당시 중2였던 소녀팬이 팬카페도 만들어줬어.

권 기자: 나는 ‘더 지니어스’에서 모습도 참 인상 깊었어.

창엽: ‘더 지니어스’도 참 재밌게 찍었지. (최)정문이랑 약간 썸타는 모양새로 그려졌는데 우리 둘 다 연예인이 아니었으니까 연대의식이 있었던 거 같아. 정문이가 그랜드 파이널에 합류한다는 소식에 ‘잘됐다. 오래 살아남기를 바랄게’라고 응원메세지도 보냈어.

정 기자: 원래 네가 명문대생에 훈남 외모로 화제가 많이 됐잖아. 이후에 ‘더 지니어스’ 시즌3 오현민이 너와 비슷한 이미지라서 비교가 되기도 했지.

창엽: 아니야. 오현민 씨는 무지 똑똑하고 포스도 있던데. 그분에 비하면 나는 ‘뇌순남’이지. 어린 친구들 특유의 패기가 있는 것 같아. 오현민 씨가 절대 우위야. 혹시라도 그분과의 대결은 사양할게(웃음).

권 기자: 그렇게 예능 출연도 하고 연기도 하다가 어느날 CJ 인턴 합격 소식이 알려져서 놀랐어.

창엽: 그때 내 상황이 좋지 않아서 여러 가지 회의감이 들었어. ‘취직이나 해버릴까’하는 생각에 지원한 거야. 그런데 당시 소속사와의 갈등으로 힘들었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건강도 안 좋아진거야. 결국 눈 수술 때문에 인턴도 그만뒀지. 회사 문제도 해결한 후에 ‘연기를 제대로 해보자’고 마음먹었어. 앞으로도 좋아하는 연출은 취미로만 하려고. 좋아하는 것 하나쯤은 취미로 두고 싶어.

권 기자: 대화를 하다보니까 말을 참 잘 하는 것 같아. 목소리도 크고 재미있어.

창엽: 말도 빠른 편이지? 원래 취미가 친구들이랑 수다 떠는 거야. 드라마 보는 것도 좋아해. 요즘은 ‘애인있어요’ ‘내딸 금사월’ 그리고 ‘부탁해요 엄마’ 등을 즐겨봐.

정 기자: 취향이 딱 주말 드라마네.

창엽: 내가 연속극을 많이 하다보니까 본의 아니게 정이 가더라고. 예능도 좋아해. ‘님과 함께’를 즐겨보는데 김숙-윤정수 커플이 진짜로 결혼했으면 좋겠어(웃음).

권 기자: 수다에 주말 드라마에. 네 취향을 보면 ‘여사친’이 많을 것 같아.

창엽: 응. 많아. 애석하게도 나는 친구로 좋은 스타일이지 여자가 연애하고 싶은 남자는 아닌 것 같아. 애교도 없고 로맨틱한 편이 아니거든. 애칭 같은 것도 안 써. 그런 게 잘 안 되더라.

정 기자: 다정다감할 것 같은데 의외다. 그럼 이상형은 어떤 스타일인데?

창엽: 재밌고 얘기가 잘 통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 닫힌 사고를 가진 사람은 힘들 것 같아. 그런데 지난해에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이상형과 전혀 다른데도 좋더라. 그분은 내 스타일이 아니었거든. 그때 ‘이상형이라는 기준 자체가 무의미한 거구나’ 싶었어. 그동안 내 인연을 이상형이라는 틀에 맞춰서 떠나보낸 거 아닌가 싶더라고.

권 기자: 그 여자를 많이 좋아했나봐.

창엽: 원래 나는 상대방 마음을 잘 헤아리지 못하고 무뚝뚝해. 그래서 연애는 나랑 안 맞는다고 생각했는데 한눈에 반한거야. 몇 달간 쫓아다니다시피 했고 6개월 정도 만났다가 헤어졌어.

정 기자: 최근에 실연의 아픔이 있었구나. 그렇게 슬프게 끝난 이유가 뭘까.

창엽: 집착을 좀 한 것 같아. 너무 빠져들었나 싶기도 해. 난 둔한 스타일이라 감정에 서툴러서 오해하고 싸우고 돼. 밀당을 잘하는 스타일도 아니야.
권 기자: 너무 자책하는 것 같은데.

창엽: 서른 앞두고 생각이 많아지네. ‘이렇게 나하나 건사하기도 힘든데 내가 가정을 이룰 수 있을까’ 이런 생각도 하게 되고. ‘굳이 가정을 이뤄야 하나’ 이런 고민도 하게 돼.

정 기자: 그렇구나. 그러면 올해 목표는 사랑보다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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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엽: 일단 연기에 최선을 다해야지. 마지막 각오라고 생각하고 있어. 어렸을 땐 일이 없을 때면 한없이 밑으로 떨어지고 잘하면 또 우쭐해지곤 했어. 그러다 보니 주변에 상처를 주는 경우도 있더라고. 이제 그러지 말아야지 생각해. 얼마 전에 ‘내딸 금사월’에 출연중인 (박)세영 누나가 ‘무슨 일이든 즐겁게 하자’고 기도를 해주겠다고 하는 거야. 누나 말처럼 ‘어떤 선택을 하든 즐겁게 하자’고 마음먹었어.

권 기자: 그냥 공부 잘하고 다 갖춘 엄친아 일줄 알았는데 대화를 해보니까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달라. 반전 매력이 있는 것 같아.

창엽: 고마워. 덕분에 힘이 많이 나네.

정 기자: 맞아. 그래서 오늘 수다 너무 즐거웠어. 조만간 즐겁게 할 수 있는 작품에서 만날 수 있기를 바랄게.



동아닷컴 권보라 기자 hgbr36@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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