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최지강. 스포츠동아 DB
두산 베어스는 2024시즌이 끝난 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우완투수 김강률(36·LG 트윈스)을 떠나보냈다. 시속 150㎞대 강속구를 앞세워 팀의 마무리와 셋업맨을 맡았던 핵심 불펜투수를 잃은 것이다. 더욱이 김강률은 인적 보상이 필요 없는 C등급 FA다. 보상선수로 공백을 메울 수도 없다.
김강률은 올 시즌에도 불펜에서 큰 역할을 했다. 53경기에 등판해 2승2패1세이브12홀드, 평균자책점(ERA) 3.00을 마크했다. 두산이 그를 잡아야 할 명분도 확실했다. 또 다른 불펜투수 정철원(롯데 자이언츠)이 이미 트레이드로 떠난 터라 주요 불펜투수가 1명 더 빠지는 것은 분명 큰 손실이었다.
그러나 과거는 되돌릴 수 없는 법이다. 보유하고 있는 자원들로 최적의 조합을 꾸려야 한다. 현 상황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투수는 단연 최지강(23)이다. 2022시즌 육성선수로 입단한 뒤 지난해 25경기(2승1패2홀드·ERA 5.32)에 등판하며 경험을 쌓았고, 올해 55경기에선 3승1패1세이브1홀드, ERA 3.24를 기록하며 두산 불펜에 없어선 안 될 존재로 거듭났다.
2025시즌에는 최지강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질 전망이다. 잘해야 할 이유도 확실하다. 올해 어깨 통증으로 총 50일(부상자명단 30일 포함) 자리를 비웠다. 그 여파로 와일드카드 결정전(WC) 엔트리에도 들지 못했다. 그럼에도 두산은 올해 3400만 원이었던 그의 내년 연봉을 9500만 원(인상률 179.4%)으로 크게 올려줬다. 연봉이 대폭 인상됐지만, 억대 연봉 진입이라는 또 다른 목표가 있기에 2025시즌에 임하는 그의 각오 또한 남다를 수밖에 없다.
여전히 두산의 불펜 자원이 풍부하다는 것은 최지강의 어깨를 가볍게 하는 요소다. 마무리 김택연을 비롯해 홍건희, 이영하, 박치국 등은 모두 빠른 공을 던지는 우완투수다. 올해 리그 최다 77경기에 등판한 좌완 이병헌 역시 두산이 자랑하는 필승카드다. 이들이 기존 불펜투수들의 이탈 공백을 메우면, 두산도 올해보다 더 나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빠르게 두산 불펜의 핵으로 성장한 최지강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