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와 눈이 마주친 이성민과 김성균은 다급히 손가락을 들어 ‘쉿’이라고 하더니 비밀임을 알렸다. 이후 두 사람은 “우리 정남이 인터뷰 잘했어요?” “(사투리가 심해서) 다들 못 알아듣고 그러진 않았죠?”라고 물었다. 걱정 어린 말에서 애정이 잔뜩 묻어났다.
이날 삼청동 카페에서는 배정남의 인터뷰만 진행되고 있었다. 이성민은 이미 며칠 전 매체 인터뷰 일정을 마쳤다. 일정상 인터뷰를 하지 못한 김성균은 방송 등 다른 홍보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삼청동에 볼 일 없는 두 배우는 왜 카페에 숨어(?) 있었을까. 바로 ‘보안관’의 막내 배정남을 위한 몰래 카메라였다.
‘보안관’ 홍보 관계자에 따르면 이성민과 김성균은 오랜만에 매체 인터뷰에 나선 배정남을 응원하기 위해 깜짝 방문을 기획했다. 이들은 ‘컬투쇼’에 가던 길에 삼청동에 들러 배정남을 만났다. 몰래 카메라는 대성공이었고 현장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가득했다.
이들의 형제애는 인터뷰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배정남은 동아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이성민 형님을 생각하면 든든하다. 아버지 같은 느낌”이라면서 “어릴 때부터 혼자 살아서 티는 안 내도 외로움을 많이 느끼는 편이다. 형님이 설날에 ‘떡국 먹으러 와라’고 먼저 불러주시더라. 형수님이 한상을 깔아주셨다. 많이 챙겨주셔서 감동받았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그는 김성균에 대해서도 “연기 조언을 많이 해준다. 최근에 영화 오디션을 보러 가기 전에 2시간 동안 대본을 봐줬다. 영광이었다. 너무 감사해서 눈물이 날 것 같더라”면서 “두 형님들뿐 아니라 모든 형님들이 진심으로 많이 챙겨줬다. ‘보안관’ 팀 모두 나에게는 은인”이라고 밝혔다.
이성민 또한 앞선 인터뷰에서 진한 ‘막내 사랑’을 드러냈다. 이성민은 “배정남은 ‘보안관’의 마스코트”라면서 “상대를 굉장히 편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사람 앞에서 계산하지 않더라. 같이 있다 보니까 ‘이 친구가 이래서 사랑 받는구나’ 알겠더라”고 말했다.
이성민 김성균 배정남의 ‘현실 케미’는 영화에도 잘 녹아있다. 인간미 물씬 나는 아재들의 찰떡 호흡은 맛깔 나는 사투리와 함께 ‘보안관’의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이들이 열연한 ‘보안관’은 부산 기장을 무대로, 동네 ‘보안관’을 자처하는 오지랖 넓은 전직 형사 대호가 처남 덕만과 함께 서울에서 내려온 성공한 사업가 종진을 마약사범으로 의심하며 벌어지는 로컬수사극으로 ‘군도:민란의 시대’의 조감독이었던 김형주 감독의 연출 데뷔작이다. 3일 개봉해 오프닝 스코어 20만6674명을 기록, 전체 박스오피스 3위이자 한국 영화 가운데 1위로 쾌속 출발을 알렸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