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함도 개봉②] ‘천만배우’ 황정민·이정현·김수안, ‘믿보배’들의 귀환

입력 2017-07-26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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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황정민, 이정현 그리고 김수안까지 충무로에서 천만 관객을 이끌었던 이들이 또 다시 ‘군함도’로 ‘천만관객’을 향해 출격한다. ‘베테랑’, ‘국제시장’ 등 인간미 넘치는 연기로 사랑 받는 황정민, ‘명량’에서 천을 휘날리며 감동을 준 이정현, 그리고 ‘부산행’에서 예사롭지 않은 연기 실력을 펼쳤던 김수안 등이 역대급 기록을 세울지 주목되고 있다.


● ‘인간미’ 매력 황정민, 부성애 넘치는 아빠로

이번 ‘군함도’에서도 이야기의 중심을 잡는 것은 황정민이다. 그는 딸 ‘소희’(김수안)를 자신의 목숨보다 아끼고 아버지 ‘이강옥’역을 맡았다. 일본 도쿄에서 공연을 시켜주겠다는 말에 거짓 추천서를 받고 자신의 악단 그리고 딸 소희와 함께 ‘군함도’로 끌려간 이강옥의 이야기는 극 중의 주된 이야기 중 하나다.

이강옥의 세계는 철저하게 ‘딸과 자신’이 중심이다. 일제강점기시절, 조선에서 딸과 안락한 삶을 살기 위해 힘 있는 일본인들 밑에서 굽실거리고 군함도에 들어가면서도 일본인들에게 잘 보이며 살아나가기 위해 애를 쓴다. 모든 것이 딸과 자신을 위해서다. 포탄이 터지는 어느 곳에서도 배고파하는 딸을 위해 어떻게든 음식을 구해오는 이강옥의 부성애는 눈물겨울 정도다.

이강옥의 부성애는 군함도 탈출까지 이어지는데 민족적 서러움보다 자식이라도 살아남기 원하는 부모의 마음이 더 크게 느껴진다. 이런 감성이 느껴지는 데는 황정민의 힘이 크다. 그동안 필모그래피에서 정 많고 정의로운 캐릭터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그는 ‘군함도’ 이야기에서도 가장 큰 획을 잡으며 이끌어간다. 전작과 결은 다소 다를지 모르지만 그의 인간적인 미는 여전하다.


● ‘명량’서 천 흔들었던 이정현, ‘군함도’에서는 총 들었다

“한 사람이라도 살면 우리가 이기는 거야, 한 사람이라도.”

예고편을 통해 공개된 ‘말년’(이정현)의 의연한 모습이 그동안 시대극에서 수동적으로 사용됐던 여성 캐릭터와는 차별화를 느끼게 했다. 실제 본 영화에서도 이정현이 맡은 말년은 강인하고 단단한 캐릭터로 눈길을 끌었다.

이정현은 연기를 통해 ‘위안부’의 이야기를 그려가며 한 축을 담당한다. 작품을 위해 36.5kg까지 체중감량을 한 그는 가녀린 몸으로 아픈 역사를 표현했다. 특히 조선인들의 말에 속아서 여기까지 오게 됐다는 말년의 모습을 통해 ‘군함도’가 이분법으로 관객들을 자극하는 방식을 버린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총 든 말년의 모습. 칠성(소지섭)과 함께 총을 들고 조선인들의 탈출을 막으려는 일본인들에게 과감히 공격을 하는 말년은 충무로서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여성 캐릭터의 주도적인 모습이다.


● “민족의 미래”…김수안 연기에 웃고 울고

‘군함도’에서 관객들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는 이가 있다면 바로 배우 김수안이다. 아빠 ‘이강옥’과 함께 군함도로 온 소희 역을 맡은 김수안은 순수하고도 당찬 모습을 보여준다.

극 중에서 소희는 아빠 앞에서는 영락없는 아이이다. 목에 좋다고 먹으라고 한 귀한 달걀을 비린내가 난다며 먹기 싫다고 투정하거나 밤새 아빠와 고무줄 놀이를 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에 관객들은 웃고 만다. 하지만 아빠가 없는 곳에서는 생존을 위해 자신이 강해져야 한다는 사실을 아는 소희의 모습에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이런 감정의 온도차가 있음에도 연기를 해석하고 풍부한 감성으로 해낸 김수안의 모습이 눈길을 끈다. 특히 마지막 김수안의 클로즈업은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또한 악단장 ‘이강옥’과 부녀지간이자 악단 멤버이기도 한 소희를 연기하기 위해 김수안은 촬영 전부터 춤과 노래를 연습하며 극 중 악단 공연 장면을 스스로 해내 감탄을 자아내기도 한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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