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모티브? 영화‘게이트’엇박자 마케팅

입력 2017-09-13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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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게이트‘ 사진제공|3309브라더스

“국정 농단 모티브” 펀드 모집 불구
제작 참여한 임창정은 관련성 부인
화제성 노린 ‘노이즈마케팅’ 지적도


최순실이라는 이름이 영화를 알리기 위해 필요할 때만 가져다 쓰는 노이즈 마케팅 수단이 되는 분위기다.

임창정 주연의 영화 ‘게이트’(감독 신재호·제작 3309브라더스)가 일반인 관객을 영화 투자자로 유치하는 과정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모티프로 했다는 내용을 대대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제작에 들어가면서도 최순실 사태를 영화로 옮긴다고 소개해 크게 주목받은 데 이은 두 번째 ‘최순실 마케팅’이다.

‘게이트’는 11일부터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와디즈를 통해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다. 이달 28일까지 1억원을 목표로 한다. 12일 오후 2시 현재 3분의1 가량인 3000만원이 모였다. 최순실 국정농단 모티프 영화라는 데 따른 관심의 반영으로 풀이된다. 제작진은 최종 관객 수에 따라 투자 수익률을 분배하는 등 조건을 걸고 있다.

하지만 ‘게이트’에 참여한 주연배우들이 최근 잇따라 내놓은 발언은 이 같은 마케팅과는 전혀 다르다. 특히 주인공인 임창정은 8월 말 인터뷰에서 “‘게이트’는 최순실 국정농단 모티프의 영화가 아니다”며 “사건에 접근하는 방식이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임창정은 단순히 주연배우의 위치를 넘어 영화의 시나리오 각색에 참여하고 제작까지 맡은 책임자라는 상황을 고려하면 현재 벌어지는 엇박자 마케팅에 대한 의구심은 더욱 커진다.

이 뿐 만이 아니다. 주요 배역을 맡은 또 다른 중년배우 역시 얼마 전 ‘게이트’의 내용에 대한 궁금증이 일자 “최순실 사태와 관련이 없는 이야기”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최순실이라는 이름이 가진 화제성에 기댄 ‘노이즈 마케팅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아직 구체적인 개봉 시기를 확정하지 않은 ‘게이트’는 의문의 교통사고로 기억상실증에 걸린 검사가 변두리 동네에서 만난 가족과 겪는 사건을 다룬 코미디 영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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