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①] 바비 “솔로 데뷔, YG 귀찮게 한 결과…나도 로맨틱해요”

입력 2017-09-3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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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14일 바비가 그룹 아이콘이 아닌 솔로 가수로 데뷔했다. 빅뱅 이후 YG에서 활동하는 그룹 중 솔로로 정규 앨범을 발표한 아티스트는 바비가 처음이다. 그의 유일한 걱정은 혹 대중이 부드러운 남자로 변신한 바비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데 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LOVE AND FALL'은 현재까지 차트에서 순항 중이며, 우리는 센 랩을 쏟아내는 바비와 더불어 사랑을 흥얼거리는 ‘청춘’ 김지원의 모습까지 엿볼 수 있었다.

바비 역시 “너무 좋고, 나의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라고 소감을 전했다.

“지금까지 제가 발표했던 노래는 잠 자기 전에 듣기 좋은 노래가 아니었어요. 쿨하고 거칠고 터프했었죠. 이번 앨범을 통해서는 감성적이고 로맨틱하고 슬픈 모습을 많이 담으려고 했습니다. 달달한 트랙이 많아요.”

바비는 거듭 “잠자기 전에 들어 달라”고 강조했다. 정작 자신은 잠자기 전 노래를 듣지 않으면서.

“저는.... 잠 자기 전에 노래를 듣지 않아요. 그런데 제가 자꾸 이번 앨범을 자기 전에 들어달라고 하는 의미는 목표라는 겁니다. (웃음) 앨범의 포인트가 잠 자기 전에 들을 수 있을 정도로 편안하다는 점이거든요. 제 목소리 자체가 강한 비트에 어울리는데 이번 앨범을 작업하면서는 부드럽게 소리 내려고 노력했었어요. ‘바비에게 이런 모습도 있네’를 봐주셨으면 해요.”

바비는 이번 앨범을 통해 랩은 물론 보컬까지 소화하며 가수로서의 스펙트럼을 넓혔다. 그는 “랩만 들려드리고 싶지 않았다. 힙합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발라드, 락, 알앤비 등 다 해보고 싶다. 이번 앨범으로 도전을 많이 해봤다”며 “해외 아티스트들도 래퍼, 싱어 정확히 구분돼 있지 않다. 래퍼지만 곡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래를 부른 것이다. 내 곡의 퀄리티를 높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2015년 제작하기 시작한 ‘RUNAWAY'와 웹툰 ‘남과여’를 보고 영감 받은 ‘사랑해’는 바비 첫 정규 앨범의 더블타이틀곡이다. 바비는 즐기면서 노래를 차곡차곡 만들었고 끈질기게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회장에게 음악을 들려줬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귀찮게 만들어서 낼 수 있었던 음반”인 셈이다.

“사랑을 주제로 한 이유는 저의 로맨틱한 면을 들려드리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사랑해’는 웹툰 ‘남과여’에서 영감을 받았는데 긴 시간 사귀었던 커플이 세월 앞에서 무너지는 내용을 보면서 공감했어요. 또 영화 ‘라라랜드’를 봤는데 해피엔딩은 아니더라도 사랑하는 그 순간만큼은 멋지더라고요. 주인공에게 저를 대입해서 상상해 쓴 가사가 많아요. ‘RUNAWAY'의 경우는 완성하기까지 가장 힘들었어요. 2년 전 저는 보컬 실력도 많이 부족했고 발음에도 문제가 있었거든요. 최근까지 계속 수정했던 노래가 ‘RUNAWAY'예요.”


바비의 답을 듣고 그가 대중들이 하는 발음 지적을 의식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바비는 “당연히 알고 있다. 발음은 나에게 민감한 부분이고 꼭 개선하고 싶은 부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인지하고 고치려고 노력했어요. 이번 앨범에선 더 노력했죠. 작곡가, 회장님에게 ‘가사 잘 들려요?’라고 확인해가면서 수정 녹음을 반복했어요.”

비판을 받아들이면서 바비는 성장해가고, 그룹의 일원이 아닌 홀로 무대를 채우는 값진 경험을 통해 음악적으로도 깊은 고민을 하게 됐다. “음악을 즐겨야한다”는 과제가 바비 앞에 놓여 있었다.

“일단 더블 타이틀곡은 일본어 버전으로 녹음을 했어요. 한 명이라도 더 제 노래를 듣고 공감해주신다면 좋을 거 같아요. 연차가 쌓이고 솔로 앨범까지 내면서 제가 요즘 하는 고민은 ‘과연 내가 언제까지 음악을 즐길 수 있을까’라는 거예요. 죽을 때까지 즐기면서 무대에 오르고 싶거든요. 지금은 즐기겠지만 시간이 흐르면 일적으로 음악을 하고, 못 즐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떻게 하지 싶더라고요. 해결책이라고 하긴 뭣한데, 일단 저는 힙합뿐만 아니라 다양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아티스트가 돼 보자는 목표를 세워봤어요.”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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