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현장] ‘강식당’ 살린 쿡방 장인 백종원, ‘골목식당’까지 해낼까 (종합)

입력 2018-01-03 14: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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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현장] ‘강식당’ 살린 쿡방 장인 백종원, ‘골목식당’까지 해낼까 (종합)

‘집밥 백선생’에 ‘백종원의 3대 천왕’ ‘백종원의 푸드트럭’까지 줄줄이 성공시킨 데다 모자라 요리 문외한인 강호동의 ‘강식당’까지 살려낸 요리 예능의 ‘장인’ 백종원. 그가 또 한 번 자신의 이름을 걸고 골목으로 나섰다.

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3길 한 카페에서 진행된 SBS 예능 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 기자간담회. 이날 행사에는 백종원을 비롯해 김준수 PD와 유윤재 CP가 참석해 취재진과 만났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백종원의 3대 천왕’, ‘백종원의 푸드트럭’에 이은 ‘백종원 프로젝트 3탄’으로 죽어가는 골목을 살리고, 이를 새롭게 리모델링하는 과정을 담아내 거리 심폐소생에 초점을 맞춘다.

백종원은 “제작진과 ‘3대천왕’을 준비할 때부터 단순히 맛집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외식업자로서 ‘파이를 키우는’ 역할을 하고 싶었다. 맛집 쏠림 현상이 되지 않지를 바랐다”며 “먹는 것에 큰 관심이 없던 사람들을 유입하고, 소비자들에게 생산자에 대한 이해도 돕고 싶었다. 식당은 오랜 시간 힘들게 세대를 물려가면서 결과물이 나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나름대로는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했다. 우리의 의도대로 시청자들이 주방장의 고충을 아는 게 아니라 맛집을 소개하는 것으로 이해됐지만 자연스럽게 고충도 알게된 것 같다. 음식점을 이해하게 되면서 손님들의 매너도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백종원은 “2단계는 ‘푸드 트럭’이었다. 과거 푸드 트럭을 했다가 많이 실패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것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 좋은 의미였지만 내가 가진 것을 쏟아내야 하니까 이용당하는 기분도 들었다. 그래도 재밌었다”면서 “‘푸드트럭’이 좋아서 시작했지만 능력이 안 되는 분들을 도와주고 싶었다. 준비가 안 된 분들을 보면서 시청자들이 좋아하면서도 욕을 하더라. 재미 위주로 보인 게 아쉽지만 그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3대 천왕’과 ‘푸드 트럭’을 잇는 세 번째 프로젝트는 ‘골목식당’. 백종원은 “끝인 줄 알았는데 또 설득 당했다. 이용당한 것 같다. 내 생각에는 추우니까 골목 안으로 들어가는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청년 창업자뿐 아니라 이미 이 업계에 들어온 사람들, 기성세대가 공존하는 지역을 살려보는 건 어떨까 싶었다”고 ‘골목식당’을 열게 된 계기를 밝혔다. 백종원은 “식당이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김준수 PD는 “우리 프로그램의 특징은 백종원 대표의 자영업자에 대한 애정과 리얼리즘에 있다. 프로그램 촬영 이후에도 백종원 대표가 식당 사람들을 따로 모집해서 체크를 하더라”면서 “백종원 대표가 밑바닥부터 시작해서 성공한 사람이라 자영업자에 대한 애정이 많다. 우리네 이야기를 프로그램에 담고 있다 보니 백종원 대표의 장사 노하우와 음식 제조 노하우가 녹여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도는 좋으나 젠트리피케이션 현상(낙후됐던 구도심이 번성해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이 몰리면서, 임대료가 오르고 원주민이 내몰리는 현상)에 대한 우려도 있다. 백종원이 손대는 곳마다 잘 되기 때문에 주변 상권이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시선.

백종원은 “잘못하면 골목상권을 파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경험상 차이는 없다. 골목상권이 늘어나면 순간적인 쏠림은 있다. 1~2주 동안은 동네 상권이 초토화되는 게 맞다. 하지만 3주가 넘어가면 새로운 손님들이 늘어나면서 상권이 전체적으로 확장된다. ‘3대천왕’을 보면서 느낀 것이다. 국제시장도 많이 늘어나더라. 골목이 활성화가 되면 순기능이 더 많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다른 상권이 죽는 건 영향이 있을 수도 있지만 새로운 문화가 창출될 거라고 생각한다. 골목식당도 특별한 음식은 아니겠지만 골목을 찾아와서 즐기는 게 문화가 되면 이 프로그램이 시발점이 될 것 같다. 처음에는 몰리겠지만 자리가 잡히고 즐기는 사람들이 모이면 먹자골목과 다른 그림이 그려질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방송을 앞두고 ‘백종원 사단’도 전격 구성됐다. 개그맨 남창희와 Y2K 출신 고재근이 뭉쳐 서울 이대 앞 한 골목에 백종원의 솔루션을 받아 ‘남고식당’을 전격 오픈할 예정이다. 직접 운영할 식당의 컨셉은 물론 판매할 메뉴와 가격 등을 직접 정해 기존 식당들과 골목 살리기에 나선다.

김 PD는 “우리를 위해 시간을 할애하고 함께할 수 있는 분들을 선정했다”고 선정 기준을 밝혔다. 현장에 참석한 또 다른 PD는 “우리가 연예인을 섭외한 게 홍보 목적도 있지만 장사를 맨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을 대입하고자 했다. 그들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백종원 대표가 멘토로 출연했던 ‘강식당’과의 비교에 대해서는 “같은 식당일뿐이지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강식당과 윤식당은 재밌다. 편집도 잘했더라. 우리 방송은 재미가 없다”고 셀프 디스로 웃음을 자아냈다. 김 PD는 “우리는 푸드트럭부터 해오던 것이다. 연예인들의 창업 이야기는 일부다. 우리는 리얼리즘이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백종원 대표는 “등 떠밀려 했던 나이든 부부도 있고 젊은 혈기의 창업자도 있다. 이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다섯 가게’의 주인공이 돼 있을 것이다. 욕도 나오겠지만 재밌기도 할 것. 그게 관전 포인트”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하면서 재밌었다. 그런데 재미가 없다면 제작진의 잘못”이라고 웃으며 마무리했다. 제작진은 “출연자들이 몇십년째 오래 장사해오던 분들이라 백종원 대표의 말을 안 듣는다. 무시하기도 하고 싸우기도 하다. 백 대표의 땀 흘리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종원은 “‘내가 이걸 왜 했지’하는 생각을 할 때도 있었다”고 고백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1월 5일(금) 밤 11시 20분에 방송된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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