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 이병헌이 하면 다를까?

입력 2018-01-04 06:57: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배우 이병헌이 3일 서울 용산CGV에서 열린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 시사회에 참석해 미소 짓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코미디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 시사회

전직 복서 역…대부분 애드리브 소화
“조하라는 인물 실제 내 모습과 닮아
웃음·눈물 뻔해도 깊은 울림 자신”


배우 이병헌이 매력적인 변화로 새해를 시작한다. 최근 무게감 있는 영화와 캐릭터에 몰두해왔던 그가 코미디를 장착, 관객에 웃음을 선사한다. 물론 웃음이 전부는 아니다. 끝내 눈물까지 자극한다. 탄탄한 연기력이 뒷받침되기에 가능한 결과다.

새해 첫 한국영화이자, 이병헌의 코미디 도전으로 관심을 얻는 ‘그것만이 내 세상’(감독 최성현·제작 JK필름)이 3일 언론시사회를 열고 이야기를 공개했다. 소소한 일상을 살아가는 주인공들이 만들어내는 코미디의 강점은 확실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뭉클한 가족애를 더하는 영화는 끝내 눈물을 쏟게 만든다. 이야기를 이끌면서 웃음과 눈물을 터트리게 하는 주역이 이병헌이다.

20년 넘는 시간동안 다양한 장르 영화를 소화해온 이병헌이지만 유독 코미디와는 크게 인연을 맺지 않았다. 데뷔 초반인 1990년대 중·후반 참여한 영화와 드라마에서 코믹한 모습을 보였고, 최근 주연한 ‘광해, 왕이 된 남자’ 등에서 간간히 그 매력을 이었을 뿐이다. 그래서 그의 도전과 변화는 새로우면서도 반갑다.

최성현 감독-배우 박정민-윤여정-이병헌(왼쪽부터).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그것만이 내 세상’은 한 때 촉망받던 복서이지만 지금은 변변한 직업 없이 전단지 아르바이트로 생활하는 주인공 조하와 헤어진 엄마(윤여정) 그리고 처음 만난 동생 진태(박정민)의 이야기다. 갈 곳 없는 조하는 우연히 재회한 엄마 손에 이끌려 한 집에서 생활하고, 서번트증후군이지만 피아노에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진태와 차츰 우애를 쌓아간다.

이병헌의 극 중 대사와 행동은 시나리오를 기초로 하지만 거의 대부분 애드리브에 의존한 바 크다. 그만큼 자유롭게 촬영했다는 의미. 이병헌은 “조하는 실제 내 모습과 너무 비슷해서 닮은 점을 한두 가지만 꼽을 순 없다”며 “현실과 밀접한 캐릭터이고 나 역시 직접적으로나 간접적으로 경험해봄직한 감정을 표현하는 연기라 흥미롭게 즐겼다”고 했다.

웃음으로 시작해 눈물로 이어지는 영화의 진행 방식에 대해서도 이병헌은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웃음을 주다가 감동과 눈물로 이어지는 영화는 어찌 보면 뻔하게 보일지 몰라도 영화가 생긴 이래 지금껏 꾸준히 관객에 사랑받아왔다”며 “그만큼 관객에 깊은 울림을 주는 방식이라 그럴 것 같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지난 12월18일에 열린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 제작보고회에서의 배우 이병헌(왼쪽)-박정민. 스포츠동아DB


영화는 이병헌과 박정민의 절묘한 호흡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하다. 특히 서번트증후군의 인물이 갖는 특징은 물론이고 피아노 천재라는 설정에 맞춰 고난도 피아노 연주를 쉼 없이 소화한 박정민의 모습은 상대역인 이병헌에게도 “자극”이 됐다고 했다.

이병헌은 “내가 어떻게 치고 나가도 그것을 받아치는 박정민의 실력을 보면서 ‘아, 정말 정신차려야겠구나’ 싶었다”며 “놀라운 배우”라고 칭찬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