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②] 이병헌 “박정민, 방귀 애드리브 까지…‘졌다’ 생각”

입력 2018-01-09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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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BH엔터테인먼트

[DA:인터뷰②] 이병헌 “박정민, 방귀 애드리브 까지…‘졌다’ 생각”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에서는 이병헌과 박정민의 형제 호흡이 빛났다. 닮진 않았지만 친형제 못지않은 케미를 보여주며 웃음 포인트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두 사람이 그렇게 호흡을 만들어내면서 생긴 에피소드는 무엇이었을까.

“박정민 씨가 서번트증후군 역할을 맡았기 때문에 제가 원래 있던 신에서 조금의 변형을 주거나 애드리브를 줬을 때 이 친구가 순발력 있게 받아들이기 힘들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그 안에서 받아쳐서 자기걸 보여주고 하더라고요. 그런 부분에서 순발력이 대단한 친구라고 생각했어요.”

박정민 인터뷰 당시, 그는 자신의 애드리브에 대해 회상했다. ‘그것만이 내 세상’에서 박정민이 이병헌에게 한 대 맞은 뒤에 쓰러지는 장면에서 엉덩이를 높이 치켜들고 애드리브로 방귀를 뀌었던 이야기를 전했던 것. 이병헌은 당시에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정말 메소드 연기라고 생각했어요. ‘졌다’고 생각했죠. ‘컷’하는 순간 얼마나 다들 웃었는지 몰라요. 방귀 애드리브는 처음이었죠. 제가 애드리브를 많이 해도, 그건 정말 어떻게 할 수가 없었어요. 안타깝게 그 장면은 영화에 안 들어갔더라고요.”

사진제공|BH엔터테인먼트



예고편에도 등장한 바 있지만, 이병헌이 박정민을 업은 뒤에 침대에 내려놓았을 때 박정민이 천역덕스럽게 일어나 방 밖으로 나가는 장면. 이 장면에서 이병헌이 ‘안 자 이 XX’라고 말하며 또 다른 웃음 포인트를 유발하기도 했다.

“그 대사는 원래 ‘이 XX 더럽게 무겁네’가 끝이었어요. 근데 너무 재미가 없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여러 가지 애드리브를 해봤어요. 그러다가 정민이가 ‘일어나서 나가면 어때요’라고 해서 그렇게 찍었어요. 저도 순간적으로 ‘안 자 이 XX’라는 대사가 나왔고요. 그때 정말 모든 스태프들이 다 웃었어요. 너무 많이 웃어서 그 장면은 못 쓸 거라고 생각했죠. 근데 그걸 잘라서 쓰셨더라고요(웃음)”

이병헌의 코믹 연기. 낯설지만 그러기에 더욱 웃음을 유발하기 충분했다. 이번 영화를 촬영하면서 코미디에 대한 욕심이 생기진 않았을까.

“웃기고 싶은 욕심은 배우들은 다 있지 않을까 싶어요. 선을 넘길 수도 있으니까 상황에 맞는 코미디일수록 훨씬 효과적이죠. 선이라는 것도 사실 주관적인 거예요. 저하고 감독님이 생각하는 선이 맞는 정답이 아닐 수도 있죠. 많은 대중들이 용납할 수 있는 게 가장 객관적인 선일 수도 있어요. 전 웃기는 게 재밌어요. 그게 의외의 모습이라고 이야기를 하니까요.”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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