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현장] 고발→적폐청산…故 홍기선의 ‘1급기밀’ 묵직한 울림 (종합)

입력 2018-01-11 1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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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현장] 고발→적폐청산…故 홍기선의 ‘1급기밀’ 묵직한 울림 (종합)

‘고발 영화’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 故 홍기선 감독의 유작 ‘1급기밀’이 뜨겁고 묵직하게 마침표를 찍었다.

‘1급기밀’은 사회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뤄온 故 홍기선 감독의 ‘이태원 살인사건’, ‘선택’에 이은 사회고발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이다. 국가라는 이름으로 봉인된 내부자들의 은밀한 거래를 폭로하는 범죄 실화극을 담았다. 2002년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 외압설 폭로와 2009년 군납문제를 MBC [PD수첩]을 통해 폭로한 해군 소령의 실화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들어졌다.

24일 개봉을 앞두고 11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1급기밀’ 기자간담회. 이날 행사에는 ‘1급기밀’에 출연한 김상경 김옥빈 최무성 최귀화 김병철 그리고 故 홍기선 감독을 대신해 후반 작업을 맡은 이은 감독과 제작총괄을 담당한 최강혁 프로듀서가 참석했다.

이은 감독은 “제작자의 부탁을 받고 후반작업의 진행을 맡았다. ‘1급기밀’은 홍기선 감독의 네 번째 작품이자 마지막 작품이다. 故 홍기선 감독이 끝을 못 내고 가신 게 독립 영화 때부터 함께한 후배로서 안타깝고 애틋한 마음에 함께했다. 홍 감독님이라면 어떤 마음으로 만들었을까 하는 마음으로 작업했다”고 말했다.

최강혁 프로듀서는 “군 문제를 내부 고발한 3인의 이야기를 영화로 담았다. 함께 조사하고 내용을 담는 과정 안에서 진실에 가까워질수록 두려웠다. 이 큰 이야기를 어떻게 담을 수 있을까 싶더라. 솔직하고 진실하게 담으려고 노력했다.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극 중 김상경은 내부고발자이자 항공부품구매과 중령 박대익을 연기했다. 그는 ‘1급기밀’의 의의에 대해 “방산 비리는 이전 정부를 넘어 옛날부터 있어왔던 일이었지만 알려지지 않았던 것뿐”이라며 “방산비리에 대해서는 처음 나온 영화라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감독님이 생각한 것처럼 극적인 드라마인데 다큐멘터리 같은 느낌을 받았다. 실제로 있었던 일이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김옥빈이 연기한 기자 김정숙은 영화의 모티브가 된 MBC [PD수첩]을 이끌었던 최승호 PD, 現 MBC 사장을 모델로 한 인물이다. 김옥빈은 캐릭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최승호 사장과 만났다고. 김옥빈은 “PD님께 소령님이 이 문제를 가지고 왔을 때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에 대해 질문했다. 보도 과정이 순탄했는지, 얼마나 힘들었는지 이야기를 들었는데 쉽지 않았던 것 같더라”며 “‘군피아(군대+마피아)’라고 할 만큼 강력한 압박을 받았다고 하더라. 집에도 잘 못 들어갔다고 하더라. 쉽지 않은 일이었구나 싶었다. 그런 과정을 전해 들으면서 이 사건에 대해 생각을 더 바로잡게 됐다”고 고백했다.

김옥빈은 배우로서의 소신 발언으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사회 고발 영화를 연출했던 故 홍기선 감독의 뜻과도 맞닿아 있었다.

김옥빈은 “이런 영화가 많이 만들어져야 한다. 이제는 눈치 보지 않은 환경이 된 것 같다. 전작 ‘소수의견’은 용산 대참사를 다룬 작품이었는데 당시 배급사도 바뀌고 2년여 묵히다가 나와서 마음이 많이 아팠다. 하지만 개봉하고 보니 영화의 내용이 너무나 괜찮아서 좋았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홍기선 감독님이 돌아가신 것과 별개로 ‘1급기밀’처럼 실화 소재의 영화가 정부의 눈치를 보는 게 없어졌기 때문에 많은 제작자들도 배우들도 눈치 보거나 신경 쓸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긴 시간을 기다렸지만 오늘 영화를 보고 좋았다. 기다린 시간만큼 완성도 높게 나와서 행복하다. 그 시간만큼 좋은 평을 받으리라고 생각한다. 1급기밀도 더 잘 되어서 많은 분이 보고 사랑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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