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 남북 탁구 단일팀 실화…46일간 동행 감동 뭉클

입력 2018-01-24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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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코리아’. 사진제공|더타워픽쳐스

<23> 영화 ‘코리아’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이 구성됐다. 갑작스러운 결정으로 최종 엔트리 구성 등 논란도 제기되지만 단일팀 그 자체와 이들의 경기는 올림픽 기간 가장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1991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1987년 일어난 KAL기 폭파사건 이후 경색된 남북한의 상황을 화해 분위기로 바꾸기 위해 1990년 열린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체육 교류를 통해 긴장을 해소하자는 데 합의한다. 이듬해 남북한은 일본 지바탁구세계선수권 대회에 맞춰 남북 단일팀을 결성한다. 2012년 개봉한 영화 ‘코리아’(감독 문성현·제작 더타워픽쳐스)는 그 실화를 담았다.

배우 하지원이 남한의 현정화 선수, 배두나는 북한의 이분희 선수로 각각 나섰다. 당시 언론은 남북단일팀이 최강 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딴 상황을 집중적으로 전했지만 영화는 극적인 승리의 서사만 그리지 않는다. 단일팀 강행에 대한 선수들과 코치진의 격한 반발, 연습방식부터 생활습관, 심지어 말투에 이르기까지 달라도 너무 다른 남북한 선수들이 대회를 준비하는 46일간 어떻게 반목하고 갈등했는지도 감추지 않고 드러낸다.

물론 영원히 같은 팀이 될 수 없는 분단의 상황은 어렵게 신뢰를 쌓은 선수들을 다시 이별하게 만든다. 영화는 그 과정까지 놓치지 않고 담아내면서 뭉클한 감동도 선사한다.

‘코리아’가 개봉 당시 더 화제를 모은 이유는 하지원과 배두나가 갖춘 선수급 탁구실력 때문. 대역의 도움을 크게 받지 않고 거의 대부분 경기 장면을 직접 소화했다. 촬영 전부터 이들을 지도한 사람은 영화의 실제 주인공이기도 한 현정화 한국마사회 감독이다. 그는 배우들 지도에만 그치지 않고 시나리오 작업부터 참여해 1991년 상황을 제작진에 꼼꼼하게 조언했고 북한 팀과 겪은 여러 에피소드도 제공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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