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 안팎’ 중예산 영화 전성시대

입력 2018-03-20 06:57: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중예산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 ‘사라진 밤’ - ‘리틀 포레스트’(왼쪽부터).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메가박스(주)플러스엠

작년 순제작비 30억∼50억원 영화 흑자
배급사 인식 전환…영화 산업 발전 앞장

순제작비 50억원 안팎의 중예산 영화가 잇따라 관객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30억 미만의 저예산영화 혹은 100억원을 넘는 대작의 흥행과는 또 다른 의미여서 향후 새로운 기류가 형성될지 관심이 쏠린다. 19일 현재 국내 박스오피스(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상위권에 오른 중예산 작품은 ‘지금 만나러 갑니다’와 ‘사라진 밤’, ‘리틀 포레스트’ 등이다. 모두 순제작비 규모 40∼50억원대로, 마케팅비를 포함한 총제작비는 60∼70억원대 영화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최근 내놓은 ‘2017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 자료(이하 자료)에 따르면 한국영화 ‘실질 극장 개봉작’ 174편 가운데 “상업적인 기획으로 제작·배급되는 상업영화”의 “평균 총제작비는 52억9000만원이며, 좀 더 상업성이 높은 영화는 75억원“이었다. 하지만 제작비 규모가 매년 커지는 상황에서 “순제작비 70∼100 억원 규모 영화가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100억원 이상 작품편수가 증가”했지만 “총제작비 80∼100억원 미만의 작품이 전년도에 비해 부진했으며, 10∼30억원 미만 작품들은 한 작품도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하고 전년도에 이어 가장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순제작비 30∼50억원 미만 영화 15편 중 4편이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또 2016년 같은 규모의 영화가 적자(-4.6%)를 기록했지만 2017년 흑자로 전환하면서 “중예산 영화도 투자할 만하다는 투자배급사의 인식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자료는 썼다. 이는 최근 중예산 영화의 흥행이 작지 않은 의미를 던져준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자료에 따르면 100억원 안팎의 제작비를 투여하는 큰 규모의 ‘고예산’ 영화가 그만큼 전체 한국영화의 수익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반면 상대적으로 적은 예산의 영화가 그에 따른 수익 및 손실을 기록한 건 한국영화가 비교적 안정적인 손익구조로 가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가능하다고 충무로 관계자들은 말한다. 자료는 이런 시선이 “다소 성급한 해석”이라고 했지만 “흑자 수익의 중급영화가 향후 2017년과 같은 성장세를 이어간다면, 수익률에 따라 움직이는 제작자본도 투자를 더 이상 기피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중예산 규모로 멜로와 스릴러, 휴먼드라마 등 다채로운 이야기와 장르를 내세운 ‘지금 만나러 갑니다’ 등 영화의 흥행은 향후 또 다른 흐름을 기대하게 한다. 영화의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도 규모보다 더 탄탄한 기획력으로 관객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바탕이 될 수 있다고 충무로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