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①] 케이윌 “싱어송라이터라는 수식어를 갖고 싶었니?”

입력 2018-11-12 09:5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DA:인터뷰①] 케이윌 “싱어송라이터라는 수식어를 갖고 싶었니?”

데뷔 12년차, 케이윌의 롱런 비결은 목소리다. 좋은 노래를 만나는 것 못지않게 듣는 이들의 고막에 자리하는 여운, 케이윌의 가장 큰 무기다. 지난 6일 공개된 정규 4집 파트2 ‘상상;무드 인디고’에서도 케이윌은 가창자로서 노래의 맛을 살렸다. 뿐만 아니라 공동 프로듀싱에도 참여해 자신만의 색을 녹여내려 노력했다.

“정규 4집은 저를 자연스럽게 녹이려고 노력한 앨범이에요. 요즘엔, 트렌드에 따라 변화하기보다는 가창자의 정체성이 녹아든 음악이 사랑받는다는 것을 느끼고 있거든요. ‘곡을 꼭 써야한다’ 보다는 자연스럽게 참여도를 높여야하는 것이 시대의 흐름이에요. 앨범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린 것은 너무 부담스럽고요. 그냥 예전보다는 저를 더 드러내려고 했다 정도죠.”

‘네 곁에’(2012)라는 자작곡을 수록할 때만해도 대중들의 반응이 두려워 홀로 녹음을 할 정도로 부담을 느꼈다. 그런 케이윌에게 작사, 프로듀싱 작업은 굉장한 도전이다. 음악을 하면서 겪은 ‘오춘기’의 결과물이자 케이윌의 새로운 원동력이기도 하다.



케이윌은 “음악인으로서 깊게 고민했던 시기다. ‘내 음악이 역사에 남는다면, 고집스럽게 내 길을 가야하는데 나는 그런 사람일까’라는 물음부터 ‘곡을 멋있게 쓸 역량을 내가 갖고 있나’ 등등 많은 생각이 부담으로 다가온 적이 있었다”며 고민 과정을 공유했다.

“뮤지컬의 영향이 컸어요. 성악가, 뮤지컬 전공자들과 소리, 노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재미있었죠. 그러면서 ‘나는 플레이어가 맞구나’ 싶더라고요. 시대가 프로듀서를 원해도 저는 플레이어만해도 즐거웠어요. 인정하고 나니까 곡을 쓰는 데 부담이 없어지더라고요. 뭘 그렇게 잘하고 싶었을까요? ‘싱어송라이터라는 수식어를 갖고 싶었니?’라고 스스로에게 물었죠. 예전과 달리 자작곡을 대하는 자세 자체가 달라졌어요. 제 다음 행보를 위해서라도 이번 앨범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특히 케이윌은 “나는 ‘앞서 가겠다’는 호기로움이 없는 사람이다. 내가 소화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늘 나아가는 쪽을 택해왔다”며 폭넓은 장르 소화력을 자신했다.

“저의 도전은 리스너들이 어떻게 느끼느냐에 따라 다른 거 같아요. 제가 생각하는 지난 10년 동안 케이윌의 장점은 장르 스펙트럼이 넓다는 것이죠. 조금씩 변화를 추구해 왔어요. 그래서 어느 순간, 제가 트로트 앨범을 발표하거나 무대에서 춤을 춰도 ‘어색하다’ ‘이상하다’는 반응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저 스스로에게 있죠. 듣는 귀가 변화하고 대중의 스타일이 변화하니까 고민을 많이 해요. 10년을 되돌아보면, ‘머물러 있다’는 표현이 부정적으로 들리기도하지만 고집 있게 자신의 길을 가고 있다는 점에선 더 멋있게 느껴지기도 해요.”



데뷔 곡 ‘왼쪽가슴’(2007)부터 최신작인 ‘그땐 그댄’(2018)까지 꾸준히 흥행 중이다. 그는 “당시 27세에 데뷔를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고 그래서 더 간절했었다. 나름 드라마틱한 과정을 겪어가면서 케이윌을 알렸고, 오래 노래하고 싶어서 부담감을 갖기도 했었다”며 “이제는 ‘해보자!’라는 마음이 크다. 성패를 떠나서 과정에 의미를 두고 싶다”고 마음가짐을 이야기했다.

“음원강자라는 평가를 받던 시기도 있었어요. 하지만 요즘은 차트에 진입하는 이유도 다 다르잖아요. 대중이 음악을 알게 되는 창구도 다양하고요. 지금 차트 전쟁, 북새통이에요. 어떤 형태든 제 노래가 누군가에게 들려지고 불려서 행복해요.”

사진제공=스타쉽엔터테인먼트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