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동욱 “진이 빠지는 촬영…영양제로 버텼죠”

입력 2018-11-13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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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동욱은 지난해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로 시작해 올해 ‘신과함께-인과 연’과 최근 종영한 OCN ‘손 더 게스트’까지 잇달아 성공을 거뒀다. 연기 활동에 열심이지만 결혼 등 미래에 대한 고민도 깊은 그는 “이상형의 폭이 예전보다 넓어졌다”고 했다. 사진제공|키이스트

■ 오컬트 드라마 ‘손 더 게스트’로 연타석 흥행 김동욱

체력만큼이나 감정 소모도 많았죠
그래도 힘들수록 연기하는 재미 커
김재욱 씨는 11년 전 풋풋함 그대로
연인? 가만히 있으면 안 생기더라


배우 김동욱(35)은 최근 2년동안 예측불허의 인생이 주는 즐거움을 만끽하며 지내고 있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7월 개봉한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과 ‘신과함께-인과 연’ 시리즈를 통해 총 2600만 관객을 달성한 김동욱은 이달 1일 종영한 OCN ‘손 더 게스트’로도 다시 성공을 맛봤다. 기대를 뛰어넘는 성과를 낸 이들이 느끼는 성취감은 경험한 사람만이 안다. 그는 “인생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아 더 즐겁고 스릴 넘친다”고 말했다.

김동욱에게 ‘손 더 게스트’는 도전의식을 자극한 작품이다. 드라마로는 처음 오컬트(초자연적인 현상) 장르를 전면에 내세워 빙의와 구마의식 등 소재를 풀어가는 이야기가 과연 시청자에게 제대로 전달될지 물음표가 생겼기 때문이다. 물론 연기자로서는 재미와 호기심을 갖기 충분하지만 ‘대중성’면에서 시청자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저를 포함해 연기자들은 제작진의 의도가 반영될 수 있도록 연기를 잘 해내는 것이 첫 번째 책임이다. 하지만 독특한 장르이다 보니 시청자도 용기를 내야만 볼 수 있어 선택에 고민이 컸다. 드라마를 향한 나의 애정만큼 얼마나 많은 시청자가 관심을 보일지 걱정이 됐다.”

OCN 드라마 ‘손 더 게스트’에서의 김동욱. 사진제공|OCN


● “진 빠진 촬영…힘들수록 재미는 커”

김동욱의 처음 근심과 달리 드라마는 마니아 팬을 형성하면서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이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그는 드라마에 쏟은 5개월을 “즐거움과 힘듦이 반반”이라고 돌이키며 “체력적인 후유증을 이렇게 크게 앓는 건 처음이다. ‘역대급’이란 말이 맞다”고 혀를 내둘렀다.

“한창 더울 때 촬영을 시작해 추울 때 끝났다. 체력만큼이나 감정도 소모하면서 찍어야 하는 장면이 많았다. 진이 빠진다고 하지 않나, 지금 딱 그 느낌이다. 드라마에서 가볍고 편하게 웃음을 주는 내용이 없다보니 찍으면서 많이 지쳤던 것 같다. 회복이 안 되는데 체력고갈의 원인을 못 찾겠다. 물론 절대 나이 때문은 아니다. 하하!”

영양제의 힘도 빌렸다. 김동욱은 “상황에 따라 휴식을 취하는 방법이 다른데, 이번엔 영양제를 먹거나 운동으로 체력을 비축했다”며 “중간에 다이어트도 해야 해 쉬운 작업이 아니었다”고 했다. 각오한 것 이상으로 고생스러웠던 모양이다. “다음 작품은 밝고 맑은 곳에서 찍고 싶고 냉난방 잘되는 곳에서 촬영하고 싶다”는 농담도 던졌다. 하지만 이내 “연기하는 데 있어서 힘들수록 하는 재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그런 김동욱에게 힘이 돼 준 존재는 드라마에 함께 출연한 배우 김재욱이다. 11년 전 MBC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에 함께 출연하고 이번 ‘손 더 게스트’를 통해 11년 만에 김재욱과 재회한 그는 “낯선 작품, 낯선 스태프 속에서 친구를 만나는 건 큰 힘”이라고 말했다.

“11년 만에 만났는데도 전혀 낯설지 않고 편안했다. 호흡도 잘 맞아 현장에서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다. 내가 심하게 장난을 치니까 재욱 씨가 ‘내 앞에서 사라져 달라’고 하더라. 화기애애했다.”

물론 11년 전과 비교해 달라진 점도 있다. 김동욱은 “11년 전 나는 아무리 먹어도 살이 찌지 않았는데 지금은 찐다”며 “그때와 비교하면 나는 늙고 풋풋함도 사라졌지만 재욱 씨는 그대로”라고 했다.

배우 김동욱. 사진제공|키이스트


● “결혼? 늘 생각, 이상형 폭도 넓어졌다”

김동욱은 올해 말 영화 ‘어쩌다 결혼’ 공개를 앞두고 있다. 그전까지는 가능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했다. 늘 그래왔듯 한 작품이 끝나면 사람들 곁에서 떨어져 집에서 혼자 술을 마시면서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보는 일상을 보낼 생각이다.

라이프스타일도 독특하다. 여동생과 함께 살고 있지만 드라마나 영화를 촬영할 땐 따로 마련한 독립된 공간에서 혼자 지낸다. 이 장소에는 두 대의 냉장고가 있다. 음료수, 술, 물만 들어있는 냉장고 한 대, 그리고 김치만 넣어둔 또 다른 냉장고다.

“촬영 동안 많은 사람과 부대끼며 생활하다 보니 모든 게 끝나면 분리된 채 지내고 싶어진다. 얼마간 그런 시간을 보내면 다시 사람을 찾게 되지만. 예전에는 여럿이 어울리는 게 좋았는데 바뀌었다. 아! 나이 탓은 아니다. 하하! 지금은 혼자 있는 것도 좋다.”

김동욱은 가족도 살뜰히 챙긴다. 자신을 대신해 동생이 “부모님과 친구처럼 지내고, 엄마와 단둘이 여행도 다닌다”고 자랑하며 고마워한다. 이제 서서히 결혼도 생각해야 할 나이다. 김동욱은 “서른 중반”이라고 콕 집어 자신의 나이를 언급했다.

“(결혼은)늘 고려하고 있다. 이상형도 예전보다 폭이 많이 넓어졌다. 지금까지 다른 ‘손’(드라마 ‘손 더 게스트’)을 쥐고 있었다. 이젠 다른 손을 잡아야지. 가만히 있으면 연인이 안 생기더라.”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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