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트와이스의 언택트 공연 모습.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구조상 제작비대비 수익은 적어
가요·공연계 실질적 도움 절실
“후∼∼! 어쩌겠나. 상황을 지켜보는 수밖에.”가요·공연계 실질적 도움 절실
20일 한 공연기획사 관계자는 절망 섞인 긴 한숨을 연방 내쉬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올해 상반기 한 차례도 공연을 열지 못했다. 앞날도 장담할 수 없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급격히 재확산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 등 정부가 방역조치를 강화하면서 오프라인 공연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탓이다.
이른바 온라인 ‘언택트’(Untact·비대면)‘ 유료 공연은 어떠냐고 물었다. 가요·공연계의 신규 대안 및 수익모델로 떠오른 분위기 아닌가. 앞서 그룹 슈퍼주니어와 슈퍼엠 등이 소속된 SM엔터테인먼트의 ’비욘드 라이브’나 방탄소년단의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선보인 ‘방방콘 더 라이브’ 등이 세계적인 시선과 관심을 끌기도 했다.
관계자의 대답은 짧았다. “쉽지 않다!”
“높은 원가에 비교적 적은 수익…그나마 대형 기획사만”
그에 따르면 언택트 공연은 세계적 팬덤의 케이팝 아이돌 스타와 대형 기획사에만 해당하는 얘기이다. 대부분 기획사들에는 그야말로 “언감생심”이다.또 다른 공연기획사 관계자는 “워낙 원가가 높은 구조 탓”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오프라인 공연보다는 비용이 덜 들지만 “유료 결제 및 온라인 공연 플랫폼 수수료가 전체 매출액의 40∼50%가량이어서 생각보다 수익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유료 결제 시스템 플랫폼이 30%, 팬들과 실시간 화상대화 등 기술력을 적용하고 대규모 서버 등 시스템을 운용해야 하는 구조상 온라인 공연 플랫폼이 나머지 70%에서 30%가량을 비용으로 받기 때문이다. 그는 “무대 및 영상 제작비 등 제반 비용을 따져보면 대형 기획사라도 소규모 수익에 그친다”고 말했다. 이어 “그나마도 국내 다섯 손가락 안의 기획사들 경우일 뿐이다”고 덧붙였다.
고민 깊은 대중음악 공연계…“실질적 지원 절실”
공연기획사 인넥스트트렌드의 고기호 이사는 20일 “해외 팬덤이 두터운 일부 글로벌 케이팝 아티스트나 해외 팝스타의 무대가 아니면 돈을 내고 언택트 공연을 보는 사람이 많지 않은 현실”이라고 말했다. 기존 공연 영상이나 새로운 콘텐츠를 유튜브 등 동영상 사이트를 통해 공개하는 것도 제한적인 광고 수익이나 조회수에 그쳐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언택트 공연이 대중음악계의 새로운 시장일 수는 있지만 대안이 될지는 미지수다”고 했다.가요계와 공연계가 더욱 답답해하는 것은 현재 감염병 확산 상황에서 아무런 돌파구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올해 각종 공연이 취소되면서 1212억여원의 손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 7월 정부가 ‘신한류 진흥정책 추진 계획’을 통해 비대면 방식의 케이팝 확산에 대한 지원책을 내놓으면서 가요·공연계가 희미하게나마 한 가닥 기대의 시선을 보내고 있는 눈치다.
가요계와 공연계의 고민이 다시 깊어지고 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