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이진주 PD “정유미·최우식, 맑고 깨끗한 분위기가 ‘여름방학’ 과 어울려”

입력 2020-09-26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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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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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터지기 전, ‘어디선가 한 달 살아보기’는 유행이자 로망이었다. 그럼에도 재빠르게 돌아가는 현실을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은 ‘한 달만 ○○서 여유롭게 살아봤으면’이라고 꿈만 꿨어야 했다. 그런 면에서 25일 종영한 tvN 예능 프로그램 ‘여름방학’은 많은 이들의 로망을 채워주기 적절한 콘텐츠였다. 비록 첫 회부터 ‘왜색논란’과 더불어 2~3% 대의 저조한 시청률로 안타까운 성적표를 받았다. 하지만 ‘건강한 삶을 살자’에 초점을 맞춰 프로그램에 출연한 정유미, 최우식의 여유로움과 ‘웰빙 라이프’는 많은 이들에게 다시 한 번 ‘산다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했다.

나영석 PD와 ‘여름방학’을 연출했던 이진주 PD역시 이번 시도에 대해 보람과 아쉬움을 동시에 느끼는 듯 했다. 코로나19로 시도하지 못한 것들도 있었고 미처 생각하지 못한 점에 대한 아쉬움이 있지만 정유미, 최우식과 한 달을 함께 한 것 자체에 대해서는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먼저 ‘한 달’이라는 기간을 정한 이유에 대해 이진주 PD는 “‘방학’이라는 단어와 ‘한 달’이라는 기간이 잘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했다”라며 “‘삼시세끼’를 찍을 당시에는 2박 3일, 3박 4일을 끊어서 4~5회차를 촬영했는데 그 때 기회가 된다면 한 달 정도를 끊지 않고 촬영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말했다.

“출연자들이 생활지에 더 깊이 적응해 우리 일상과 더 가까워진 모습을 담고 싶었어요. 그럼에도 ‘한 달’이 결코 짧은 기간은 아니라 제작진과 출연자들에겐 어려운 선택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행히 정유미와 최우식이 한 달 살기에 흔쾌히 응해주셔서 이뤄질 수 있었어요.”
사진제공=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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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을 함께 생활해야 하는 콘셉트 상 출연하는 배우들의 합은 어느 때보다 중요했다. “서로 편하고 함께 있는 것이 즐거운 관계인 이들”을 초점에 맞춰 정유미와 최우식을 캐스팅했다. 이진주 PD는 “두 사람이 원래도 가까운 사이였지만 최근 영화 ‘원더랜드’를 통해 더욱 편해졌더라”며 “게다가 두 사람이 공통적으로 지닌 깨끗하고 맑은 분위기가 프로그램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정유미, 최우식 외에도 여러 사람이 함께 하기도 했다. 배우 박서준을 비롯해 이선균, 박희순, 안소희 등 두 사람과 친분이 있는 이들이 놀러와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여준 모습과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줘 눈길을 끌었다. 이진주 PD는 “정유미, 최우식이 친구들을 고성 집으로 직접 초대해 자연스럽게 게스트 섭외가 이뤄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두 사람에게 특별한 애정을 가진 친구들이었기에 따뜻한 분위기를 형성할 수 있었다”라며 “가장 기억에 남는 게스트는 박희순이었다. 실제로 어떤 분인지 궁금했는데 정말 다정하시고 세심한 분이었다”라고 덧붙였다.

만든 이로서 아쉬움도 있었다. 코로나19로 기획했던 것들이 무산이 되고 말았기 때문이다. 특히 이진주 PD는 정유미가 태권도를 배우는 모습을 담지 못한 것이 아쉬움 중에 하나라고 전했다. 그는 “프로그램 기획 당시, 정유미가 태권도 학원을 다니고 싶다고 해 고성 근처에 동네 꼬마들과 학생들이 다니는 태권도 학원들을 찾는 것까지 모두 마친 상태였는데 코로나19가 확산되며 위험한 상황이 생길까 포기를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학원을 다니며 동네 친구를 사귀고 하루하루를 보내는 게 프로그램의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하지 못해서 너무 아쉬웠다”라며 “이 외에도 차박, 캠핑 등 활동도 코로나19로 인해 하지 못하게 됐다. 또 이번 여름엔 태풍과 홍수가 잦았던 탓에 시청자분들이 보기에 불편해하실 수 있어 물놀이나 서핑 내용을 편집 순서를 바꾸기도 했다”라고 덧붙였다.
사진제공=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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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활동을 지양하다 보니 집안 생활에 분량은 자연스럽게 많아졌고 주로 식사와 관련된 활동을 많이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시청자 입장에서는 나영석‧이진주 PD의 ‘삼시세끼’나 ‘윤식당’을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밖에 없었고 먹는 것에 치중했던 점이 기존 프로그램과 비슷해 아쉽다는 의견들이 많았다. 이진주 PD는 이것 역시 너무 아쉬운 지점이라고 전했다.

“기획단계에선 지역 맛집이나 카페도 많이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외식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좋겠다고 계획했는데,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외부 촬영을 줄였어요. 이는 제작진으로서도 아쉬운 지점이에요. 대신 정유미와 최우식이 건강한 식사와 요리에 관심을 가지면서 쉽고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건강식 조리법 등을 선보일 수 있게 돼 좋았습니다.”

정유미와 최우식이 만든 음식을 이진주 PD 역시 먹어보기도 했다고. 가장 맛있는 음식이 무엇이었는지 물어보니 정유미가 만든 ‘토마토 현미 리소토’와 최우식이 만든 ‘스콘’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유미가 최소화된 재료로 토마토 현미 리소토를 뚝딱 쉽게 만들었는데 냄새부터 좋았다. 먹었을 때는 자극적이지 않고, 알알이 살아있는 현미가 탱글탱글하게 씹혀 맛있었다”라고 말했다.

“방송에서도 나왔지만 최우식은 베이킹을 도전해보고 싶어 했어요. 그래서 옆집 카페 사장님에게 직접 ‘스콘 황금 레시피’를 배웠고 따로 열심히 공부해 만들더라고요. 정말 제빵 선생님(카페 사장님)께서 만든 것과 거의 비슷한 맛이 났어요. 최우식이 갓 구워낸 따뜻한 옥수수 스콘을 꺼내서 저희에게도 맛보라고 줬는데 정말 달고 고소했어요. 거짓말 보태지 않고 인생 최고의 스콘이었어요.”
사진제공=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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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은 첫 회부터 왜색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여름방학’의 배경이 된 집이 일본의 적산가옥을 연상케 하며, 미션 등 이야기 구조는 일본 소니사의 플레이스테이션용 게임 ‘나의 여름방학’과 비슷하다는 지적이 일었다.

당시 ‘여름방학’ 제작진은 “다락과 3개의 마당이 있어 출연자들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기 적합하다고 생각했다”라며 “950년대에 지어진 고택이었기에 제작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원 집을 토대로 지붕 색과 외관을 정리하는 정도로만 공사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외부에 3개의 마당이 있어 요즘 시대에 집에서만 지내는 시간이 높아진 현실을 반영한 홈캉스 리얼리티라는 기획에 부합하는 조건을 지녔다고 생각했다”며 “이 과정에서 시청자들이 느끼실 수 있는 불편함을 세심하게 고려하지 못한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게임과 유사하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해당 게임을 알지 못하며 전혀 참고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이진주 PD는 “제작진 중 누구도 해당 게임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라고 강조했다.

“‘방학’을 소재로 한 영화나 책 등은 많지만 유독 해당 게임에 등장하는 이미지와 우리 프로그램의 특정 이미지가 유사했고 그 이미지가 일본색을 연상시키기에 논란이 됐던 것 같아요. 애초에 왜색논란이 없었다면 표절이슈까지 등장하진 않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번 문제의 가장 큰 원인은 초반 이 촬영지를 세팅하는 데 있어 제가 무지했던 탓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청하면서 불편을 느끼신 시청자분들께 죄송했습니다. 무엇보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 프로젝트에 열심히 참여해준 출연진 분들께 가장 죄송하고 감사했습니다.”

부족함과 아쉬움은 있었지만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해서 재미있게 작업했다는 이진주 PD는 “정유미, 최우식이 고성에서의 생활을 진심으로 즐겨주셔서 감사하다. 또 그들과 ‘여름방학’을 함께 해준 시청자분들에게도 감사를 드린다. 코로나19 가운데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란다”는 말을 남겼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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