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펜트하우스’가 욕 먹어도 시청률 24%를 찍는 이유

입력 2021-01-05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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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황당 반전 ② 떡밥 해석 ③ 명품 연기

김순옥 작가의 막장 전개…웃음 요소로 승화
극중 사소한 단서가 실시간 검색어 등장하기도
연기대상 8관왕에 빛나는 배우들 열연 인기비결
“‘왜?’는 없다, ‘와!’만 있을 뿐.”

SBS 월화드라마 ‘펜트하우스’를 향한 시청자들의 반응이다. 개연성은 없지만, 짜릿한 속도감만큼은 최고라는 이야기다. 광기에 휩싸인 상류층 주인공들의 얽히고설킨 악연을 풀어가는 과정이 흥미진진하다.

“욕하면서 본다”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줄을 잇는 ‘펜트하우스’가 5일 방송을 끝으로 시즌1을 마무리한다. 제작진은 2월부터 시작하는 시즌2·3을 위해 잠시 숨을 고른다.

불륜·학교폭력 등 자극적인 소재로 매회 휘몰아친 드라마가 마지막 회를 남겨두고 또 다시 최고 시청률인 24%(닐슨코리아)를 넘어설지 관심을 끈다.

SBS 월화드라마 ‘펜트하우스’가 시즌1을 마치는 5일 시청률 신기록을 세울 수 있을지 시청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제공|SBS


‘김순옥표 막장 월드’, 이제는 하나의 장르로
인기의 중심에는 대본을 쓴 김순옥 작가가 있다. 앞서 ‘왔다! 장보리’ ‘내 딸, 금사월’ ‘황후의 품격’ 등으로 황당한 전개를 보여 ‘막장의 대모’라는 별명까지 얻었지만 개의치 않는 듯하다. 주인공 이지아, 김소연, 유진이 펼치는 피 튀기는 막장 복수극이 ‘김순옥월드의 결정판’이란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김 작가의 작품 세계는 최근 온라인상에서 ‘밈’(인터넷에서 유행하는 특정한 콘텐츠) 현상의 중심에 섰다. 죽었다 살아나는 등 전작의 황당한 장면들을 한데 모은 게시물들이 온라인상에서 끊임없이 공유되고 있다. ‘이게 드라마냐’며 쏟아지던 조롱이 일종의 웃음 요소로 승화된 셈이다. “의문을 가지는 사람은 ‘펜트하우스’를 볼 자세가 안 되어있다”는 애시청자들의 주옥같은 조언(?)들도 곳곳에 퍼지면서 화제몰이에 힘을 보태고 있다.

SBS 월화드라마 ‘펜트하우스’ 이지아. 사진제공|SBS



사소한 ‘떡밥’도 즐길 거리가 된다!

드라마의 주축인 이지아와 김소연이 “매회 대본마다 예측이 모두 빗나간다”며 혀를 내두른 반전이 시청자를 응집시키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예측불허 전개에 시청자들은 각종 단서로 앞 다투어 내용을 추측하고 나섰다. 캐릭터들의 이름이나 그들이 부르는 노래 제목 등 사소한 단서도 놓치지 않는다.

시청자들의 관심은 드라마의 ‘화력’으로 이어진다. 최근에는 극중 유진의 ‘트렌스젠더 설’까지 제기되며 화제를 모았다. 유진의 DNA 검사 결과지에 염색체가 ‘XY(남성)’로 표기됐기 때문이다. 이는 제작진의 소품 실수로 밝혀졌지만, ‘펜트하우스’ 관련 검색어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오를 정도였다. 드라마 한 관계자는 “1초도 안 되는 장면으로 이렇게 파장이 커질 줄 몰랐다”며 “제작진과 배우들 모두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SBS 월화드라마 ‘펜트하우스’ 김소연. 사진제공|SBS


개연성 채우는 연기자들의 연기
극중 부족한 개연성 등은 연기자들의 흡인력 높은 연기로 대신한다. 주연 3인방뿐 아니라 윤종훈, 박은석 등 주인공의 남자들과 김수현, 김영대 등 자녀들까지도 개성 넘치는 연기를 뽐내고 있다. 화제성과 호평에 힘입어 ‘펜트하우스’는 지난해 연기대상에서 최우수상·우수상 등 무려 8관왕을 차지했다.

이중 불륜을 거듭하는 엄기준과 절절한 모정을 표현한 이지아는 “인생작을 만났다”는 시청자들의 평가를 받고 있다. 엄기준은 “이번 드라마로 ‘국민 XXX’가 되겠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고, 이지아는 “김소연 등 악역 연기자들과 시너지가 난 덕분”이라고 인기 비결을 밝혔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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