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북마크] ‘경로를 이탈하였습니다’ 남지현X박지영 유쾌+공감 (종합)

입력 2021-03-16 08: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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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지현X박지영 모녀, 도망간 신랑 추적기
짠내+웃음+눈물→첫 회부터 공감 자극
JTBC 드라마페스타 2021의 첫 번째 작품인 2부작 드라마 ‘경로를 이탈하였습니다’(연출 장지연, 극본 최이소)가 달라도 너무 다른 모녀 남지현과 박지영의 유쾌하고, 짠내나고, 또 마음 아프기도 한 이야기로 단숨에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시청률은 전국 2.4%, 수도권 2.7%를 기록했다. (닐슨코리아 제공, 유료가구 기준)


15일 방송된 ‘경로를 이탈하였습니다’ 1회에서는 모녀 강수지(남지현)와 강경혜(박지영)가 경로 이탈 여정의 시작을 알렸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해야 할 수지의 결혼식 당일, 잠시 화장실에 다녀오겠다며 자리를 비운 신랑 구성찬(김범수)이 그대로 증발했다. 모녀가 난생처음 단둘이 추적 여행을 떠난 이유였다. 살아온 시대부터 성격, 가치관까지 달라도 너무 다른 이들은 툭하면 말다툼을 벌였고, 또 언제 그랬냐는 듯 아무렇지 않게 여정을 이어갔다. 90년대 생 딸과 X세대를 대표하는 엄마, 이들의 티키타카는 시청자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해나가며 안방극장을 웃기고 울렸다. 그 중심에는 진짜 모녀 같은 현실연기로 공감대를 증폭시킨 배우들의 열연이 있었다. 또한, 이들을 뒤쫓는 의문의 존재 등 미스터리까지 더해진 엔딩은 다이나믹한 한 회를 완성하며, 궁금증까지 불러일으켰다.

수지와 성찬은 가진 것은 없지만 서로의 존재만으로 행복했다. 하지만 엄마 경혜가 두 사람의 동거 사실을 알게 됐고, ‘결혼’이라는 불호령이 떨어졌다. 엄마 입장에서 딸을 이대로 동거만 하게 둘 수 없었던 것. 그러나 수지는 결혼할 생각도, 돈도 없다며 거절했다. 당장 전세를 빼겠다는 엄마의 엄포에 패기롭게 집에서 나왔지만, 가진 거라곤 성찬이 치킨집 배달 소형 용달차를 개조한 캠핑카 ‘다이무스’ 뿐. 결국 엄마에게 항복했다.

예정에 없던 결혼이란 걸 하게 됐지만, “우리 이 사랑 절대 변치 말자”고 약속한 수지와 성찬은 그렇게 행복한 버진로드를 걸을 줄 알았다. 그런데 결혼식 당일, 성찬이 누군가의 전화를 받고 “나 지금 돈 없어”라며 자리를 비우더니 급기야 돌아오지 않았다. 수지는 웨딩드레스를 갈아 입을 정신도 없이 경찰서를 찾아갔지만, “제 오랜 경찰 생활로 미루어 짐작해 보건대, 딴 여자가 있다고 봐야죠”라는 ‘팩폭’(팩트 폭력)만이 돌아왔다.

성찬을 만나 직접 해명을 들어야겠다 결심한 수지는 먼저 네비게이션에서 최근 목적지 중 모르는 곳을 발견했다. 화장실 갈 때도 말하고 가는 성찬이 한 달 사이 네 번이나 검색했던 곳이었다. 신부대기실에서 자신과 성찬을 파파라치처럼 몰래 찍은 사진을 받았다는 사실도 마음에 걸렸다. 그렇게 성찬을 찾아나선 길, 운전을 못하는 수지를 대신해 경혜가 운전대를 잡았다.

네비게이션이 가리키는 목적지는 어느 산속 캠핑장. 그러나 그곳에도 성찬은 없었고, 대신 그의 친한 형이라는 노정열(문상훈)은 성찬이 “속초에 나쁜 년이 있어”라고 했다는 새로운 단서를 제시했다. 그렇게 캠핑장에서 밤을 보내고 이튿날 아침, 정열의 제안으로 요가를 하다 발목을 삐끗한 경혜는 운전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정열이 대신 운전해, 셋이서 속초로 향했다.

달라도 너무 다른 탓에 여행 내내 삐걱거리던 모녀의 감정은 결국 속초에서 터져버렸다. 엄마의 보살핌 아래 부족함 없이 자란 수지는 꿈을 이루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그러나 모두가 그 꿈을 이룰 수 있는 건 아니었다. 하루가 멀다하고 ‘청년 실업’과 ‘부모보다 소득 적은 첫 세대’의 심각성에 대해 조명하는 뉴스처럼, 수지 역시 취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서 “하고 싶은 걸 할 수 없다면, 하기 싫은 걸 하지 않으면서,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아 살기”로 현실과 타협했다.

그러나 열심히만 하면 승승장구했던 시절을 살아왔고, 그래서 지금도 쉬지 않고 열정적으로 사는 경혜는 딸의 가치관을 이해할 수 없었다. 직업도 배경도 변변치 못한 성찬과의 결혼도, 도망간 그를 찾아나선 것도 그랬다. 결국 경혜는 수지에게 “도대체 네가 뭐가 부족해서 이러고 사니?”라고 윽박지르고 말았고, 수지 또한 “아빠 없이 커서 그런가 보지”라는 경혜의 ‘약점’으로 엄마를 할퀴었다.

결국 모녀 사이의 간극은 좁혀지지 않았고, 수지는 “엄마를 이해하는 것도, 엄마를 이해시키는 것도 포기하겠다” 선언하고 홀로 떠나버렸다. 그런데 수상한 검은색 차 한 대가 그런 수지를 뒤쫓았다. 게다가 모녀를 도왔던 정열도 텐트에 숨겨놨던 칼을 꺼내는 등 수상한 행동을 시작했다. 어둠의 그림자가 드리운 모녀의 여정은 경로를 찾아 성찬에게로 무사히 다다를 수 있을까.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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