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구 “범죄도시2=마동석 과외 현장…형은 천재♥” (종합)[DA:인터뷰]

입력 2022-05-29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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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 1편의 장첸이 호랑이였다면, 2편의 강해상은 사자입니다.”

‘범죄도시’ 시리즈의 주연 배우이자 제작자 마동석은 1편과 2편의 두 빌런(악당)을 우열을 가릴 수 없는 두 맹수에 비유했다. 영리했다. 압도적인 존재감을 자랑했던 장첸을 통해 강해상이 얼마나 강렬한 캐릭터인지 단 한 줄로 설명해냈기 때문이다.

강해상을 연기한 배우 손석구 역시 전작의 장첸을 뛰어넘으려 발버둥치지 않았다. 딱히 차별화하려고도 하지 않았다. 오직 ‘범죄도시’ 2편의 강해상에만 온전히 집중했다.

“저 역시 ‘범죄도시’ 팬이에요. 1편을 심심할 때마다 봐왔는데 봐도 봐도 재밌는 영화중에 하나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2편을 찍으면서 ‘범죄도시’ 속편이라는 생각은 이상하리만큼 안 했어요. 전작과 관련된 것보다 하나의 독립된 영화로 생각하고 연기했죠. 1편의 장첸을 의식하거나 그런 생각 자체가 안 들더라고요. 오로지 강해상이 어떤 인물인지에 대해서면 생각하면서, 늘 하던 대로 했죠.”

‘범죄도시’ 2편은 세계관을 해외로 확장, 마석도(마동석)를 중심으로 한 금천서 강력반이 베트남과 한국을 오가며 범죄를 소탕하는 작전을 그렸다. 2편을 대표하는 빌런 강해상은 베트남 일대를 장악한 극악무도한 범죄자. 눈빛에 살기가 가득한 그는 상대와 상황을 가리지 않고 주저 없이 살인을 저지르는 캐릭터다.

“한때 악역이 많이 들어왔어요. 거친 언행을 하는 게 끌리진 않았는데 ‘할 거면 악역 중에 가장 센 것을 한 번 하고 당분간 악역을 그만하자’ 싶어서 강해상을 선택했죠. ‘범죄도시’는 복잡하지 않고 통쾌한 영화기 때문에 직관적이어야 하고 보는 맛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외적인 고민을 정말 많이 했는데 살도 많이 찌우고 태닝도 많이 했죠. 헬스 하는 사람처럼 멋진 몸보다는 현실감 있는 모습을 위해서 무식하게 찌우면서 운동했어요. 무조건 많이 먹었어요. 마음대로 먹어도, 얼굴이 부어도 되니까 좋더라고요. 하하.”

손석구는 강해상에 대해 “화가 많고 울분에 찬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과거 20대 초반, 혈기왕성하고 자격지심도 많았던 자신을 떠올리며 연기했다고 고백했다. 무기는 거친 캐릭터에 걸맞게 마체테(정글도). 묵직한 칼을 손에 쥔 손석구는 날 것의 액션을 사실적으로 소화해냈다.

“하다하다 삼지창을 쓰자는 말까지 나왔는데(웃음). 무술감독님이 리얼함을 원하셨어요. ‘와호장룡’ 같은 액션이 아니라 현실감 넘치는 액션을요. 엘리베이터 액션은 제가 직접 제안했어요. 마석도를 만나기 전에 더 위협적으로 보일 수 있는 사람과 일대일로 붙는 설정이 좋을 것 같더라고요. OK가 난 신이 있었는데 제가 한 번 더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고 다시 찍어서 다같이 만족했어요. 액션을 정말 열심히 준비했거든요. ‘한 번 더 하고 싶다’고 말했을 때 두 말없이 시켜주는 분위기가 되도록 믿음을 주고 싶어서요. ‘범죄도시2’는 그게 가능한 현장이라 좋았어요.”

손석구는 ‘범죄도시2’ 촬영장을 돌아보며 “배우로서 하고 싶은 것을 다 해 볼 수 있었던 현장”이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경직된 문화가 없었어요. 말도 안 되는 것을 이야기해도 일단은 받아주고 시도해볼 수 있는 공간이었죠. 그게 ‘범죄도시’ 현장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대본은 가이드라인 정도였어요. 큰 틀은 있지만 대사도 배우들이 거의 다 알아서 하는 편이었어요. 강해상은 말이 많지 않았는데 오히려 쓸데없는 말을 안 하려고 대사를 줄이기도 했어요. 감독님과 같이 만들어나갔죠.”

손석구는 배우 겸 ‘범죄도시’ 시리즈 제작자 마동석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형에게 정말 많이 배웠다. 덕분에 배우 이상의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존경심을 표하기도 했다.

“마동석 형은 연기도 너무나 리얼하게 잘 하시지만 제작자로서 모니터 뒤에서 수많은 것을 체크하시더라고요. 제작자로서 해야 하는 것을 가르쳐주셔서 과외받는 느낌으로 현장에 갔어요. 형님은 시간 날 때마다 저를 옆에 앉혀놓고 ‘너는 나와 피가 같다. 연출도 하고, 글도 쓰고, 제작도 하면서 영화인으로 할 수 있는 것을 다 해라’고 조언해주셨어요. 고민을 이야기하면 냉철하게 말씀해주시더라고요. 감사했죠.”

지난해 왓챠 오리지널 숏필름 프로젝트 ‘언프레임드’를 통해 연출작 ‘재방송’을 선보였던 손석구. 그는 “갈아탈 수 있는 배가 하나 생긴 기분”이라며 “더 나이 먹었을 때 꼭 연기만 하는 게 아니라 다른 것도 해보면서 즐기고 싶은데 그 가능성을 본 것 같다. 영화라는 범주 안에서 다양하게 도전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마동석처럼 되고 싶다”는 손석구는 마동석을 동물에 비유하며 화답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제일 힘이 센 동물이 하마 아닌가요? 비상한 두뇌는 여우 같기도 하고요. 형이 형사 분들과 친분이 많아서 실제 이야기도 많이 알고 영화답게 이야기에 녹이는 법도 알아요. 그런 모습을 볼 때 감탄이 나오고 배우고도 싶어요. 하마와 여우가 공존하는 사람인 것 같아요. 이렇게 말하면 형이 싫어하려나…. 하하”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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