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전여빈이 ‘글리치’를 통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다소 실험적이지만, 전여빈이라 소화 가능한 캐릭터를 보여주며 대중들에게 다시 한번 인정받기 충분했다. 또 전여빈은 친분도 없고, 같은 작품에서 호흡을 맞춘 적도 없는 배우 박은빈에게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는 넷플릭스 시리즈 ‘글리치’에 출연한 전여빈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날 전여빈은 ‘글리치’ 출연 과정을 설명하며 “이번에 부산국제영화제 때 프리미어로 상영을 하고, 작가님과 감독님 그리고 류경수 배우가 GV에 참여를 했었는데 그때 말씀 하시더라. 홍지효 캐릭터는 전여빈을 생각하고 쓰셨다고 해서 큰 영광이었다. 작가님과 감독님의 마음이 잘 맞았던 것 같다. 작가님이 처음에 ‘글리치’를 쓰게 된 건, 보조 작가님이신 아내 분이 어릴 적 이야기를 하시면서 ‘외계인을 본 적이 있다’고 하셨다고 했다. 그 이야기가 ‘글리치’로 발전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노덕 감독님은 진한새 작가님을 만나기 전에 어떤 여자가 외계인을 만났다는 이야기를 기획하고 계셨다고 한다. 이 두 분이 만나서 모이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여빈은 “노덕 감독님 ‘연애의 온도’를 보면서, 그 작품에서의 대사들을 독백으로 만들어서 오디션을 보러 다닐 정도의 팬이었다. 감독님과 작업하는 게 위시리스트 중 하나였다. 또 ‘인간수업’이라는 시리즈를 너무 잘 쓰인 드라마라 생각하고 봤다. 연락이 온 게 꿈같은 일이었다. 두 분과의 도전과 모험이 망설여지지 않았다. 이 모험을 한 번 달려 나가고 싶다는 의지가 들었다. 그래서 하게 됐다”라고 결심 이유를 덧붙였다.
전여빈은 ‘글리치’에 자신이 캐스팅 제안을 받은 이유가 무엇이었냐 묻자 “글 자체도 기발했고, 그걸 노덕 감독님이 감성적으로 연출을 잘 해주셨다고 느꼈다. 오히려 그 두 분의 기이한 에너지들의 합이 잘 맞았다고 생각했다. 대중에게 사랑받는 시리즈이기 보단, 소수의 사람에게 깊은 사랑을 받은 이야기일거라 생각했다. 그 사랑을 느껴보고 싶었다. 나 자체가 실험적이고, 색깔이 짙어 보이는 작품을 해보고 싶었던 소망이 있었기 때문에 깊은 사랑을 받고 싶었다”라고 답했다.
‘글리치’에서 전여빈이 연기한 홍지효라는 캐릭터는 어떤 캐릭터일까. 전여빈은 “밖에서 볼 때 지효는 그래 보이는 사람이다. 지효는 누구나의 마음속에 외계인 하나씩은 다 있지 않나. 그 외계인을 들키고 싶지 않고, 이해받더라도 온전히 못 받을 수도 있어서 숨길 수도 있다. 평범이라는 틀로 자기를 가려놓고 산다. 지효는 만약 시국이가 사라지지 않았다면, 그대로 살았을 수도 있다. 근데 시국이가 사라진 이상, 모른 척 할 수 없었다. 거기서 지효의 정의성이나 본성이 드러나는 대목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을 위해서라면 감정을 숨기지만, 남에게 그런 일이 생기면 덮어놓지 않는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연기하는 입장에서 지효가 이해가 됐다”라고 말하며 캐릭터를 향한 애정을 엿볼 수 있게 했다.
그런 캐릭터 ‘홍지효’와 실제 배우 전여빈은 어떤 부분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을까. 전여빈은 “여태껏 맡았던 캐릭터마다, 내가 다 묻어난다고 생각한다. 나의 상상력에서 기인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어딘가 묻어있지 않을까. 지효가 용기를 낼 때, 나도 용기가 있는 사람이다. 지효는 속마음을 이야기하지 않지만, 나는 상대방에게 설명하려고 잘 노력하는 편이다. 의도가 뭐였는지, 상대방에 대해 느끼는 고마움은 잘 이야기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토록 바라던 노덕 감독과의 호흡. 전여빈은 노덕 감독과의 작업에 대해 “노덕 감독님이 ‘네가 너를 좀 덜 괴롭혔으면 좋겠다. 너 그대로를 믿어줘’라고 하셨던 기억이 난다. 노덕 감독님은 말씀이 많은 편은 아니다. 디렉팅이 길지 않은데, 다른 배우들이 느끼기엔 우리가 날 수 있게 비행기가 돼주신 분이었다. 동료로 인정해주시고, 함께하려고 하신다는 느낌을 매순간 받았다. 감독님이 마지막에 ‘나는 네가 내 가족 같아. 배우와 감독이 아니라, 그냥 내 동생 같아’라고 하셨다. 찡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전여빈은 어떤 모습일까. 전여빈은 “(현장에서) 충실하려고 한다. 지금 이 순간은 단 한번 뿐이니까. 몸이 컨트롤 안 될 때도 있지만 노력하려고 하는 편이다. 최근 너무 좋아하게 된 말이 있다. 박은빈 배우의 밈을 굉장히 좋아한다. ‘뭘 어쩌겠습니까. 해내야죠’라는 말이다. 그 인터뷰를 해준 게 너무 고마웠다. 이 자리를 빌려 너무 고맙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너무 좋은 말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하며 아직까지 만나본 적이 없지만, 박은빈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글리치’를 통해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나나와의 케미에 대해 전여빈은 “팬 분들이 해주신 말인데, 확신의 ‘아랍 두부상’이라고 하더라. ‘아랍 두부는 진리다’라고 하듯, 외모의 합이 잘 맞았던 것 같다. 연기적으로 지효와 보라같이 서로에게 필요한 부분을 채워줬다. 나나가 지쳤을 때 힘을 주고, 내가 지치면 힘을 받기도 했다”라며 “나나는 데뷔작 때부터 잘했다. ‘굿와이프’를 이미 봐서 믿음과 확신이 있었다. 리딩 때도 나나를 보자마자 ‘더할 나위 없는 허보라다’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전여빈은 ‘글리치’의 의미에 대해 묻자 “촬영이 작년 크리스마스이브 때 끝났다. 이제 오픈을 하고 나서 이제야 정리가 되는 기분이다. 저도 어떤 여행지? 모험을 떠난 기분이 든다. 홍지효로 살아봤다는 게 전부인 것 같다. 내가 그 작품을 다 완주하고 나서는, 그 전과 완전 달라진 것 같다. 스스로는 변하고 성장했다는 걸 느낀다”라고 정의 내렸다.
한편 ‘글리지’는 외계인이 보이는 지효(전여빈 분)와 외계인을 추적해온 보라(나나 분)가 흔적 없이 사라진 지효 남자친구의 행방을 쫓으며 ‘미확인’ 미스터리의 실체에 다가서게 되는 4차원 그 이상의 추적극이다. 전여빈은 ‘글리치’에서 가끔 외계인을 보지만 안 보이는 척 평범하게 살아가는 홍지효 역을 맡았다.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는 넷플릭스 시리즈 ‘글리치’에 출연한 전여빈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날 전여빈은 ‘글리치’ 출연 과정을 설명하며 “이번에 부산국제영화제 때 프리미어로 상영을 하고, 작가님과 감독님 그리고 류경수 배우가 GV에 참여를 했었는데 그때 말씀 하시더라. 홍지효 캐릭터는 전여빈을 생각하고 쓰셨다고 해서 큰 영광이었다. 작가님과 감독님의 마음이 잘 맞았던 것 같다. 작가님이 처음에 ‘글리치’를 쓰게 된 건, 보조 작가님이신 아내 분이 어릴 적 이야기를 하시면서 ‘외계인을 본 적이 있다’고 하셨다고 했다. 그 이야기가 ‘글리치’로 발전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노덕 감독님은 진한새 작가님을 만나기 전에 어떤 여자가 외계인을 만났다는 이야기를 기획하고 계셨다고 한다. 이 두 분이 만나서 모이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여빈은 “노덕 감독님 ‘연애의 온도’를 보면서, 그 작품에서의 대사들을 독백으로 만들어서 오디션을 보러 다닐 정도의 팬이었다. 감독님과 작업하는 게 위시리스트 중 하나였다. 또 ‘인간수업’이라는 시리즈를 너무 잘 쓰인 드라마라 생각하고 봤다. 연락이 온 게 꿈같은 일이었다. 두 분과의 도전과 모험이 망설여지지 않았다. 이 모험을 한 번 달려 나가고 싶다는 의지가 들었다. 그래서 하게 됐다”라고 결심 이유를 덧붙였다.
전여빈은 ‘글리치’에 자신이 캐스팅 제안을 받은 이유가 무엇이었냐 묻자 “글 자체도 기발했고, 그걸 노덕 감독님이 감성적으로 연출을 잘 해주셨다고 느꼈다. 오히려 그 두 분의 기이한 에너지들의 합이 잘 맞았다고 생각했다. 대중에게 사랑받는 시리즈이기 보단, 소수의 사람에게 깊은 사랑을 받은 이야기일거라 생각했다. 그 사랑을 느껴보고 싶었다. 나 자체가 실험적이고, 색깔이 짙어 보이는 작품을 해보고 싶었던 소망이 있었기 때문에 깊은 사랑을 받고 싶었다”라고 답했다.
‘글리치’에서 전여빈이 연기한 홍지효라는 캐릭터는 어떤 캐릭터일까. 전여빈은 “밖에서 볼 때 지효는 그래 보이는 사람이다. 지효는 누구나의 마음속에 외계인 하나씩은 다 있지 않나. 그 외계인을 들키고 싶지 않고, 이해받더라도 온전히 못 받을 수도 있어서 숨길 수도 있다. 평범이라는 틀로 자기를 가려놓고 산다. 지효는 만약 시국이가 사라지지 않았다면, 그대로 살았을 수도 있다. 근데 시국이가 사라진 이상, 모른 척 할 수 없었다. 거기서 지효의 정의성이나 본성이 드러나는 대목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을 위해서라면 감정을 숨기지만, 남에게 그런 일이 생기면 덮어놓지 않는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연기하는 입장에서 지효가 이해가 됐다”라고 말하며 캐릭터를 향한 애정을 엿볼 수 있게 했다.
그런 캐릭터 ‘홍지효’와 실제 배우 전여빈은 어떤 부분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을까. 전여빈은 “여태껏 맡았던 캐릭터마다, 내가 다 묻어난다고 생각한다. 나의 상상력에서 기인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어딘가 묻어있지 않을까. 지효가 용기를 낼 때, 나도 용기가 있는 사람이다. 지효는 속마음을 이야기하지 않지만, 나는 상대방에게 설명하려고 잘 노력하는 편이다. 의도가 뭐였는지, 상대방에 대해 느끼는 고마움은 잘 이야기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토록 바라던 노덕 감독과의 호흡. 전여빈은 노덕 감독과의 작업에 대해 “노덕 감독님이 ‘네가 너를 좀 덜 괴롭혔으면 좋겠다. 너 그대로를 믿어줘’라고 하셨던 기억이 난다. 노덕 감독님은 말씀이 많은 편은 아니다. 디렉팅이 길지 않은데, 다른 배우들이 느끼기엔 우리가 날 수 있게 비행기가 돼주신 분이었다. 동료로 인정해주시고, 함께하려고 하신다는 느낌을 매순간 받았다. 감독님이 마지막에 ‘나는 네가 내 가족 같아. 배우와 감독이 아니라, 그냥 내 동생 같아’라고 하셨다. 찡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전여빈은 어떤 모습일까. 전여빈은 “(현장에서) 충실하려고 한다. 지금 이 순간은 단 한번 뿐이니까. 몸이 컨트롤 안 될 때도 있지만 노력하려고 하는 편이다. 최근 너무 좋아하게 된 말이 있다. 박은빈 배우의 밈을 굉장히 좋아한다. ‘뭘 어쩌겠습니까. 해내야죠’라는 말이다. 그 인터뷰를 해준 게 너무 고마웠다. 이 자리를 빌려 너무 고맙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너무 좋은 말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하며 아직까지 만나본 적이 없지만, 박은빈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글리치’를 통해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나나와의 케미에 대해 전여빈은 “팬 분들이 해주신 말인데, 확신의 ‘아랍 두부상’이라고 하더라. ‘아랍 두부는 진리다’라고 하듯, 외모의 합이 잘 맞았던 것 같다. 연기적으로 지효와 보라같이 서로에게 필요한 부분을 채워줬다. 나나가 지쳤을 때 힘을 주고, 내가 지치면 힘을 받기도 했다”라며 “나나는 데뷔작 때부터 잘했다. ‘굿와이프’를 이미 봐서 믿음과 확신이 있었다. 리딩 때도 나나를 보자마자 ‘더할 나위 없는 허보라다’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전여빈은 ‘글리치’의 의미에 대해 묻자 “촬영이 작년 크리스마스이브 때 끝났다. 이제 오픈을 하고 나서 이제야 정리가 되는 기분이다. 저도 어떤 여행지? 모험을 떠난 기분이 든다. 홍지효로 살아봤다는 게 전부인 것 같다. 내가 그 작품을 다 완주하고 나서는, 그 전과 완전 달라진 것 같다. 스스로는 변하고 성장했다는 걸 느낀다”라고 정의 내렸다.
한편 ‘글리지’는 외계인이 보이는 지효(전여빈 분)와 외계인을 추적해온 보라(나나 분)가 흔적 없이 사라진 지효 남자친구의 행방을 쫓으며 ‘미확인’ 미스터리의 실체에 다가서게 되는 4차원 그 이상의 추적극이다. 전여빈은 ‘글리치’에서 가끔 외계인을 보지만 안 보이는 척 평범하게 살아가는 홍지효 역을 맡았다.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