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대익. 유튜브 방송 화면 캡처.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안산지원 오형석 판사는 지난 5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송대익 씨(29)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송 씨의 조작방송을 도운 서모 씨(23)에게는 징역 5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같은 형량을 선고한 이유로 ‘범행의 수법 등에 비춰 피고인들의 죄책이 무겁고 현재까지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으며, 피고인 송 씨는 2020년 명예훼손죄로 벌금형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피고인들이 범행 사실관계를 대체로 인정하는 점’, ‘피고인 서 씨의 경우 소극적으로 가담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송 씨는 당시 아프리카TV에서 BJ로 활동하면서 라이브 방송을 하고, 이 영상을 유튜브 채널에 올려 13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었다.
송 씨는 서 씨와 짜고 2020년 6월 26일 오후 9시께 경기도 안산시 자신의 집에서 온라인으로 실시간 방송을 하며 한 치킨·피자 프랜차이즈 업체가 먹다 만 음식을 배달해준 것처럼 조작한 혐의로 기소됐다.
송 씨는 서 씨에게 '배달원이 음식을 빼먹었다는 방송을 할 거다. 네가 배달된 음식을 일부 빼 먹고 우리 집 앞에 가져다 달라', '네가 업체 사장인 척 불친절하게 전화 응대하는 역할 해달라'며 사전 공모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방송에서 송 씨는 치킨과 피자를 주문했다. 전화를 한 곳은 프랜차이즈 업체가 아닌 서 씨였다. 서 씨는 미리 주문해 받아둔 치킨을 한 입 베어 먹고 다시 치킨 박스에 넣고, 피자 6조각 중 4조각만 피자 박스에 재포장 해 송 씨의 집 현관에 가져다 놓았다.
송 씨는 치킨과 피자를 방금 배달받은 것처럼 연기하면서 치킨의 튀김옷이 다 벗겨져 있고, 피자 2조각이 비어있다고 방송에서 지적했다. 이어 화를 내며 해당 업체에 연락하는 척했지만, 사실 통화 상대는 서 씨였다. 서 씨는 업주인 척 연기하면서 “배달 업체가 잘못한 것이니 환불은 해주지 않겠다”는 등 불친절한 말투로 통화했다. 당시 실시간으로 1000여 명이 이들의 ‘사기극’을 지켜봤다.
해당 프랜차이즈 업체는 자체 조사 결과 이 같은 ‘배달사고’를 낸 가맹점이 없다며 법적대응했다.
송 씨는 다른 유튜버들이 이 같은 유형의 배달 사고와 관련해 게시한 영상물의 조회 수가 상당한 것을 보고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동아닷컴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