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SBS <트롤리> 12회 방송 캡처
지난 1월 31일 ‘트롤리’(연출 김문교, 극본 류보리) 12회에서는 아들 남지훈(정택현 분)이 생전 성폭행을 했다는 사실을 접한 김혜주(김현주 분), 남중도(박희순 분)가 혼란과 갈등에 휩싸이는 내용이 그려졌다. 남중도는 김수빈(정수빈 분)이 찾아와 협박했다고 주장했고, 김혜주는 되려 그의 진심을 의심했다. 하지만 여기에도 반전은 있었다. 남중도와 김수빈이 기자회견 전 나눈 거래에 이어, 남지훈의 사망 당일 숨겨져 있던 비밀이 공개된 것.
이날 김혜주는 남중도의 연락을 받고 의원실로 향했다. 또다시 같은 비극이 반복된 죽은 아들의 성범죄 소식, 무엇보다 그 피해자가 김수빈인 건 더욱 믿을 수 없었다. 하지만 남중도는 기자회견을 열어 조속한 사과를 했고, 조귀순(원미원 분)을 단상에 세워 성범죄 피해자를 위한 ‘남궁솔법’ 발의를 예고했다. 김혜주는 남중도를 향해 원망과 눈물을 쏟아냈지만, 그는 김수빈이 성폭행 피해와 임신 사실을 폭로한다고 협박했다며 “선제적 대응만이 유일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했다. 그러나 김혜주는 남지훈도 이용한 것이 아니냐며 의심의 날을 바짝 세웠다.
이들 가족의 균열은 중학생 딸 남윤서(최명빈 분)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국회의원 아빠와 사고뭉치 오빠의 뉴스는 시도 때도 없이 마주했지만, ‘성범죄자’의 가족이란 꼬리표를 달게 된 남윤서는 절친 권다솜(강지우 분)과 갈등을 일으켰다. 이로 인해 김혜주는 학교의 호출을 받았고 권다솜의 엄마 황지수(구시연 분)와 돌아오는 길에 그의 병원 앞에서 김수빈과 재회했다. 김혜주는 모른 척 도망치는 김수빈을 붙잡고 “정말 지훈이가 그랬어?”라고 물었다. 그러나 돌아온 김수빈의 대답은 의외였다. 자신은 남지훈에게 성폭행을 당하지 않았고, 절대로 ‘협박’은 안 했다는 것이었다.
남중도의 주장도 한결같았다. 김혜주가 김수빈을 만나서 들은 이야기들을 전하자, 사실을 증명할 병원 상담 기록이 있을뿐더러 자신이 법 하나 바꾸겠다고 아들을 천하의 ‘나쁜놈’으로 조작했겠냐며 분노했다. 그리고 “나는 당신을 한 번도 의심한 적이 없는데… 당신은 나를 못 믿는구나”라며 씁쓸한 마음을 표현했다. 그러는 사이 남중도의 기자회견을 본 남지훈의 외삼촌이 집 앞을 찾아왔다. 남지훈의 생모이자 여동생 ‘수현’에 이어 피붙이 조카까지 잃은 그는 남중도를 붙잡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를 본 김혜주는 마음이 아팠다. 잠시 잊고 있었지만 남중도가 자신과 남지훈에게 어떤 남편이고 아빠였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한차례 폭풍이 지나간 자리, 김혜주는 남중도를 의심한 것에 대해 사과했고 두 사람은 복잡한 심경이 담긴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눈물 뒤에 가려진 진실은 소름을 유발했다. 김혜주는 김수빈을 통해 남지훈이 죽던 날 밤에 마지막으로 만난 사람이 남중도였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고 ‘그날’의 행적을 되짚었고, 남중도는 장우재(김무열 분)와 함께 모든 상황이 뜻대로 되어가고 있다고 안도하며 “아내와 지훈이에겐 죽을 때까지 죄책감 갖겠지. 하지만 세상을 위해, 더 많은 사람들을 위해선 어쩔 수 없었어”라고 되뇌었다.
이제 김혜주는 더 이상의 신뢰가 불가능해졌다. 남중도가 정치적 목적의 ‘큰 그림'을 그리며, 거짓과 비밀을 넘어 음모를 꾸민 정황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나, 지금 당신이 너무 낯설어”라는 고백처럼 누구보다 믿고 사랑한 이의 민낯을 직시하게 된 김혜주, “아내는 나를 의심하지 않아, 절대로”라는 오만한 착각에 빠진 채 아내의 트라우마와 아들의 불명예를 자신의 기회로 만들려 한 남중도.
4회 만을 남기고 파국으로 치닫는 두 사람의 관계 변화부터 또 한 번 판도가 뒤집힌 남지훈 죽음의 미스터리까지 궁금증을 극대화하고 있다.
‘트롤리’는 매주 월, 화요일 밤 10시에 방송된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