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세영의 어쩌다: ‘이따금 어째서 왜?’로 시작된 이슈 뒤집어 보기. 전체 맥락, 행간을 짚어내고 분명하게 메시지를 담아내는 코너.
사견을 피력할 수 있지만, 궤변을 피력하는 술 취한 스타가 있다. 비속어와 욕설을 섞어가며 라이브 방송에서 추태를 보인 슈퍼주니어 맏형 김희철 이야기다.
김희철은 9일 아프리카 BJ 최군이 진행하는 라이브 방송에 음주 상태로 출연했다. 문제는 발언 수위나 내용이 논란이 될 소지가 분명함에도 일단 내뱉었다는 점이다. 자신조차 이 상황이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술에 취한 상황에서도 알고 있음에도 수위 조절은커녕 궤변을 늘어놨다.
김희철은 학교 폭력(약칭 학폭)에 대해 “XXX들”이라며 “XXXX들. 너희 그렇게 살지 마라. 다 XXX에 X을 맞아야 하는 거 아니냐. 그걸 XX로 삼지 마라”고 비속어와 욕설을 섞으며 언성을 높였다. 김희철은 “혹시 이 방송을 보는 사람들 중에서도 만약 누구 때린 사람 있으면, 그게 뭐가 행복하냐”며 가운데 손가락을 내보이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면서 갑자기 후배 아이돌 이야기를 꺼냈다. 후배 아이돌이 자신에게 비속어와 욕설을 섞어가며 상남자 매력을 보여줬다는 뜬금없는 말을 쏟아냈다. 강인에 관한 이야기는 궤변에 가까웠다. 후배 아이돌의 거친 매력을 이야기하더니 강인도 갑자기 상남자였다고 추켜세웠다. 김희철은 “강인은 진짜 상남자다. 걔(강인)가 잘못한 건 욕 먹어야 하지만, (폭행 사건의 경우) 강인이 여성을 함부로 하는 ‘깡패’를 혼내 준 것이다. 그때 ‘깡패’가 맞으면서 ‘죄송하다’고 했었다. 강인은 진짜 나이스였다”고 주장했다.
갑작스러운 강인 발언에 놀란 최군은 급히 사태 수습에 나섰다. 최군은 “김희철이 특정 멤버(팀 탈퇴한 강인) 이미지를 세탁하거나 면죄부를 주려는 것은 아니다”라고 상황을 정리했다.
또 김희철은 2019년 한일 양국 간의 감정이 격화될 당시 국내에서 일었던 ‘일본 상품 불매운동’에서도 거친 발언을 쏟아냈다. 김희철은 “일본 상품 불매운동이 일었을 때 ‘X까’라고 했던 이유는 말 같지도 않아서다”고 이야기했다. 이에 최군은 급히 김희철을 말리며 마이크를 꺼버리기도 했다.
이외에도 이날 김희철이 추가로 쏟아낸 말에는 맨정신이면 할 수 있는 말은 없었다. 그야말로 추태였다. 특히 강인 발언은 궤변을 넘어 맏형 김희철이 ‘그때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사죄하는 듯한 ‘돌아와요, 강인’에 가까운 헛소리다.
강인이 2009년부터 2017년까지 슈퍼주니어 멤버로 존재하면서 벌인 일들은 ‘아이돌이 절대해서는 안 될 목록 교과서’로 통할 수준이다. 강인 사건에 있어 일부 김희철 말이 맞을 수 있지만, 그가 벌인 일은 ‘상남자’라는 세 글자로 정의해서는 안 된다.
학교 폭력을 이야기하면서 갑자기 ‘상남자’라니. 폭력에 폭력으로 되갚는 먹이사슬을 자처하는 발언을 뻔뻔하게도 잘도 쏟아내는 김희철. 술이 깬 지금에도 해당 발언에 대한 해명이나 입장은 없다. 취중진담이니 마음에도 없는 사과는 모양새가 빠지는 듯하다. 오죽할까. 논란이 될 줄 알면서도 당당하게 쏟아낸 발언들인데. 이제 그 발언으로 역풍을 맞아볼 차례다. 김희철은 ‘학교 폭력에서 상남자’를 찾는 궤변가라고.
● 다음은 강인 논란 일지
- 2009년 9월 16일
강인이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술집에서 다른 테이블 손님과 시비를 벌여 경찰 조사를 받았다. 당시 소속사는 "강인은 이번 폭행 사건과 무관하며, 목격자 진술을 위해 조사를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 2009년 10월 16일
음주상태에서 자신의 아우디 승용차를 몰다 정차해있던 택시 2대를 잇따라 들이받고 달아난 혐의. 결국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강인을 벌금 800만 원에 약식기소했다.
- 2015년 4월 9일
전역 후 약 2년간 한 차례도 예비군 훈련을 받지 않아 경찰 조사를 받았다. 72시간의 예비군 훈련이 부과됐지만, 훈련에 불참한 것. 결국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강인을 관련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 2016년 5월 24일
강인은 자신의 벤츠 승용차로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로데오거리의 한 편의점 앞 가로등을 들이받은 후 당일 오전 11시경 강남경찰서에 사고 사실을 알린 뒤 사건 발생 11시간여 만인 오후 1시 조사를 받았다. 이후 경찰은 위드마크 공식(사고가 난 후 시간이 많이 경과된 경우, 음주운전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를 계산하는 기법)을 적용해 강인의 최종 음주시각과 음식점 등에 대한 조사를 벌여 왔다. 경찰 수사 결과 강인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157%로, 면허취소 수준(0.1%)을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강인은 벌금 700만원을 선고받았다.
- 2017년 11월 17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주점에서 강인이 여자친구를 폭행하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했다. 그러나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아, 강인은 훈방 조치됐다. 이에 대해 소속사 SJ레이블은 “먼저 물의를 일으켜 진심으로 죄송하다. 당시 강인은 술자리에 함께 있던 친구와 다툼이 있던 도중 오해를 빚어 경찰(파출소)에서 현장에 오게 됐다. 상대방에게 사과했고 현장에서 원만히 마무리한 상황이다. 자숙 중인 상태에서 물의를 일으켜 다시 한번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 2017년 11월 17일 강인 논란에 대한 SJ레이블 입장 전문
안녕하세요. SJ레이블 입니다. 강인 관련해 입장 말씀드립니다. 먼저, 물의를 일으켜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당시 강인은 술자리에 함께 있던 친구와 다툼이 있던 중, 오해를 빚어 파출소에서 현장에 오시게 되었습니다. 상대방에게 사과했고 현장에서 원만히 마무리한 상황입니다. 자숙 중인 상태에서 물의를 일으켜 다시한번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 2009년 당시 강인 심경 전문
강인입니다 천 번 만 번 수없이 죄송하다는 말씀 밖에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안 좋은 일이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아 자숙하고 더 조심 했어야 했는데 또 다시 실망시켜 드려서 고개를 들 수가 없습니다 지난 일 이후 많은 분들께 실망과 피해를 줬다는 죄책감에 하루하루가 제게는 괴로움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러한 괴로움과 상실감을 잊으려다 또 다시 다른 불미스러운 일로 여러분께 실망을 드리다니 죄송하고 또 죄송합니다
저를 응원해주셨던 팬 여러분과 모든 분들께 이런 못난 모습을 보이게 되서 너무 괴롭고 부끄러운 마음뿐입니다 여러분을 생각하면서 더 신중히 행동했어야 했는데 이런 제 자신이 너무 원망스럽습니다
그리고 멤버들 이특 형부터 규현이까지 지난 일로 멤버들에게 짐이 되는 것 같아 괴로웠는데 또 다시 멤버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존재가 된 것 같아 멤버들 얼굴을 볼 면목이 없습니다 가족 같은 멤버들한테 이런 고통을 주는 어리석은 제 자신이 정말 싫습니다 저를 믿고 다독여주셨던 SM 가족분들께도 너무 죄송합니다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사과 드립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