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식판’은 전 세계 어디든 식판을 들고 날아가 K-급식을 만들어주는 급식 버라이어티다. ‘50년 요리 대부’ 이연복, ‘한식계 큰손 CEO’ 홍진경, ‘랍스타 급식 영양사’ 김민지, ‘이연복 비공식 수제자’ 허경환, ‘숨은 요리 능력자’ 남창희, ‘센스 넘치는 막내’ 몬스타엑스 주헌이 해외로 날아가 ‘K-급식’을 전한다.
기획·연출을 맡은 손창우 CP·이나라 PD는 ‘한국인의 식판’을 기획하게 된 계기에 대해 “우연히 유튜브에서 ‘K급식’에 관한 콘텐츠를 보게 됐다. 급식을 접한 외국인들의 놀란 반응이 신선했다. 이에 단순히 해외에서 장사를 하거나 한식을 소개하는 것을 넘어서 ‘단체 급식’을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한국인의 식판’은 기존의 ‘쿡방’, ‘해외 먹방’ 프로그램들과 어떻게 다를까. 제작진은 가장 큰 차별점으로 ‘식판’을 꼽았다. 손창우 CP·이나라 PD는 “한국에서 스테인리스 식판 500개를 직접 가지고 나갔다. 이 식판에 단순히 한 끼니를 담아 제공하는 차원이 아니라, 영양학적으로 탄탄한 식단 구성은 물론 보기 좋은 비주얼까지 갖춘 진짜 급식을 경험하게 해주고 싶었다. 한국 문화가 낯선 현지인들이 ‘K-급식’을 통해 신선함과 만족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기를 바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규모에서 오는 압도감도 다르다. 다른 ‘해외 먹방’에서는 아기자기한 식당에서 한식을 먹는 소그룹 손님들의 모습을 주로 다뤘다면, 우리는 1,000여 명의 외국인을 위한 식사를 준비하며 대형 급식실을 무대로 삼았다.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외국인들의 ‘단체 먹방’까지 볼 수 있다. 이 인원이 다 함께 정해진 시간 안에 요리, 배식, 식사까지 끝내야 하니 정말 긴장감을 내려 놓을 수 없는 현장이었다”고 설명했다.
급식 군단은 이연복 셰프, 김민지 영양사를 주축으로 조리실을 꾸린다. 제작진은 “‘식판 팀’의 수장인 이연복 셰프는 50년 경력 중식 대가에 대사관에서 일한 경력도 있어 한식에 대한 조예도 깊다. 해외에서 한식을 만드는 데 무리가 없을 것 같았다. 다만 급식에 있어서는 ‘초보’인지라, 과연 이연복 셰프가 이번 프로젝트를 무사히 성공할 수 있을지가 제작진에게도 큰 도전이었다. 시청자들도 ‘요리 대부’에서 ‘초보 급식사’가 돼버린 이연복 셰프의 도전을 재미있게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 또 이연복 셰프 옆에 급식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바로 김민지 영양사를 떠올렸다. 김민지 영양사는 일반 고등학교 급식에 랍스타구이, 캐비어 등을 올리며 ‘K-급식’을 세계에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하지 않았느냐”고 이야기했다.
또 다른 멤버 홍진경, 허경환, 남창희, 몬스타엑스 주헌의 합류에 기대감도 언급한다. 제작진은 “김치 CEO로 성공한 홍진경은 그간의 한식 경험치를 믿고 섭외했다. 허경환은 자칭, 타칭 ‘이연복 비공식 수제자’인만큼 보조 셰프 역할을 맡길 수 있을 것 같았다. 남창희는 연예계의 숨어있는 ‘요섹남’이다. 요리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한식조리사 자격증에도 도전했다고 한다. 물론 필기만 합격하고 실기는 여섯 번 탈락했다고 들었다. (웃음) 마지막으로 주헌의 경우, 현직 K-POP 스타가 K-급식을 소개하는 그림을 담고 싶어 합류를 권했다. 주헌이 음식에 관심이 정말 많더라. 또 현지에서 분위기 메이커는 물론 뛰어난 영어 실력으로 급식군단의 귀와 입이 되어줬다”고 밝혔다.
이들이 빚어낸 ‘급식실 호흡’은 어땠을까. 손창우 CP·이나라 PD는 “이연복 셰프와 김민지 영양사의 시너지가 식판 위의 음식을 빛나게 했다. 김민지 영양사는 본인의 주 무대인 급식실 주방에서 마에스트로가 돼 멤버들을 진두지휘했다. 그 카리스마에 이연복 셰프가 잠시 경계했을 정도다. (웃음) 사실 김민지 영양사를 제외한 나머지 구성원들은 급식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처음엔 많이 우왕좌왕했다. 이연복 셰프마저 평소에 하지 않던 실수를 하며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배식 횟수가 늘어날수록 호흡이 금세 무르익었다. 방송을 보시면 점점 찰떡같이 서로의 손발이 되어주는 6명의 팀워크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한국인의 식판’ 팀은 첫 번째 급식 의뢰지인 영국에서의 촬영을 마친 상태. 식판 팀은 ‘월드컵 주역’ 황희찬 선수와 그의 소속 구단인 울버햄튼 선수들에게 급식을 전했다. 손창우 CP·이나라 PD는 “황희찬 선수는 한식에 매우 진심이었다. ‘어떤 음식이 먹고 싶냐’는 사전 질문을 듣고 음식 리스트를 빽빽하게 적어와 식판 팀을 당황하게 하기도 했다. (웃음) 황희찬 선수를 비롯해 축구 선수들이 식단에 엄격한데, 급식하는 날만큼은 다들 무장 해제된 모습을 보여줘 감동이었다. 리필까지 하는 모습을 보면서 축구 선수들의 왕성한 식성을 느낄 수 있었다”라고 회상했다.
또 식판 팀은 세계 최고의 명문 대학 옥스퍼드도 찾아갔다. 유서 깊은 옥스퍼드 다이닝홀에서 급식이 성사된 배경에 대해서는 “세계 최고의 대학 학생들은 무엇을 먹을까 궁금하던 찰나에 옥스퍼드에서 의뢰가 들어왔다. 10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곳에서 우리 음식을 해줄 수 있다는 건 제작진에게도 큰 영광이었다. 또 여러 사람이 함께하는 급식인 만큼 식사와 대화가 같이 이루어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토론과 자발적인 참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옥스퍼드의 교육관과 이 부분이 잘 맞았다. 현장에서도 밥을 먹으면서 쉬지 않고 토론하는 학생들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한국인의 식판’은 25일 저녁 7시 10분 첫방송된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