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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위 출신’ 배우 김소혜의 주연작 ‘순정복서’가 오늘(21일) 공영방송 KBS에서 첫 방송된다. KBS는 2021년 연예계 학폭(학교폭력) 폭로 여파로 드라마 '디어엠' 방영을 취소한 사태를 잊은 듯하다. 2년 전에는 '의혹' 만으로도 드라마를 통으로 날리더니, 지금은 학폭위(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출신임이 자명한 배우를 버젓이 출연시키는 모순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김소혜는 2017년과 2021년 학교 폭력 가해 의혹에 휩싸였다. 2017년에는 피해 주장자의 사과로 일단락됐지만, 2021년에는 과거 학폭위 가해자로 징계를 받은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이에 김소혜 측은 '쌍방 과실이었고 대화로 오해를 풀었다'고 해명했다.
당사자들끼리 오해를 풀든 말든, 김소혜가 학폭위 출신인 점은 변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대중은 자신들의 학창 시절 경험을 통해 '학폭위는 쉽게 열리지 않는다'는 걸 이미 알고 있다.
더욱이 논란 후 2년만의 복귀작 '순정복서'(극본 김민주 / 연출 최상열, 홍은미)에서 김소혜가 맡은 역할은 기만 수준이다.김소혜는 열일곱 나이에 복싱 스타로 떠오른 천재복서 이권숙 역을 맡아 주먹을 날린다. 또 이권숙은 천재 복서 과거를 숨긴 채 유치원 선생님으로도 살아간다고.
지난 2021년, KBS는 학폭 폭로로 드라마 '디어엠'과 '달이 뜨는 강'에 치명타를 맞았다. '디어엠' 주연 배우 박혜수의 학폭 의혹으로 제작발표회 취소는 물론, 첫 방송 이틀 전에 방송을 연기하기로 했다. 이후 '디어엠'은 해외에서만 방영됐고 한국 TV에선 사실상 폐기됐다. 또 '달이 뜨는 강'의 경우, 남자 주인공이었던 지수가 학폭 의혹을 인정하면서 드라마를 다시 촬영했다. 당시 KBS는 배우 나인우를 대체 투입시켜 20부작 중 9회차부터를 재촬영하는 혼란스러운 상황에 직면했다.
이처럼 학폭 이슈에 단호하게 대응했던 KBS. KBS는 오늘(21일) 열리는 '순정복서' 첫 방송 기념 제작발표회에서 ‘왜 김소혜여야 했는지', ‘왜 학폭위 출신을 TV에서 봐야하는지’를 납득시켜야할 것이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