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2’ 류준열 “내 작품 잘 안 보는 편…분량 적을수록 좋아” (종합)[DA:인터뷰]

입력 2024-01-04 11: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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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성적을 거뒀던 ‘외계+인’ 1부의 이야기를 잇는 ‘외계+인’ 2부가 다시 관객들의 마음을 두드린다. 배우 류준열은 2부 개봉을 앞두고 어떤 마음가짐을 가졌는지에 대해 말했다.

류준열은 4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해 기자들과 만나 영화 ‘외계+인’ 2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날 류준열은 2부 언론시사회를 마친 소감을 묻자 “배우들이 다 솔직한 심경을 이야기했고, 감독님이 그걸 듣고 너무 좋아하셨다. 감독님이 얼마나 애쓰셨는지 봐왔으니까, 좋았다. 다들 행복해하는 분위기였다.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잘 나왔다”라며 “어떻게 보면 이제 촬영만 387일하고, 나오는 데까지 3~4년이 걸렸다. 감독님은 그 전부터 준비를 하셨다. 이런 시간이 이야기해 주는 것 같다. 우리가 많은 시간을 썼고, 그 어떤 작품보다 애정이 간다. 이제 진짜 시원섭섭한 느낌이 있다”라고 답했다.



최동훈 감독은 2부 편집 전 배우들에게 녹음을 요구했다고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류준열은 “내레이션이라고 해서, 결국 감독님이 1부를 못 봐도 재밌게 볼 수 있는 2부 그리고 관객들이 친절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 대사였다. 그 대사들이 어려웠다. 대사를 틀렸거나 단어를 잘못 선정한 게 아니라, 이 한마디로 사람들이 영화를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대사들이 있다. 그런 것들을 녹음하려고 하셨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류준열은 엔딩 장면 촬영 당시를 회상하며 “현장이라는 게 모든 배우가 나오지만 그렇지 않은 배우도 있다. 엔딩 장면을 2달 동안 촬영했다. 대부분의 배우들이 촬영 날이 아님에도 나왔다. 그건 협동과 동료의식이라는 건데, 내 분량이 없어도 카메라가 돌았을 때 걸릴 수도 있다. 분량이 없다는 이유로 나오지 않을 때의 불편함, 그런 것들을 모든 배우들이 기다려줬다”라고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류준열은 ‘외계+인’을 촬영하면서 느낀 점에 대해 “보통 리허설이라고 하는 건 약속이고, 상대에게 미리 보여주는 예의이기도 하다. 우빈 씨와 사적인 이야기를 많이 이야기했다. 또래 배우로서의 여러 감정들. 그런 것들을 많이 알고 나서 연기를 하니까 확실히 단순한 리허설과는 별개로 상대를 배려하고 이해하는 순간들이 생긴다. 이 친구가 어떤 상태인가를 알고 하는 것과 단순히 배려나 예의에 그치지 않고 기분이나 상태를 연기하는 게 훨씬 도움이 된다는 걸 우빈 씨와 연기하면서 알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방대한 분량의 ‘외계+인’을 긴 시간 촬영하면서 힘든 점은 없었을까. 류준열은 “배우는 스케줄을 가지고 고민을 할 때가 있다. 이걸 하면 다른 것을 못 하고, 이걸 언제까지 끝내야 다른 걸 들어간다는 고민이 있다. 근데 이 작품은 이것만 1년 하면 되니까 오히려 마음이 편했던 것 같다”라며 “확실히 집중력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쉴 때는 한 달씩 쉬기도 하니까 빨리 끌어올리기 어렵기도 했다. 그래서 골프를 하는 게 도움이 됐다. 긴 싸움이라는 것을 느꼈던 것 같다. 골프라는 게 한순간의 실수로 성패가 좌우되고, 4일 동안 1등을 유지하는 것도 어렵다. 이런 걸 보면서 영화라는 작업도 6개월에서 1년을 찍는데, 한순간의 실수로 내가 모든 걸 망칠 수도 있다는 걸 점점 느낀다. ‘외계+인’을 시작하면서 골프를 배웠는데, 집중력이 떨어질 때 골프를 생각하면서 이 시즌을 잘 마무리하겠다는 마음으로 임했다”라고 말했다.

최동훈 감독과의 작업에 대해 류준열은 “너무 할 이야기가 많아서 뭐부터 이야기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라며 “나는 감당하지 못할 순간들이다. 그 책임감에 대해. 영화가 잘되고 안 됐을 때 사회적 평판이 아니라 동료들에 대한 미안함을 인간적으로 느낄 수 있는 순간들이 있었다. 그거에 대한 존경심이 있다. 그걸 같이 대화하고 눈과 표정으로 느낄 수가 있지 않나. 이 사람이 더 먼 미래를 바라보고 하는 이야기와 행동이 잘 느껴져서, 또 영화를 같이 해서 새로운 걸 배우고 싶다는 생각들이 들었다”라고 설명했다.


류준열은 ‘외계+인’의 메시지와 관련해 “이 영화가 반전영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수많은 반전이 있지만 반전으로 접근하면 안 될 것 같다. 오히려 우연이나 인연들이 운명이 아닐까 생각하면 이 작품이 재밌을 것 같다. 악으로부터 정의를 구현해 세계를 구하는 게 아니라, 내 옆에 있는 사람들이 내 인생에서 다시 어떤 식으로 돌아올까 접근하면 재밌을 것 같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2부에서 분량에 대한 아쉬움은 없냐는 질문에 류준열은 “영화나 작품에서 내가 안 나올수록 좋은 것 같다. 내 작품을 잘 안 본다. 가감 없이 말씀드리지만, 어떤 장면이 통째로 들어나도 모른다. 누가 이야기해 주면 그때는 아쉽다. 개인적으로는 잘 모르는 편이다. 영화만 재밌으면 되지라는 생각이다”라며 “본인 작품을 얼마나 애정하냐고 하면 그렇게 많이 보진 않는다. 어떤 작품이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아예 안 본 작품도 있다”라며 작품을 보지 않는 것과 애정은 별개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류준열은 ‘외계+인’ 1부의 성적표, 그리고 2부에 대한 기대감에 대해 묻는 질문에 “결국에는 어떤 결과를 맞닥트렸을 때 최선을 다했냐고 하면 그렇지 못한 경우가 거의 다인 것 같다. 최선을 다한다는 게 뭘까 라는 생각도 든다. 종종 ‘이게 최선이야?’라고 하면 최선일 수도 있는데, 죽을 힘을 다했냐고 하면 그건 아니다. 최선을 다했다고 하는 건 어렵다. 작품의 성적표를 받아보면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답으로 돌아오는 순간, 아직 그런 순간은 없지만 최선을 다했을 때 그런 반응을 받았을 때의 두려움도 있다. 최선을 다한다는 건 비워내지 못하는 걸 수도 있다. 어떤 선택을 해야 하나 어려울 때가 있다. 비워내는 게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표현일 수도 있겠다”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한편 오는 10일 개봉하는 ‘외계+인’ 2부는 치열한 신검 쟁탈전 속 숨겨진 비밀이 밝혀지는 가운데 현재로 돌아가 모두를 구하려는 인간과 도사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외계+인’ 2부에서 자신의 정체를 의심하는 도사 ‘우륵’으로 분해 더욱 깊어진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1부에서 어설프게 남의 도술을 흉내 내며 경쾌한 웃음을 자아냈던 얼치기 도사 ‘우륵’은 2부에서 진짜 도술을 터득하며 점차 성장하는 모습으로 1부와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최윤나 동아닷컴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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