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 빅히트 뮤직

사진제공 | 빅히트 뮤직


[스포츠동아 장은지 기자]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빅히트 뮤직의 신예 코르티스가 미니 2집 활동에서 선보인 패션이 연일 화제다.

동묘 구제 시장에서 막 건져올린 듯한 낡은 재킷과 헐렁한 축구 저지까지, 손에 잡히는 대로 아무렇게나 걸쳐 입은 모양새다. 언뜻 연습실에서 밤샘 작업을 마치고 나온 착장 같아 보이는 이 스타일의 정확한 명칭은 ‘슬래커 코어’(Slacker-Core)다.

사진제공 | 빅히트 뮤직

사진제공 | 빅히트 뮤직

‘게으름뱅이’를 뜻하는 슬래커에서 유래한 이 룩은 집 앞에 대충 나온 듯 잔뜩 힘을 뺀 느슨함이 특징이다. 사실 슬래커 코어의 본질은 ‘추레함’이 아닌 고도의 ‘완급 조절’에 있다. 철저히 계산되지 않은 듯한 무심함을 연출하기 위해 역설적으로 가장 정교하게 아이템을 배치해야 하는, 알고 보면 꽤 까다로운 스타일이다.

코르티스는 이 슬래커 코어의 문법을 가장 영리하게 구사하는 ‘끝판왕’으로 통한다. 헐렁한 티셔츠에 힙한 목걸이와 선글라스를 툭 얹거나, 빈티지 착장에 스포티한 요소를 과감하게 끼워넣는 등 ‘부조화’에 방점을 찍는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아이템들을 조합해 ‘믹스매치’와 ‘미스매치’의 아슬아슬한 경계를 타는 것이 이 룩의 핵심 재미다. 패션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혼돈에서 오는 새로운 질서”라고 평하기도 한다.

사진캡처 | 전소미 SNS

사진캡처 | 전소미 SNS

이러한 슬래커 코어의 부흥은 단순 유행을 넘어 잘파(Z+알파) 세대의 주체성 및 사회적 맥락과도 맞물려 있는 듯하다. 타인의 시선이나 정형화된 미적 기준에 억지로 몸을 맞추는 대신, ‘내가 편안한 상태’를 우선시하는 ‘보디 포지티브’(자기 몸 긍정주의) 가치관이 패션으로 투영됐다는 분석이다.

기성세대가 구축한 정형화된 멋을 거스르고 자신만의 기준을 세우려는 세대적 특성이 담긴 셈이다.

사진캡처 | 헤일리 비버 SNS

사진캡처 | 헤일리 비버 SNS

슬래커 코어의 매력에 빠진 유명인들은 국내외를 가리지 않는다. 가수 전소미는 평소에도 무심한 듯 멋스러운 룩을 추구해왔다.

해외에서는 저스틴 비버와 그의 아내 모델 헤일리 비버가 슬래커 코어의 교과서로 불린다. 이들은 평소 편안한 차림에서 나오는 여유와 자유분방한 멋으로 젊은 층의 두터운 지지를 끌어내고 있다.


장은지 기자 eun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