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전도연이 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열린 영화 ‘리볼버’ 제작보고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전도연이 영화 ‘리볼버’로 기대작이 쏟아지는 여름 극장가에 후발 주자로 출사표를 내밀었다. 앞서 연극 ‘벚꽃동산’으로 27년 만에 무대에 올라 전석 매진을 이뤄낸 데 이어 여름 극장에서도 ‘1티어’ 배우로서의 저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영화계 안팎의 기대가 모인다.
●본 적 없던 새로운 캐릭터로 스크린 공략
전도연이 8월 7일 개봉하는 ‘리볼버’는 자신의 대표작 중 하나인 ‘무뢰한’를 연출한 오승욱 감독과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추는 작품으로 제작 단계부터 기대를 자아냈다. 영화는 큰 대가를 약속받고 비리를 뒤집어쓴 채 교도소에 수감된 전직 경찰 수영이 출소 후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자 복수에 나서는 이야기를 담은 범죄 액션물이다.
이번 영화를 통해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건조한 캐릭터를 연기한 전도연은 출소 후 먼지 같은 존재가 되어버린 인물의 깊은 상실감부터 대가를 저버린 이들을 향한 분노 등 다양한 감정을 싸늘한 무표정에 담아내며 연기 변주에 나섰다. 9일 오전 열린 제작보고회를 통해 “이렇게까지 얼굴에 모든 감정을 배제한 채 연기를 해본 적이 있나 싶었다”고 말했을 정도다.
첫 액션 주연 영화였던 넷플릭스 ‘길복순’으로 지난 1월 글로벌 흥행에 성공했던 만큼, 차기작으로 선보이는 이번 작품의 흥행 여부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이 쏠린다. 전도연은 연이어 선보이게 된 액션 장르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면서도 “킬러이자 엄마였던 ‘길복순’과 오직 자기만 생각하고 나아가는 ‘리볼버’ 속 캐릭터는 완전히 다른 인물”이라며 차별점을 강조했다.
●27년 만에 택한 연극 성황리 마무리
주연 영화를 선보이기에 앞서 그는 7일 폐막한 연극 ‘벚꽃동산’을 통해 다시 한번 한계를 깨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6월 4일부터 한 달간 열린 연극은 전도연이 1997년 ‘리타 길들이기’ 이후 27년 만에 선택한 연극 무대로 주목받았다. 러시아 극작가 안톤 체호프의 동명 희극을 재해석한 작품으로 전도연은 여주인공 류바 역을 맡아 ‘더블 캐스팅’ 없이 30회 차 공연을 모두 소화했다. 전도연을 향한 쏟아지는 호평 속에 모든 회차 연극이 매진되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늘 새로운 것에 대한 갈증을 느낀다는 전도연은 “영화나 드라마 등 케이(K)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세계적으로 넓어지고 있지만 정작 장르는 좁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선택한 게 연극”이라면서 “무대에 서기 두렵기도 했지만, 이번 무대에서 서며 내가 오래전부터 느껴왔던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또 다른 에너지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