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굿파트너’ 장나라. 사진제공| 라원문화
말로 상대를 반쯤 죽일(?) 것처럼 직설적으로 ‘팩폭’(팩트 폭력)을 날려도 미운털 하나 박히지 않았다.
아나운서 못지않은 정확한 발음과 냉철한 모습으로 뜨거운 여름밤을 더욱 뜨겁게 만들었던 장나라의 이야기다.
장나라가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굿파트너’를 통해 또 한 번 ‘믿고 보는 배우’를 입증했다.
이혼 전문 변호사들의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그려 호평받은 드라마는 7%대(닐슨코리아)로 시작해 15%의 높은 시청률로 끝났다.
순간 최고 시청률 21%까지 찍을 정도로 시청자들의 관심은 오로지 장나라에게 쏠렸다.
드라마를 “속 시원”하게 끝내고 행복하게 쉬고 있다는 장나라는 23일 서울 종로에서 인터뷰를 갖고 그동안의 소회를 밝혔다.
“행복하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아요. 제가 사는 아파트 주민들은 평소 제 드라마를 시청률과 상관없이 잘 봐주시는데, 이번에는 너무나도 기쁘게 ‘잘 봤다’고 말해주셔서 더욱 좋았어요. 저보다 더 기쁜 표정으로 말해주셔서 정말 뿌듯했어요. 그동안 명절에는 (연기)일만 했는데, 이번엔 갈비찜과 닭볶음탕도 만들고 전도 부치고(웃음). 많은 분이 좋게 봐주셔서 더욱 풍성한 마음으로 연휴를 보냈죠.”
극중 장나라가 맡았던 차은경은 베테랑 변호사이기 이전에 아내이자 엄마였다.
직접 이혼을 경험하며 이혼의 의미를 더 깨닫게 되면서 시청자들의 깊은 공감을 얻었다. 덕분에 일찌감치 연말에 SBS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강력한 대상 후보로 떠올랐다.
“하하! 상에 대한 욕심은 저 멀리 던져 놓은 지 오래됐어요. 자칫 욕심을 가지려고 하다가도 버리고 있어요. 욕심을 가지는 순간 집착이 되거든요. 그러면 삶이 재미없어요. 잘 먹고 잘살고 행복하려고 (연기를)하는 건데 그런 욕심은 분명 저를 힘들게 할 거예요. 좋은 평가를 받으면 조금 더 색다르고 좋은 작품이 들어오는데 그러면 되는 거죠.”
장나라의 ‘행복’에 행복을 한 스푼 얹은 이는 상대로 호흡을 맞춘 남지현이다. 극중 남지현과 ‘진한’ 워맨스를 과시했다.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 정말 감사하죠. 그건 모두 남지현 씨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어요. 지현 씨는 제목 그대로 ‘굿파트너’였어요. ‘복뎅이’라고 부를 정도 이 보다 좋을 순 없어요. 그 친구가 옆에 있어서 제 캐릭터를 자유롭게 해석할 수 있었거든요.”
해외 반응과 SNS 등에서 장나라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이지만, 정작 그는 댓글은 읽지 않는다.
“정면으로 마주하기 힘들다는 표현이 맞을 거예요. 실눈을 뜨고 보다가도 욕하는 게 조금이라도 보이면 피하거든요. 정신건강을 위해서요. 10년 전쯤 아무 생각 없이 실시간 후기를 보게 됐는데, ‘입이 너무 작아서 이상해요’라는 한마디에 지금까지 (메이크업할 때)영향을 받고 있어요. 좋은 작품을 만나는 것으로 저에게 최고의 선물인거죠.”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