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前 어도어 대표 사진|뉴시스
저번엔 1천억을 얘기하더니 이번엔 ‘23억’을 화젯거리로 던졌다.
그가 ‘하나님의 자녀’란 것도 처음 알았다.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은 무려 134분 강연인지 연설인지 갈 길을 잃은 그 자리에서 그는 ‘하나님 얘기’를 곳곳에 뿌렸다.
‘하나님 서사’란 곱씹어 보면 이 날 연사 민희진이 요즘 말로 ‘고급 지게’ 바로잡고 싶었을 ‘핵심 화두’였을 수 있다. 이는 한편, 그를 둘러싼 몇몇 의문점 가운데 하나 ‘무속논란’의 대척 점에 서 있기도 하다.
민희진의 대중 ‘독(毒)화술’이 또다시 화제에 올랐다.
뉴진스 소속사 어도어의 민희진 전(前) 대표가 27일 밤 서울 이태원에서 현대카드 주최 유료 문화 행사 ‘다빈치 모텔’ 강연자로 나섰다. 이날 강연은 지난 4월 열린 기자회견에 이어 ‘두번째’ 유튜브로 ‘생중계’, 불특정 다수를 향한 사실상의 ‘공개 신상 발언’ 성격 또한 띄며 눈길을 끌었다.
이번 강연은 4월 기자회견과 묘하게 ‘오버랩’되는 여러 맥락을 보였다. 2시간을 훌쩍 넘는 러닝 타임은 물론 이젠 ‘민희진식 애드리브’라고도 할 만한 일부 욕설이며, 수치 구체적으로 ‘금액’을 활용한 ‘피칭’을 통해 휘발성 높은 새 화젯거리를 제공했다.
민 전 대표가 보유한 어도어 지분 추정 가치에 빗대 “가만 있어도 1천억 번다” 발언이 4월 기자회견 키워드 중 하나였다면, 이번 강연에서 그는 “소송 비용 23억” 설을 꺼내 들었다.
해당 강연에서 민 전 대표는 회사 경영권을 둘러싼 어도어와의 법적 다툼에서 “소송 비가 지금까지 23억이 나왔다” 밝히며 “내가 (대중이) 생각하는 만큼 부자가 아니다. 집을 팔 거다. 이걸 위해 집을 갖고 있었나(생각도 든다)” 했다.
민 전 대표 발언대로라면, 그는 강남4구나 마용성 또는 마동석(마포동작흑석)으로도 요약되는 서울 시내 ‘최상급지’ 아파트 또는 이에 상응하는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셈이다.
이 과정에서 민 전 대표는 특유의 욕설 화법을 꺼내 들기도 했다. “욕 1번만 하겠다. X발 이겨야한다” 했고, 일부 청중은 박수를 쳤다.
이번 강연에서 이목을 끈 또다른 대목은 ‘하나님’으로 대변되는 자신의 ‘종교적 신념’을 종종 언급 했단 것이었다.
예컨대 민 전 대표는 “하나님이 내가 감당할 만큼 (시련을) 주신다 생각 한다. 다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자신의 처지를 일종의 ‘시련’으로 묘사했는가 하면, 대중앞에 나서길 꺼려했던 과거완 확연히 달라진 스스로를 두고 “하나님이 ‘트라우마’를 없애주려 하셨나 보다” 돌이키기도했다.
자신을 ‘하나님 믿는 사람’이라 한 민 전 대표의 강연은 한편 지난 4월 기자회견 당시 ‘갑론을박’을 낳았던 이른바 어도어 ‘무속 경영’ 논란과 ‘극명한 대비’를 이루고도 있다.
그가 어도어 대표이사로 재직할 당시 특정 무속인과 ‘카톡 등을 매개’로 경영 전반 또 모회사 하이브 관련 이슈까지 상의 했단 의혹과 관련, 민 전 대표는 “무속인인 사람을 ‘지인’으로 두면 안되냐”는 반문과 함께 “무속인은 개인적 친구”며 주술적 요소보단 ‘정신적 위로’를 주는 존재라 항변한 바 있다.
허민녕 기자 migno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