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겜’ 감독이 밝힌 부담감+시즌4 가능성…최승현 논란은 옹호 (종합)[DA:현장]
‘오징어게임’ 황동혁 감독과 김지연 싸이런픽쳐스 대표가 작품의 새 시즌 공개를 앞두고 국내 취재진과 만났다. 이들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새 시즌을 선보이는 소감과 지난했던 작업 과정, 작품이 지닌 의미를 짚는 동시에 캐스팅 관련 논란과 의혹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8월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포시즌스 호텔 서울 누리 볼룸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 새 시즌 기자간담회. 이날 행사는 엠바고(보도유예) 끝에 약 3개월 만에 정식 공개됐다.
행사에서 황동혁 감독은 먼저 “아직도 작업 중이다. 2년 넘는 시간동안 너무 오랫동안 이 작품에 매일같이 매달려 오다시피 했다. 작품 공개를 발표하고 첫 영상도 공개하니까 ‘드디어 공개한다’는 실감도 나고 기대가 된다. 그만큼 사람들이 많은 기대를 하고 있을 거라 부담도 되고 만감이 교차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지연 대표 역시 “너무 떨린다. 후반 작업을 한 스태프 외에는 외부에 보여주는 게 최초라 취재진이 어떻게 봤는지 궁금하다”고 공감했다.
‘오징어게임’ 시즌2는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내용의 시즌1에 이어 미국행을 포기한 ‘기훈’(이정재)이 자신만의 목적을 품은 채 다시 돌아오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이정재를 포함해 시즌1에서 돌아온 이병헌, 위하준, 공유 그리고 시즌2에 새롭게 합류한 임시완, 강하늘, 박규영, 이진욱, 박성훈, 양동근, 강애심, 이다윗, 최승현(前 빅뱅 탑), 노재원, 조유리, 원지안 등이 출연했다.
당초 ‘오징어 게임’ 시즌제를 계획하지 않았으나 글로벌 대히트를 기록하면서 새 시즌을 결정한 황동혁 감독. 시즌1 당시에도 극심한 스트레스도 치아 6개가 빠졌다는 그는 치통 약을 먹으며 시즌2를 촬영했다고 고백했다. 치아를 더 뽑아야 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겁이 나서 치과에 못 가고 있다고도 털어놨다.
황 감독은 새 시즌 작업 과정을 돌아보며 “시즌1의 기대를 뛰어넘는 시즌2를 만든다는 게 한국뿐 아니라 어느 나라의 크리에이터에게든 쉬운 일은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모든 창작자가 느끼는 만큼 나 또한 시즌2를 만드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경험했다. 기대치가 높기 때문에 그 기대를 뛰어넘는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도 심했다”면서 “내 인생에서 내가 어떤 작품에 바칠 수 있는 노력을 이 작품에 제일 많이 쏟은 것 같다”고 고백했다. 이어 “후반 작업을 하면서 확인한 결과 충분히 그 노력이 스크린에 보인다고 생각한다. 나뿐 아니라 많은 스태프와 배우들의 노력도 잘 나와서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운 시즌2가 나왔다. 물론 시청자들의 냉정한 판단을 받게 되겠지만 최선의 결과물을 내놓겠다고 약속과 다짐을 다시 한 번 드린다”고 덧붙였다.
‘오징어 게임’ 시즌2는 2024년 12월 26일 공개를 확정했다. 시즌3는 2025년 시청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공개일과 관련해 김 대표는 “크리스마스 시즌이 전세계적인 연말 휴가 타이밍이다 보니 되도록 많은 분들이 집에서 ‘오징어 게임’과 함께 연말연초를 보내주셨으면 하는 단순한 바람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너무 걱정된다. ‘다들 크리스마스에 여행을 떠나고 아무도 넷플릭스를 안 보면 어떡하지’ 걱정도 되지만 재밌다고 소문나면 보지 않을까 하는 심정으로 열심히 만들고 있다. 시즌2가 시즌1보다 에피소드 숫자가 적어서 러닝타임으로 이길 수 있다면 큰 일이 될 것 같다. 시즌2에서도 좋은 결과를 받고 싶지만 ‘이긴다’ ‘아니다’를 떠나서 노력해서 열심히 만든 만큼 좋은 메시지를 받으셨으면 좋겠고 의도를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 코로나19 때와 상황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을 밝혔다.
황 감독은 “성탄절에는 극장에서 영화를 보시고 그 다음날에 집에서 오징어 게임을 보시면 좋을 것 같다”고 당부했다. 그는 “시즌1 때에 비해 경쟁작도 많아지고 상황도 녹록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숫자에 집중하지 않으려 한다. 시즌1보다 진일보하고, 깊어지고 짙어진 완성도를 기대해도 좋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전 시즌과 비교해 새 시즌에서는 어떤 변화가 찾아왔을까. 황 감독은 “시즌1에서 성기훈(이정재)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돈을 벌기 위해 게임에 참가한 어리숙한 캐릭터였지만 시즌2에서는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이 게임을 끝내기 위해 주최자를 찾고 게임 속에 뛰어든다는 게 가장 큰 변화의 지점이다. 시즌1에서 인기 있던 캐릭터를 내가 죽여 버렸는데 그들을 새로 대체할 좋은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새로운 게임을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즌1에서는 초반에 한 번 등장했던 ‘이 게임을 지속할 것인지’ 투표가 시즌2에서는 좀 더 적극적인 형태로 활용된다. 투표를 이용해 OX로 나누어지는 그룹을 보여주면서 현재 전 세계적으로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편 가르기, 선 긋기 등 서로를 규정하고, 구별하고, 공격하는 갈등에 대해서도 묘사해 보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시즌2의 게임과 세트장에 대해 황 감독은 “게임을 직접 공개할 수는 없고 영상으로 힌트만 드렸다. 게임은 보면서 참가자들의 마음이 되어서 그때그때 알아가는 게 좋을 것 같다. 어릴 때 한 번쯤은 해봤던 한국 고유의 게임도 있고 전세계적으로 다 아는 게임도 있다. 그대로 쓸 수는 없어서 변형된 게임도 등장한다”면서 “시즌1보다는 세트의 크기도 커지고 활용도가 더 높아진 것 같다. 좀 더 동화적이고,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처럼 아름답고 재밌는 세트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한국화한 동시에 세계화하기 위해 중점을 뒀다는 ‘오징어게임. 황 감독은 “시즌1을 만들 때도 넷플릭스 플랫폼을 통해 전세계 시청자들을 만날 가능성을 생각하면서 작업했다. 당초 영화로 대본을 썼을 때보다 훨씬 글로벌 시청자들을 배려하고 생각하면서 각본을 썼다. 그래서 게임도 좀 더 단순화하고 바꾼 것도 있고 언어와 관계없이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동그라미, 세모, 네모 기호를 이용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오징어게임‘은 가장 한국적인 이야기기도 하지만 세계적으로 보여주고 싶은 작품이기도 했다. 시즌2에서도 크게 변화된 것은 없다. 평생 한국에서 살면서 한국에서 겪은 내 모든 경험을 담은 작품이기 때문에 한국적인 작품이지만 이 작품을 사랑해준 전세계 시청자들도 고려했다. 직관적인 요소가 많은, 말과 설명이 필요 없는 작품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황동혁 감독은 빅뱅 출신 최승현(탑)의 캐스팅 논란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지난 2017년 7월 대마초 흡연 혐의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최승현. 그는 재복무 심사 결과 부적합 판정으로 의경에서 강제 전역을 당했고 이후 사회복무요원으로 대체 복무를 마쳤다. 최승현은 그룹 빅뱅을 탈퇴하고 연예계에 복귀 의사 없다는 뜻을 직접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최승현이 이번 ‘오징어게임’ 새 시즌에 합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누리꾼들은 거부감과 불쾌감을 드러낸 바.
이와 관련해 황 감독은 “이렇게까지 논란이 될 줄 몰랐다. 옛날에 벌어졌던 일이고 꽤 시간이 지났고 이미 선고가 내려졌고 집행유예 기간도 끝났다. 그간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이 있었지만 대마초 사건으로도 복귀한 분들을 봤기 때문에 시간이 지났으면 다시 이런 일을 시작할 수 있는 시기가 되지 않았을까 판단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분들이 우려를 표하셔서 내가 생각이 짧았구나, 잘못 생각했을 수도 있구나 싶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황 감독은 최승현을 공개적으로 옹호했다. 그는 “그만큼 검증도 많이 했고 최승현 본인도 강한 의지를 보여줬다. 내가 오디션을 직접 봤다. 최승현이 열심히 한 연기 영상도 보내줬고, 대본 리딩을 하면서도 불안한 부분이 있어서 검증했을 때 많은 노력과 재능을 보여줬다”고 생각을 밝혔다.
그는 최승현에 대해 “개인적으로 되게 눈여겨봤던 배우였다. ‘오징어게임’ 시즌2에서 맡은 캐릭터를 자세히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최승현이 하기에 용기가 필요한 역할이었다. 가장 적합한 배우라고 생각하고 결정했다”면서 “논란이 됐지만 번복하기에는 내가 배우와 많은 과정을 지내왔기 때문에 우리가 왜 이 작품을 이 배우와 해야만 했는지 결과물로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철회하지 않고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왜 내가 고집했는지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을텐데 나만의 그런 사정이 있었다. 작품을 보면 쉬운 결정이 아니었음을, 최승현 본인도 이 작품을 하는 게 쉬운 게 아니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조금만 더 기다리고 작품이 나오면 다시 한 번 판단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양해를 구했다.
이밖에도 “친분으로 캐스팅한다”는 소문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황 감독은 “많이 억울했다. 신인 감독 시절에는 작품을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그런 경우가 있긴 했다”면서 “하지만 나만큼 그런 것을 받아주지 않는 사람은 없다고 스스로 생각한다. 한 번 그래본 적 있는데 반드시 후회한다. 너무 후회했다. 그렇게 배우를 쓰면 촬영하면서 너무너무 후회하게 되기 때문에 절대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게 평소 나의 가장 중요한 원칙이고 철학”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오징어게임’ 전에도 그랬고 ‘오징어게임’도 마찬가지로 친분 때문에 배우를 쓰진 않았다. 내가 생각하기에 캐릭터에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하다고 생각하는 배우를 캐스팅했고 오디션을 통해서도 발굴했다. 이번 작품도 예외없이 내 원칙으로 캐스팅했다. 그런 오해를 받아서 굉장히 억울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호소했다.
새 시즌을 시즌2와 시즌3로 나눈 이유도 밝혔다. 황 감독은 “‘오징어게임’ 시즌2와 시즌3는 한 호흡에 쓴 이야기다. 어떤 식으로 만들지 제작진, 넷플릭스와 많이 이야기했다. 한 호흡으로 가지만 7개의 에피소드 후 중간에 굉장히 큰 변곡점이 있다. 이어지는 이야기지만 전혀 다른 느낌의 이야기가 후반부에 진행된다. 그래서 한 번 끊어서 다음 시즌으로 보여주는 것도 색다른 재미가 있을 것 같았다. 나도 편집하면서 전혀 다른 느낌을 받았다. 다른 시즌으로 나가는 게 가치 있겠구나 싶었다”고 설명했다.
시즌4의 가능성에 대패서는 원천차단했다. 황 감독은 “너무 힘들어서 다시 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만 해야 한다. 열한 달 동안 200회차를 찍었다. 사람이 할 수 있는 이상을 해서 더 이상 하면 안 될 것 같다. 성공도 좋지만 사람이 살고 봐야 하지 않나”라고 너스레를 섞으며 호소했다.
또한 “시즌3로 끝나는 이야기가 맞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했다. 뒤를 이어가는 건 큰 의미가 없다. 시즌3가 ‘오징어게임’의 피날레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스핀오프처럼 파생되는 이야기는 생각해 본 적 있다. 미친 사람처럼 중얼거린 적은 있지만 하게 되어도 바로 하진 않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꼭 극장에서 개봉할 영화를 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더욱 화려한 스케일과 방대한 세계관으로 돌아온 ‘오징어 게임’ 시즌2는 2024년 12월 26일 넷플릭스를 통해 글로벌 공개된다. 시즌3는 2025년 공개 예정.
정희연 동아닷컴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징어게임’ 황동혁 감독과 김지연 싸이런픽쳐스 대표가 작품의 새 시즌 공개를 앞두고 국내 취재진과 만났다. 이들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새 시즌을 선보이는 소감과 지난했던 작업 과정, 작품이 지닌 의미를 짚는 동시에 캐스팅 관련 논란과 의혹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8월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포시즌스 호텔 서울 누리 볼룸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 새 시즌 기자간담회. 이날 행사는 엠바고(보도유예) 끝에 약 3개월 만에 정식 공개됐다.
행사에서 황동혁 감독은 먼저 “아직도 작업 중이다. 2년 넘는 시간동안 너무 오랫동안 이 작품에 매일같이 매달려 오다시피 했다. 작품 공개를 발표하고 첫 영상도 공개하니까 ‘드디어 공개한다’는 실감도 나고 기대가 된다. 그만큼 사람들이 많은 기대를 하고 있을 거라 부담도 되고 만감이 교차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지연 대표 역시 “너무 떨린다. 후반 작업을 한 스태프 외에는 외부에 보여주는 게 최초라 취재진이 어떻게 봤는지 궁금하다”고 공감했다.
‘오징어게임’ 시즌2는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내용의 시즌1에 이어 미국행을 포기한 ‘기훈’(이정재)이 자신만의 목적을 품은 채 다시 돌아오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이정재를 포함해 시즌1에서 돌아온 이병헌, 위하준, 공유 그리고 시즌2에 새롭게 합류한 임시완, 강하늘, 박규영, 이진욱, 박성훈, 양동근, 강애심, 이다윗, 최승현(前 빅뱅 탑), 노재원, 조유리, 원지안 등이 출연했다.
당초 ‘오징어 게임’ 시즌제를 계획하지 않았으나 글로벌 대히트를 기록하면서 새 시즌을 결정한 황동혁 감독. 시즌1 당시에도 극심한 스트레스도 치아 6개가 빠졌다는 그는 치통 약을 먹으며 시즌2를 촬영했다고 고백했다. 치아를 더 뽑아야 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겁이 나서 치과에 못 가고 있다고도 털어놨다.
황 감독은 새 시즌 작업 과정을 돌아보며 “시즌1의 기대를 뛰어넘는 시즌2를 만든다는 게 한국뿐 아니라 어느 나라의 크리에이터에게든 쉬운 일은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모든 창작자가 느끼는 만큼 나 또한 시즌2를 만드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경험했다. 기대치가 높기 때문에 그 기대를 뛰어넘는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도 심했다”면서 “내 인생에서 내가 어떤 작품에 바칠 수 있는 노력을 이 작품에 제일 많이 쏟은 것 같다”고 고백했다. 이어 “후반 작업을 하면서 확인한 결과 충분히 그 노력이 스크린에 보인다고 생각한다. 나뿐 아니라 많은 스태프와 배우들의 노력도 잘 나와서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운 시즌2가 나왔다. 물론 시청자들의 냉정한 판단을 받게 되겠지만 최선의 결과물을 내놓겠다고 약속과 다짐을 다시 한 번 드린다”고 덧붙였다.
‘오징어 게임’ 시즌2는 2024년 12월 26일 공개를 확정했다. 시즌3는 2025년 시청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공개일과 관련해 김 대표는 “크리스마스 시즌이 전세계적인 연말 휴가 타이밍이다 보니 되도록 많은 분들이 집에서 ‘오징어 게임’과 함께 연말연초를 보내주셨으면 하는 단순한 바람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너무 걱정된다. ‘다들 크리스마스에 여행을 떠나고 아무도 넷플릭스를 안 보면 어떡하지’ 걱정도 되지만 재밌다고 소문나면 보지 않을까 하는 심정으로 열심히 만들고 있다. 시즌2가 시즌1보다 에피소드 숫자가 적어서 러닝타임으로 이길 수 있다면 큰 일이 될 것 같다. 시즌2에서도 좋은 결과를 받고 싶지만 ‘이긴다’ ‘아니다’를 떠나서 노력해서 열심히 만든 만큼 좋은 메시지를 받으셨으면 좋겠고 의도를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 코로나19 때와 상황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을 밝혔다.
황 감독은 “성탄절에는 극장에서 영화를 보시고 그 다음날에 집에서 오징어 게임을 보시면 좋을 것 같다”고 당부했다. 그는 “시즌1 때에 비해 경쟁작도 많아지고 상황도 녹록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숫자에 집중하지 않으려 한다. 시즌1보다 진일보하고, 깊어지고 짙어진 완성도를 기대해도 좋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전 시즌과 비교해 새 시즌에서는 어떤 변화가 찾아왔을까. 황 감독은 “시즌1에서 성기훈(이정재)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돈을 벌기 위해 게임에 참가한 어리숙한 캐릭터였지만 시즌2에서는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이 게임을 끝내기 위해 주최자를 찾고 게임 속에 뛰어든다는 게 가장 큰 변화의 지점이다. 시즌1에서 인기 있던 캐릭터를 내가 죽여 버렸는데 그들을 새로 대체할 좋은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새로운 게임을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즌1에서는 초반에 한 번 등장했던 ‘이 게임을 지속할 것인지’ 투표가 시즌2에서는 좀 더 적극적인 형태로 활용된다. 투표를 이용해 OX로 나누어지는 그룹을 보여주면서 현재 전 세계적으로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편 가르기, 선 긋기 등 서로를 규정하고, 구별하고, 공격하는 갈등에 대해서도 묘사해 보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시즌2의 게임과 세트장에 대해 황 감독은 “게임을 직접 공개할 수는 없고 영상으로 힌트만 드렸다. 게임은 보면서 참가자들의 마음이 되어서 그때그때 알아가는 게 좋을 것 같다. 어릴 때 한 번쯤은 해봤던 한국 고유의 게임도 있고 전세계적으로 다 아는 게임도 있다. 그대로 쓸 수는 없어서 변형된 게임도 등장한다”면서 “시즌1보다는 세트의 크기도 커지고 활용도가 더 높아진 것 같다. 좀 더 동화적이고,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처럼 아름답고 재밌는 세트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한국화한 동시에 세계화하기 위해 중점을 뒀다는 ‘오징어게임. 황 감독은 “시즌1을 만들 때도 넷플릭스 플랫폼을 통해 전세계 시청자들을 만날 가능성을 생각하면서 작업했다. 당초 영화로 대본을 썼을 때보다 훨씬 글로벌 시청자들을 배려하고 생각하면서 각본을 썼다. 그래서 게임도 좀 더 단순화하고 바꾼 것도 있고 언어와 관계없이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동그라미, 세모, 네모 기호를 이용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오징어게임‘은 가장 한국적인 이야기기도 하지만 세계적으로 보여주고 싶은 작품이기도 했다. 시즌2에서도 크게 변화된 것은 없다. 평생 한국에서 살면서 한국에서 겪은 내 모든 경험을 담은 작품이기 때문에 한국적인 작품이지만 이 작품을 사랑해준 전세계 시청자들도 고려했다. 직관적인 요소가 많은, 말과 설명이 필요 없는 작품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황동혁 감독은 빅뱅 출신 최승현(탑)의 캐스팅 논란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지난 2017년 7월 대마초 흡연 혐의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최승현. 그는 재복무 심사 결과 부적합 판정으로 의경에서 강제 전역을 당했고 이후 사회복무요원으로 대체 복무를 마쳤다. 최승현은 그룹 빅뱅을 탈퇴하고 연예계에 복귀 의사 없다는 뜻을 직접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최승현이 이번 ‘오징어게임’ 새 시즌에 합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누리꾼들은 거부감과 불쾌감을 드러낸 바.
이와 관련해 황 감독은 “이렇게까지 논란이 될 줄 몰랐다. 옛날에 벌어졌던 일이고 꽤 시간이 지났고 이미 선고가 내려졌고 집행유예 기간도 끝났다. 그간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이 있었지만 대마초 사건으로도 복귀한 분들을 봤기 때문에 시간이 지났으면 다시 이런 일을 시작할 수 있는 시기가 되지 않았을까 판단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분들이 우려를 표하셔서 내가 생각이 짧았구나, 잘못 생각했을 수도 있구나 싶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황 감독은 최승현을 공개적으로 옹호했다. 그는 “그만큼 검증도 많이 했고 최승현 본인도 강한 의지를 보여줬다. 내가 오디션을 직접 봤다. 최승현이 열심히 한 연기 영상도 보내줬고, 대본 리딩을 하면서도 불안한 부분이 있어서 검증했을 때 많은 노력과 재능을 보여줬다”고 생각을 밝혔다.
그는 최승현에 대해 “개인적으로 되게 눈여겨봤던 배우였다. ‘오징어게임’ 시즌2에서 맡은 캐릭터를 자세히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최승현이 하기에 용기가 필요한 역할이었다. 가장 적합한 배우라고 생각하고 결정했다”면서 “논란이 됐지만 번복하기에는 내가 배우와 많은 과정을 지내왔기 때문에 우리가 왜 이 작품을 이 배우와 해야만 했는지 결과물로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철회하지 않고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왜 내가 고집했는지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을텐데 나만의 그런 사정이 있었다. 작품을 보면 쉬운 결정이 아니었음을, 최승현 본인도 이 작품을 하는 게 쉬운 게 아니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조금만 더 기다리고 작품이 나오면 다시 한 번 판단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양해를 구했다.
이밖에도 “친분으로 캐스팅한다”는 소문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황 감독은 “많이 억울했다. 신인 감독 시절에는 작품을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그런 경우가 있긴 했다”면서 “하지만 나만큼 그런 것을 받아주지 않는 사람은 없다고 스스로 생각한다. 한 번 그래본 적 있는데 반드시 후회한다. 너무 후회했다. 그렇게 배우를 쓰면 촬영하면서 너무너무 후회하게 되기 때문에 절대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게 평소 나의 가장 중요한 원칙이고 철학”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오징어게임’ 전에도 그랬고 ‘오징어게임’도 마찬가지로 친분 때문에 배우를 쓰진 않았다. 내가 생각하기에 캐릭터에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하다고 생각하는 배우를 캐스팅했고 오디션을 통해서도 발굴했다. 이번 작품도 예외없이 내 원칙으로 캐스팅했다. 그런 오해를 받아서 굉장히 억울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호소했다.
새 시즌을 시즌2와 시즌3로 나눈 이유도 밝혔다. 황 감독은 “‘오징어게임’ 시즌2와 시즌3는 한 호흡에 쓴 이야기다. 어떤 식으로 만들지 제작진, 넷플릭스와 많이 이야기했다. 한 호흡으로 가지만 7개의 에피소드 후 중간에 굉장히 큰 변곡점이 있다. 이어지는 이야기지만 전혀 다른 느낌의 이야기가 후반부에 진행된다. 그래서 한 번 끊어서 다음 시즌으로 보여주는 것도 색다른 재미가 있을 것 같았다. 나도 편집하면서 전혀 다른 느낌을 받았다. 다른 시즌으로 나가는 게 가치 있겠구나 싶었다”고 설명했다.
시즌4의 가능성에 대패서는 원천차단했다. 황 감독은 “너무 힘들어서 다시 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만 해야 한다. 열한 달 동안 200회차를 찍었다. 사람이 할 수 있는 이상을 해서 더 이상 하면 안 될 것 같다. 성공도 좋지만 사람이 살고 봐야 하지 않나”라고 너스레를 섞으며 호소했다.
또한 “시즌3로 끝나는 이야기가 맞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했다. 뒤를 이어가는 건 큰 의미가 없다. 시즌3가 ‘오징어게임’의 피날레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스핀오프처럼 파생되는 이야기는 생각해 본 적 있다. 미친 사람처럼 중얼거린 적은 있지만 하게 되어도 바로 하진 않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꼭 극장에서 개봉할 영화를 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더욱 화려한 스케일과 방대한 세계관으로 돌아온 ‘오징어 게임’ 시즌2는 2024년 12월 26일 넷플릭스를 통해 글로벌 공개된다. 시즌3는 2025년 공개 예정.
정희연 동아닷컴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