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1일 개봉하는 영화 ‘대가족’에서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우리네 아버지를 연기했다. 푸근하고 친근한 모습이지만, 한편으로는 고집스러울 정도로 ‘돈’과 ‘가족’ ‘가문’을 따지는 캐릭터다.
가족 코미디를 표방하는 영화는 스님이 된 아들 때문에 대대로 이어온 만둣집을 물려 줄 수 없게 되자 어느 날 손주들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김윤석은 이북에서 월남해 30년간 서울 종로구 초고층 빌딩 한복판에서 만두 맛집 ‘평만옥’을 운영하는 함무옥을 연기한다. ‘변호인’, ‘강철비’ 등을 만든 양우석 감독이 이 역할에는 “김윤석이 제격”이라며 가장 먼저 캐스팅했다.
그의 도전은 외형적인 모습에 그치지 않는다. 근엄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주로 연기해 오다 이번에 처음으로 코믹 연기를 펼친다.
21일 서울 잠실 롯데타워 롯데시네마에서 언론시사회로 공개된 영화에서 아들 역을 맡은 이승기와 티격태격하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것 같은 손주들의 모습에 ‘손주 바보’로도 변신한다. 여기에 만둣집의 실세인 방여사 역을 맡은 김성령과는 20대 못지않은 풋풋한 로맨스까지 선보인다.
이날 김윤석은 “굉장히 결핍이 많은 인간이고, 이것 또한 나의 모습이다”며 “함무옥이라는 사람의 모습을 통해 모자라고, 못나고, 약한 모습 등을 투영해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성령과는 세 번째 만난 것인데, 상대를 무장해제 시키고 배려심도 좋고 분위기를 편하게 만들어주는 사람”이라며 “뽀뽀하는 장면도 정말 편하게 찍었다. 저는 눈 감고 있을 테니 알아서 하라고 했더니 오케이 하고 편하게 하시더라”고 했다.
김윤석의 ‘손맛’도 눈길을 끈다. 그는 만두만 팔아서 자수성가한 캐릭터를 실감 나게 표현하기 위해 실제로 38년차 만두 장인에게 직접 만두 빚는 법을 배워 만두도 쓱싹 빚어낸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