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언 지영옥이 지난 25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 출연해 전성기 이후 겪었던 시련과 현재의 삶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1980~90년대 인기 코너 ‘쓰리랑 부부’에서 ‘지 씨 아줌마’ 캐릭터로 활약한 지영옥은 “방 빼!”라는 유행어로 큰 인기를 얻었다. 당시 그는 일주일에 방송 3개, 행사 이틀에 한 번꼴, 밤 업소까지 다섯 곳을 오가며 바쁜 나날을 보냈고, 행사 한 번으로 200만~300만 원을 벌 정도로 성공 가도를 달렸다.


그러나 개그 프로그램이 사라지기 시작하면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 투자에 나섰고, 그 과정에서 다섯 차례 사기를 당해 전 재산을 잃었다. 그는 “영화사 제작비를 빌려줬는데 회사가 공중분해됐고, 라이브 카페에 투자했지만 어느 날 상호와 주인이 바뀌어 있었다. 지인의 부탁으로 사채 보증까지 섰다가 집을 잃었다”고 구체적인 피해 사례를 털어놨다.

연이은 사기 피해로 삶이 무너진 그는 극심한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에 시달렸다. 사람만 봐도 긴장이 와 “경기”를 일으킬 정도였고, 5~6년 동안 외부와 단절된 채 집 안에만 머물렀다.



그 시기 91세였던 지영옥의 어머니는 치매 진단을 받아 요양원에 모셔졌다. 지영옥은 “엄마가 아프기 전까지 밥, 빨래, 청소를 다 해주셨다”며 “사실 기댈 곳이 없었는데 엄마가 집을 팔아 빚을 갚아주고 작은 집을 마련해 함께 살았다”고 말했다.

그는 방송에서 “엄마에게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은데 지금은 그 말을 알아듣지 못하신다. 그게 너무 가슴 아프다”며 눈물을 보였다.

현재 지영옥은 현재 시골에서 농사를 배우며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지인이 빌려준 땅에 약 3,000만 원을 들여 이동식 목조 주택을 짓고 살고 있으며, 언젠가 어머니를 이곳으로 모셔 함께 지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사진출처=MBN ‘특종세상’


이슬비 동아닷컴 기자 misty8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