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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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 이승미 기자] 서늘하고도 강렬하다. 김혜윤과 이종원이 8일 금기의 저수지에서 벌어지는 탈출 불가의 공포를 담은 영화 ‘살목지’로 관객들을 수면 아래로 초대한다. 로드뷰에 찍힌 정체불명의 형체를 포착하기 위해 저수지로 향한 촬영 팀이 기이한 사건에 휘말리는 과정을 담아낸 ‘살목지’에서 두 배우는 극한의 공포 속에서 점차 잠식돼 가는 인간의 얼굴을 대변한다.

공포의 아비규환 속에서 두 사람은 각기 다른 결의 에너지를 뿜어내며 극의 중심을 잡았다. 직접 본 것만 믿는 냉철한 PD 수인 역의 김혜윤은 이성이 처참히 무너져 내리는 찰나를 밀도 높게 그려냈고, 수인을 구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기태 역의 이종원은 고난도 수중 촬영까지 직접 소화하는 열연으로 스크린 첫 주연 신고식을 제대로 치렀다.

O“가위 잘 눌리고 겁 많은 내가 호러로 스크린 데뷔”

이종원은 자신의 첫 장편 영화 ‘살목지’로 일찌감치 “예매율 1위”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인터뷰 시작부터 “너무 기쁘다”며 벅찬 마음을 전한 그는 “우리 영화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 있다. 관객들도 분명 만족하실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사실 제가 겁이 정말 많아서 평소엔 공포물을 잘 못 봐요. 그런데 ‘살목지’는 그런 저조차도 포기할 수 없을 만큼 대본이 정말 재미있었어요. 출연을 결정한 뒤에는 억지로 공포 영화를 찾아보며 단련하기도 했죠.”

호기롭게 출연을 결정했지만, 촬영 기간 동안 ‘가위에 눌리지는 않을까’하는 걱정도 컸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어릴 때부터 자주 가위에 눌렸다고 한 그는 “그래도 기가 약한 남자는 아니다, 오해는 말라”며 유쾌하게 웃었다.

“현장에서 몇몇 배우들은 꼬마 귀신을 실제로 목격했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직접 보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에요. 걱정과 달리 촬영하면서 가위에 눌리진 않았어요.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 연기에 집중하느라 그럴 여유도 없었죠.”

극 중 기태는 위험에 빠진 수인을 구하기 위해 망설임 없이 물속으로 뛰어드는 인물이다. 이종원은 이 ‘직진하는 마음’을 리얼하게 담아내기 위해 생애 첫 수중 촬영이라는 큰 벽을 넘어야 했다.

“원래 수영을 전혀 못 했어요. 하지만 대역이 아닌, 제가 직접 연기해야 진실된 감정이 담길 것 같았어요. 촬영 전부터 꾸준히 훈련한 덕분에 지금은 수영을 꽤 잘하게 됐지요. 수인을 구하려는 기태의 간절함이 잘 표현된 것 같아 만족스러워요. 공포물 안에서 저 혼자 절절한 로맨스를 한 느낌이에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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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디 어워즈 MC, 두려움 앞선 도전 욕구”

이종원은 이번 작품을 통해 장르적 재미를 넘어 ‘사람 냄새’ 나는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 평소 롤모델로 꼽는 박정민처럼, 생활감이 묻어나는 연기를 지향한다고 했다.

“연기가 아닌 그 상황에 놓인 실제 사람처럼 보이길 바랐어요. 함께 연기한 (김)혜윤 배우의 도움도 컸고요. 귀여운 강아지처럼 밝고 살갑게 다가와줘서, 극중 전 남자친구와 전 여자친구라는 미묘한 관계도 자연스럽게 만들어질 수 있었어요.”

공포물을 첫 영화로 택한 것처럼 도전을 즐긴다는 그에게 2년째 메인 진행자로 활약 중인 ‘디 어워즈’ 무대 역시 “도전의 일환”이었다고 했다. 두려움 앞에서 물러나기보다 특유의 ‘직진 본능’으로 만나게 된 소중한 무대라고 했다.

“그렇게 큰 무대에서 진행을 맡는 게 겁나기도 했지만, ‘지금 아니면 언제 이런 경험을 해보겠나’라는 생각이 더 컸어요. 제 영역이 마인드맵처럼 확장되는 기회라고 느꼈죠. 전 언제나 끌리는 일에는 일단 ‘고!’하는 편이에요.”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