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벌리힐스=AP/뉴시스] 가수이자 작곡가 이재(EJAE, 가운데)가 11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스의 베벌리 힐튼에서 열린 제83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주제가 ‘골든’으로 최우수 주제가상을 받은 후 기자실에서 오드리 누나(왼쪽), 레이 아미와 함께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6.01.12.

[베벌리힐스=AP/뉴시스] 가수이자 작곡가 이재(EJAE, 가운데)가 11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스의 베벌리 힐튼에서 열린 제83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주제가 ‘골든’으로 최우수 주제가상을 받은 후 기자실에서 오드리 누나(왼쪽), 레이 아미와 함께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6.01.12.


[스포츠동아 이승미 기자]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를 대하는 영국 아카데미의 ‘이중적 태도’가 글로벌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후보 자격을 박탈했던 시상식 측이 정작 흥행을 위해 강력한 화제성을 지닌 ‘케데헌’의 주역들을 ‘공연자’로 초청했다.

4일 버라이어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제79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BAFTA) 위원회는 ‘케데헌’ 속 걸그룹 헌트릭스의 가창을 맡은 가수 이재, 오드리 누나, 레이 아미를 공식 초청했다. 이들은 22일 열리는 시상식 무대에서 세계를 강타한 ‘골든’의 라이브 공연을 선보인다.

이번 섭외는 BAFTA가 ‘케데헌’에 대해 ‘후보 자격 미달’이라는 최종 판정을 내린 직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더욱 이목을 끈다. BAFTA는 ‘영국 내 최소 7일간 10회 이상 상업 상영’이라는 극장 개봉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케데헌’을 심사 대상에서 배제했다.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키며 올해 가장 강력한 수상 후보로 거론되던 작품이 보수적인 규정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탈락한 셈이다.

BAFTA의 집행 이사 엠마 베어는 ‘케데헌’을 축하 무대에 세운 배경에 대해 “지난해 전 세계 모든 연령대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경이로운 영향력을 보여준 작품”이라며 “실제 주인공들이 전해줄 케이팝의 에너지가 시상식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할 것”이라고 밝혔다. 후보 자격은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작품의 ‘영향력과 에너지’는 시상식 홍보에 적극 활용하겠다는 모순된 속내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시상식 측의 이중적 태도에도 ‘케데헌’ 측은 “BAFTA 무대에서 공연하게 된 것은 상상도 못 했던 ‘황금빛 순간’(골든 모먼트)”이라며 후보 여부와 관계없이 기쁜 마음으로 무대에 서겠다는 성숙한 입장을 전했다.

글로벌 팬들 사이에서는 “작품은 규정을 이유로 배제하면서 대중적 인기는 시상식 흥행을 위해 이용한다”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케데헌’이 제외된 올해 BAFTA 최우수 장편 애니메이션 부문에는 디즈니·픽사의 ‘엘리오’, 디즈니의 ‘주토피아 2’, 프랑스 애니메이션 ‘리틀 아멜리’ 등 단 3편 만이 후보에 올라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BAFTA의 외면에도 불구하고 ‘케데헌’은 최종 목표인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을 향해 순항 중이다.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와 골든글로브에서 수상한 데 이어 그래미 어워즈에서는 ‘골든’으로 케이팝 최초 트로피(베스트 송 리튼 포 비주얼 미디어상)를 안아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