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지. 사진제공 | JYP 엔터테인먼트

있지. 사진제공 | JYP 엔터테인먼트


[스포츠동아 장은지 기자] ‘역주행’이 케이(K)팝의 ‘뉴 노멀’로 자리 잡는 인상이다.

아일릿, 베이비몬스터부터 있지, 엔플라잉 등이 과거 곡들로 차트를 역행하며 TV 음악 방송에도 ‘강제 소환’되는 사례가 잇따른다. 일명 역주행 곡의 탄생 주기 또한 확연하게 짧아지면서 이제는 ‘하나의 이변’ 아닌 ‘새로운 흥행 경로’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상반기에만 있지와 엔플라잉이 역주행 신드롬의 주인공이 됐다. 있지의 ‘댓츠 어 노노’(That’s a No No)와 엔플라잉의 ‘플래시백’(Flashback)은 발표된 지 5~6년이 경과된 곡들.

최근 역주행에 성공한 노래들 상당수가 SNS를 매개로 한 ‘안무 챌린지의 수혜’를 입은 것과도 확연한 차이가 있다. 기승전결이 뚜렷한 멜로디 전개라는 ‘익숙한 문법에서 오는 쾌감’이 역주행을 몰고온 동력으로 꼽힌다.

엔플라잉. 사진제공 | FNC 엔터테인먼트

엔플라잉. 사진제공 | FNC 엔터테인먼트

최근 케이팝에서는 후렴구에서 의도적으로 힘을 빼거나, 루프(반복 음) 구성을 통해 곡 전개를 ‘파편화’하는 것이 트렌디하게 여겨지고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있지의 ‘댓츠 어 노노’나 엔플라잉의 ‘플래시백’은 예측 가능한 빌드업을 통해 적재적소에서 폭발적인 에너지를 터뜨리며 기성 세대의 ‘정서적 갈증’을 해소하고 있다.

이와 맞물려 일각에서는 “케이팝 팬덤의 다각화”를 꼽고는 “히트곡의 층위에도 일종의 ‘세대 차’가 작동하는 느낌”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케이팝 팬덤의 ‘세대 차’는 음악을 소비하는 방식에서도 차이가 뚜렷하다. 기성 세대가 된 MZ 세대가 인기 차트를 중심으로 노래를 접해왔다면, 보다 어린 잘파 세대는 쇼츠(짧은 영상) 등 SNS를 통해 일명 ‘필승 구간’이라고 불리는 후렴구 위주로 음악을 접하는 경향이 짙다.

과거 음악적 완결성이 높은 곡들이 과거 인기를 끈 반면, 요즘에는 ‘단숨에’ 흥얼거릴 수 있는 핵심 구간이 흥행에 결정적 역할을 미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역주행 흐름에 대해 앞으로도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음악 역시 여느 예술과 마찬가지로 ‘시차’가 존재한다”며 “케이팝에서 새로운 경향이 끊임없이 ‘개척’되고 있는 것과 같이, 오래된 좋은 것들 또한 꾸준한 ‘발굴’이 계속 될 듯하다”고 말했다.


장은지 기자 eun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