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핵심 산업 가운데 하나 케이(K)팝 또한 직면한 ‘지속 가능성’에 대한 해답이 여기 있다. 동방신기다.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대한민국 핵심 산업 가운데 하나 케이(K)팝 또한 직면한 ‘지속 가능성’에 대한 해답이 여기 있다. 동방신기다.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스포츠동아|허민녕 기자]

‘내 청춘의 우상이 이젠 우리 가족의 축제로.’

장모와 대형 응원 타월을 들고 잰걸음으로 공연장으로 향하는 사위, 9살 딸을 가리키며 “이 아이 태교가 동방신기 노래였다”고 미소 지은 39세 어머니. 3살 연하 남편을 “입덕시켰다”고 뿌듯해한 서른살 아내. 동방신기의 일본 데뷔 20주년을 기념해 요코하마 닛산 스타디움에서 열린 공연은 거대한 ‘가족 축제’를 방불케 했다.

취향도 ‘대물림’이 된다. 25~26일 이틀간 일본 공연 문화의 ‘궁극’ 닛산 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관객층은 케이(K)팝이 어떻게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지고 있는지를 드러낸 신선한 풍경, 그 자체였다. 동방신기가 팬덤과 함께 이룬 이 같은 현상은, 대한민국 핵심 산업의 한축으로 케이팝이 직면한 ‘지속 가능성’과도 맞물려 있다.

여동생, 딸과 동행한 하루카씨(39)는 “20년째 동방신기를 좋아하고 있다. 9살된 딸의 ‘태교’도 동방신기 노래로 했다”며 웃어 보였다. 태어나기 전부터 동방신기의 음악을 들었던 사라양는 어머니가 꼽은 ‘라이징선’과 달리 “자신의 최애곡은 ‘리부트’”라며 태교가 전부는 아닌 후천적 취향임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동방신기의 일본 데뷔 20주년 기념 공연에는 세대를 아우르는 현지 팬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어머니와 딸, 이모가 동행하거나(왼쪽), 사위와 장모, 어머니와 아들 등 등 온 가족이 총출동한(오른쪽) ‘가족 단위 팬들’이 대거 포착됐다. 허민녕 기자 mignon@donga.com

동방신기의 일본 데뷔 20주년 기념 공연에는 세대를 아우르는 현지 팬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어머니와 딸, 이모가 동행하거나(왼쪽), 사위와 장모, 어머니와 아들 등 등 온 가족이 총출동한(오른쪽) ‘가족 단위 팬들’이 대거 포착됐다. 허민녕 기자 mignon@donga.com


가족 내 ‘팬심의 전이’는 다른 형태로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50대 장모와 동방신기란 ‘공통분모’를 지닌 30대 사위 쇼타로 씨, 아내의 16년 팬심을 응원하기 위해 “동방신기를 열공”하고 왔다는 남편 아유무 씨(27)의 사례는, 동방신기가 일본 내에서 단순 아이돌을 넘어 ‘하나의 가족 문화’로 자리 잡았음을 실감하게 했다.

50대 어머니와 동행한 레이치 씨(30)는 “어머니를 통해 접하게 된 동방신기는 추억이자 여전한 최애”라고 한 한편 “한국도 마찬가지 아닌가, 어머니와 함께 대중 음악 공연을 관람하기는 일본에서도 극히 드문 일”이라고 했다.

이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요즘 세대의 표현을 빌려 ‘탈덕 없는 사랑’의 이유는 명확했다.

나고야에서 온 50대 에미 씨는 “해마다 진일보하려는 동방신기의 열정과 노력에 감동한다”고 했고, 친구 히로코 씨는 “14년 넘게 팬클럽 활동을 했다”고 자신을 자랑스럽게 소개하며 “아무 공연이라도 찾아보길 바란다, 매 순간 모든 것을 걸고 있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동방신기는 25~26일 이틀에 걸쳐 단일 수용 규모 6만석 이상을 자랑하는 요코하마 닛산 스타디움에서 일본 데뷔 20주년 기념 공연 ‘레드오션’을 열었다. 이번 콘서트를 찾은 관객수는 ‘13만여 명’에 달했다. ‘레드오션’(Red Ocean)은 동방신기의 일본 팬덤 비기스트 사이에서 T자 형상의 붉은색 응원봉이 이루는 광경을 상징하는 용어로 쓰이고 있다.



도쿄|허민녕 기자 mign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