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호 대장, 물 보충 없이 700km “마치 지옥 같았다”

입력 2014-05-14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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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스포츠 챌린지팀의 남영호 대장이 이끈 원정대가 세계 최초로 호주 그레이트 샌디와 깁슨 사막을 자전거로 횡단하는데 성공했다. 4월20일 호주 엘리스 스프링스를 출발한 지 22일 만의 쾌거다. 남영호 대장, 라이안 코프, 제이슨 리차드 스미스(왼쪽부터). 사진제공|코오롱스포츠

■ 남영호 대장, 세계 최초로 그레이트 샌디·깁슨 사막 ‘무동력·무지원’ 횡단

22일 걸쳐 1680km 자전거 횡단
사전조사 불구 우물 없는 곳 많아
온전히 자전거에 실은 물로 버텨

“사막은 엄청난 매력을 지닌 장소
10대 사막 두 다리로 건너는게 꿈”


코오롱스포츠 챌린지팀의 탐험가 남영호(37) 대장이 호주 그레이트 샌디와 깁슨 사막을 팻바이크(설원 및 사막용 자전거)를 이용해 무동력 횡단에 성공했다. 이번 원정에는 제이슨 리차드 스미스(35·미국)와 라이안 코프(28·호주) 대원이 남 대장과 함께 했다. 남 대장의 원정대는 4월20일 호주 중심부 지역인 엘리스 스프링스를 출발해 22일 만인 5월11일 오전 11시(현지시각) 서부 해안의 80마일 비치에 도착했다. 1680km에 걸친 그레이트 샌디와 깁슨 사막을 무동력, 무지원으로 횡단했다. 무동력, 무지원 횡단은 세계 최초다. 서호주 지역에 위치한 그레이트 샌디와 깁슨 사막은 그레이트 빅토리아와 함께 호주 3대 사막으로 꼽힌다. 대부분 모래언덕으로 되어 있다. 그레이트 샌디 사막은 사하라 사막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사막이다.


● 지구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그러나 물이 없는 지옥이었다

횡단에 성공한 남 대장은 “세 명 모두 횡단에 성공해 기쁘다. 또 하나의 기록을 추가했다는 것보다 불가능해 보이는 일에 도전할 수 있었고, 함께 이루어냈다는데 의미를 두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남 대장은 이어 “그레이트 샌디 사막은 2013년 미국 NASA가 발표한 ‘우주에서 찍은 가장 멋진 지구사진’에 꼽혔다. 수많은 모래언덕(사구)이 형성되어 있어 장관을 이루지만 무동력으로 탐험하기는 만만한 지역이 아니다”라며 “낯선 오지를 횡단하는 것도 모험이지만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함께 팀을 이루어 도전한 것도 색다른 모험이었다”고 덧붙였다.

도전대상이 사막이다 보니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물이었다. 지원팀이 없는 원정이기 때문에 원정대는 온전히 자전거에 싣고 가는 물로 버텨야 했다. 사전에 위치를 파악해 놓은 우물, 비상용 물탱크가 막상 가 보니 존재하지 않는 곳이 많아 허탈감에 빠지기도 했다. 남 대장은 “특히 마지막 그레이트 샌디 사막구간 700km는 마을이나 물을 구할 수 있는 장소가 없었다. 이번 원정 중 가장 힘들었던 구간”이라고 설명했다.

남영호 대장



● 세계 10대 사막을 두 다리로 건넌 최초의 인간이 되고 싶다

남 대장은 고산이 아닌 사막이 ‘전공’인 탐험가다. 광활한 사막을 걸어서 횡단하는 것이 주특기다. 타클라마칸(2009), 고비(2011), 그레이트 빅토리아(2012), 아라비안 엠티쿼터, 그레이트 베이슨(이상 2013)을 횡단했다. 이번 원정까지 총 6번 사막을 건넜다. 남 대장의 목표는 인류 최초로 세계 10대 사막을 무동력 횡단하는 것이다.

남 대장은 2013년 스포츠동아와 인터뷰에서 ‘사막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현대 탐험에서 산은 더 이상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고 판단했다”라고 밝혔다. 개척이 덜 된 곳에서 자신만의 탐험 스타일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는 것. 그런 점에서 사막을, 그것도 두 다리만을 의지해 건너는 모험은 그에게 더 없이 적합한 선택이었다. 남 대장은 “사막이야말로 엄청난 매력을 지닌 장소”라며 “역사, 문화, 지리적으로 어마어마한 이야깃거리가 숨겨져 있는 곳이 사막”이라고 했다.

남 대장은 2013년부터 코오롱스포츠 챌린지팀 소속으로 활동 중이다. 코오롱스포츠는 남 대장의 영입을 통해 그 동안 등산, 스포츠클라이밍에 집중했던 아웃도어 후원사업의 영역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남영호 대장은? 1977년 강원도 영월 태생 / 중앙대학교 사진학과 졸업 후 산악전문지 사진기자로 근무 / 2006년 유라시아대륙을 자전거로 횡단하며 탐험가의 길 시작 / 2009년 세계 최초 타클라마칸 사막 도보종단 / 세계 10대 사막 무동력 횡단 목표를 향해 도전 중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anbi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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