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진-황승호-김형완-정재원(왼쪽부터).
경륜 황제 정종진과 한솥밥 먹었던
계양 황승호·김형완·정재원 등 주축
인치환·공태민 등 양주팀 주력 가세
평균 33세·신구 조화·결속력 강점
올해 7월 탄생한 경륜 신생팀 김포팀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7월 3일 공식 출범한 김포팀은 ‘경륜 황제’ 정종진(20기)을 중심으로 계양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황승호(19기), 김형완(17기), 정재원(19기) 등이 주축이다. 여기에 양주팀 에이스 인치환(17기), 정정교(21기)와 차세대 수도권 기대주인 공태민(24기)까지 가세했다.
김포팀의 선수구성은 꽤 파격적이다. 양주팀 간판선수들이 대거 이적하면서 사실상 수도권을 대표하는 두 팀이 합친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계양팀은 주전들의 노쇠화에 유독 마크형 선수들이 몰린 것이 흠으로 지적됐다. 이웃이자 라이벌인 동서울팀과 달리 젊은 선수의 유입도 최근 2년간 거의 이뤄지지 못했다. 반대로 양주팀은 자력승부형이 많고 24기 공태민이 돌격대 역할도 가능하나 정신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리더의 부재와 체계적인 관리 등에서 아쉬웠다. 계양 양주, 두 팀의 만남을 통해 장점은 극대화하고 약점은 보완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었다. 여기에 문희덕(13기), 원신재(18기), 엄희태(23기), 왕지현(24기), 최석윤(24기)까지 가세해 짜임새를 더했다.
김포팀의 강점은 평균 연령 33세로 비교적 젊고, 전성기의 고참과 뒤를 받쳐주는 신예들이 조화를 이뤘다는 점이다. 또한 ‘마음이 맞는 선수들이 뭉쳤다’라고 표현할 만큼 결속력, 조직력 등도 그 어느 팀에게 뒤질게 없다는 평가다. 역대 수도권 최강자들이 모두 새로운 팀을 창단했다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조호성(11기)은 초대 경륜황제인 엄인영(4기)이 있던 팔당팀에서 하남팀으로 분가하면서 자신의 아성을 쌓았다. 정종진 역시 이번 김포팀을 통해 뜻을 제대로 펼칠 수 있는 새로운 기반을 갖추었다. 이는 경상권 연대를 비롯해 연합 세력인 충청권, 동서울팀에게도 압박을 주기 충분하다.
베테랑과 신예가 조화를 이룬 효과도 금방 나타났다. 공태민은 지난주 금요 특선급에서 강력한 입상후보인 최래선(22기), 정재완(18기)을 따돌리며 2위를 기록했다. 200미터 기록이 무려 10.94초. 경륜에서 자력으로 10초대를 기록할 경우 특급 선수로 평가받는다. 공태민은 데뷔 후 처음으로 10초대를 기록해 의미가 컸다.
엄희태 역시 김포팀에 합류 후 창원에서 첫 입상(2위)했고, 지난주 광명에서 데뷔 첫 승을 기록하며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우수급에서 존재감이 크지 않았던 왕지현을 비롯해 원신재, 엄정일(19기), 선발급의 강병석(23기) 역시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예상지 ‘최강경륜’의 박창현 발행인은 “신생팀이 초기에는 대부분 훈련에 적극적이라 성적에서도 반짝 실적을 거두기 마련이지만, 김포팀은 워낙 구성원들의 면면이 뛰어나고 짜임새가 있어 롱런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