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킬러 본색’ 번뜩였는데…측면 불안이 야기한 무승부 [콜롬비아전 현장 Q&A]

입력 2023-03-25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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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스포츠동아DB

북중미 3개국(미국·멕시코·캐나다)에서 개최될 2026년 월드컵을 향하는 한국축구가 아쉬운 무승부로 첫 걸음을 뗐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독일)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24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남미 강호’ 콜롬비아와의 친선경기에서 2-2로 비겼다. 대표팀에 전임 감독 제도가 정착한 1997년 이후 지휘봉을 잡은 8번째 외국인 사령탑인 클리스만 감독이 데뷔전을 치른 가운데 양국간 상대전적은 4승3무1패가 됐다.

대표팀은 25일 같은 장소에서 선별된 팬들을 대상으로 회복훈련을 겸한 오픈 트레이닝을 하고,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로 복귀해 하루 외박을 갖는다. 이어 26일 오후 2시 복귀 후 우루과이와의 3월 2번째 친선경기(28일 오후 8시·서울월드컵경기장)를 대비한다.

Q=조규성(전북 현대)이 ‘클린스만호’ 데뷔전 선발로 나섰다.
A=대표팀은 3월 A매치 2연전을 위해 3명의 스트라이커를 뽑았는데, 조규성에게 먼저 선발 기회가 주어졌고 황의조(FC서울)와 오현규(셀틱)는 벤치 출발했다. 2022카타르월드컵에서 한국의 16강을 지휘한 파울루 벤투 전 감독(포르투갈)은 대개 2명의 정통 골잡이만 뽑거나 간간히 2선 배치가 가능한 멀티 공격수를 1명 정도 포워드(FW)로 포지션을 구분하는 정도였으나 과거 세계적인 공격수로 명성을 떨친 클린스만 감독은 애초에 3명을 선택했다.
특히 국제축구연맹(FIFA) 기술연구그룹(TSG) 위원으로 카타르월드컵을 지켜본 클린스만 감독은 ‘정통 9번’을 강조했고 당시 가나와의 대회 조별리그 H조 2차전(2-3 한국 패)에서 한국축구 사상 월드컵 단일경기 첫 멀티 골을 달성한 등번호 9번 조규성을 자신의 데뷔전 원톱으로 투입해 60분을 맡겼다. 오현규는 후반 15분 교체 투입돼 지난해 11월 아이슬란드 평가전 이후 2번째 A매치를 소화했다.


Q=공격 2선 중앙에서 시작한 손흥민(토트넘)이 빠른 득점에 성공했다.
A=대표팀은 ‘벤투호’가 주로 활용한 4-2-3-1 포메이션을 내세웠지만 변화가 있었다. 주로 왼쪽 윙 포워드로 나선 주장 손흥민이 2선 공격수로 조규성의 뒤를 받쳤다. 기존 손흥민의 자리는 1999년생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이 채웠고, 오른쪽 윙 포워드에 이재성(마인츠)이 위치했다. 특히 1999년생 정우영은 ‘벤투호’에서 한창 주가를 높였으나 선발 출격했던 월드컵 가나전에서 실망스런 경기력으로 전반전만 뛰고 교체 아웃됐다. 대표팀은 1989년생 베테랑 정우영(알사드)과 황인범(올림피아코스)에게 중원을 맡겨 모처럼 ‘투(2)우영’이 가동됐다.
전략은 전반 10분 만에 결실을 맺었다. 조규성과 이재성이 저돌적 움직임과 전방 압박으로 상대 수비진을 오른쪽 측면으로 몰아넣은 사이 패스 미스를 유도했고 볼을 가로챈 손흥민이 골키퍼가 이탈한 텅 빈 콜롬비아 골문에 꽂아 넣었다. 영점을 맞춘 그는 전반 추가시간에도 날카로운 오른발 프리킥으로 멀티 골을 완성했다.

Q=상대의 거친 플레이가 많았고, 후반 초반 수비진이 와해됐는데.

A=콜롬비아의 과한 허슬 플레이가 불을 지폈다. 한국의 빠르고 시원한 전진 패스와 강한 압박에 시달린 상대 선수들은 분을 못이긴 듯 발을 높이 든 채 태클을 가하고, 공중 볼을 다툴 때 무릎으로 신체를 가격하는 비신사적 행위를 자주 범했다. 이 과정에서 왼쪽 풀백 김진수(전북)가 허리 부상을 입고 들것에 실려 나온 뒤 의무 스태프에게 업혀 경기장을 이탈했다. 그 후에도 거듭 위험하고 무리한 플레이를 일삼아 양 팀간 물리적 충돌을 야기했고 3만5000여 홈 관중의 거센 야유를 받았다.
주전 풀백의 이탈은 후반 초반 왼 측면 수비붕괴로 이어졌다. 2-0으로 앞서던 후반 2분 우리 문전 왼쪽에서 김민재(나폴리)가 몸싸움에 밀려 내준 볼이 만회골로 이어졌고, 4분여 뒤에는 중원에서 볼을 빼앗긴 뒤 왼 측면 배후 공간을 노출해 동점골을 허용했다. 김진수를 대신한 이기제(수원 삼성)는 오버래핑은 나쁘지 않았으나 수비 전환이 늦어 불안감을 자주 노출했다.


Q=이강인(마요르카) 교체 효과가 크지 않았다.
A=스코어 2-2에서 흐름을 바꾸기 위해 한국 벤치가 후반 초반부터 교체카드를 뺐다. 지친 측면부터 먼저 변화를 줬다. 1999년생 정우영, 이재성을 각각 이강인과 나상호(서울)로 바꿨고, 1989년생 정우영 대신 손준호(산둥 타이샨)가 나섰다. 그러나 기대했던 영향은 크지 않았다. 빠르게 동점을 만든 콜롬비아의 개인기가 오히려 번뜩일 때가 많았다. 반면 한국은 전반전보다 과감성과 기동력이 확연히 떨어져 보였고, 볼을 향한 집념에서도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울산 | 남장현 기자 yoshik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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