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선언’ 감독 “착해 보이는 임시완, 테러범 연기 궁금” (종합)[DA:인터뷰]
영화 ‘비상선언’으로 여름 극장가에 뛰어든 한재림 감독이 개봉 당일 떨리는 소감을 밝혔다.
한 감독은 3일 오후 진행된 영화 ‘비상선언’ 화상 인터뷰에서 “몇 년 만에 개봉하게 됐다”며 “지난해 칸 영화제에서 관객들에게 선보이고 나서 리뷰도 듣고 이야기도 들었던 터라 마치 또 한 번 개봉하는 느낌도 드는데 한국 관객들을 만난다니 굉장히 설레고 떨리기도 한다”고 개봉 소감을 전했다.
‘비상선언’은 사상 초유의 항공테러로 무조건적 착륙을 선포한 비행기와 재난에 맞서는 사람들의 이야기. 한 감독은 “재난 상황 속에서 힘을 합치면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을 말하고 싶었다”고 작품의 의도를 설명했다.
‘비상선언’은 송강호를 비롯해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김소진, 박해준 등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한다. 특히 송강호와는 ‘우아한 세계’와 ‘관상’에 이어 세 번째로 호흡을 맞췄다. 한 감독은 “시나리오 단계부터 ‘(송)강호 선배가 안 하면 이 작품 안 해야지’ 생각했다. 선배가 연기한 인호 역할이 되게 단순하지만 단순하게 표현하면 안 되는 인물이라 굉장히 연기하기 어렵다. 어쩌면 평범한 플롯을 가는 인물인데 짧은 러닝타임에서 (배우가) 얼마나 호소력 있게 그리느냐에 따라 전체적인 이야기의 균형이 잡힌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송강호와의 호흡에 “되게 익숙했고 내가 많이 의지도 했다. 배우로서 최고의 연기를 보여주기도 했지만 나에게는 선배고, 어른이고, 심적으로 기댈 수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임시완 또한 내로라하는 선배들 사이에서 최악의 테러범 진석 역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한 감독은 “드라마 ‘미생’을 굉장히 재밌게 봤고 한동안 빠져 봤다. 임시완이 연기한 장그래를 보고 올바르고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비상선언’의 진석은 사이코패스 범죄자인데 아무렇지도 않아 보이고 착해 보이는 사람이 연기하면 어떻게 될까 생각에 임시완을 캐스팅했다”며 “임시완에게 ‘범죄자라고 생각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있는 그대로 연기해달라’고 했다. 과장하거나 힘을 주지 않고 편안하게 일상적인 대사처럼 연기하면 상황이 만들어줄 거라고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비상선언’은 한국에서는 낯선 항공 재난 영화라는 점에서 호불호가 벌써 갈리고 있다. 한 감독은 반응이 엇갈리는 것에 대해 “내 생각과 다른 의견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피드백이 있었는데 내 의도를 완벽하게 이해한 분도 있었고 왜 이렇게 생각하시지 싶은 분도 있었다”고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예를 들면 코로나에 걸린 후에도 밥 먹으러 다니는 분이 있고 걸린 것 같다는 불안감만으로도 식당도 안 가고 집에서 라면으로 때우는 사람도 있지 않나. ‘비상선언’에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는 인물의 군상이 나온다. 그런 인물들이 영화에서 이해됐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 ‘왜 저렇게 행동하지’가 아니라 ‘저렇게 행동할 수 있다’는 생각을 관객들이 가졌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비상선언’은 오늘(3일) 개봉한 가운데 예매율 1위와 더불어 전날 사전 예매량 20만장을 돌파했다. 이같은 기록은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중 1260만 관객을 기록한 ‘범죄도시2’와 ‘한산: 용의 출현’에 이어 세 번째다. 한 감독은 예매율 1위와 관련해 “배우들에 대한 기대감이 아닐까 싶다”며 “나 또한 궁금하고 초조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고백했다.
한 감독은 “시나리오를 쓰고 촬영할 때만 해도 코로나 시국이 올지 전혀 몰랐다. 우리 영화가 시기적으로 (코로나 시국과) 비슷한 갈등을 담고 있다. 관객들에게 어떻게 보여질 지 잘 모르겠다”며 “흥행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겠고 예측이 어렵다. 나도 많이 떨리고 설렌다. 다만 많은 관객분들이 우리 영화의 의도를 즐겁게 받아들여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2013년 ‘관상’으로 913만명을 동원했던 한재림 감독이 박 터지는 여름 대전 속에서 ‘비상선언’으로 ‘천만 감독’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영화 ‘비상선언’으로 여름 극장가에 뛰어든 한재림 감독이 개봉 당일 떨리는 소감을 밝혔다.
한 감독은 3일 오후 진행된 영화 ‘비상선언’ 화상 인터뷰에서 “몇 년 만에 개봉하게 됐다”며 “지난해 칸 영화제에서 관객들에게 선보이고 나서 리뷰도 듣고 이야기도 들었던 터라 마치 또 한 번 개봉하는 느낌도 드는데 한국 관객들을 만난다니 굉장히 설레고 떨리기도 한다”고 개봉 소감을 전했다.
‘비상선언’은 사상 초유의 항공테러로 무조건적 착륙을 선포한 비행기와 재난에 맞서는 사람들의 이야기. 한 감독은 “재난 상황 속에서 힘을 합치면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을 말하고 싶었다”고 작품의 의도를 설명했다.
‘비상선언’은 송강호를 비롯해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김소진, 박해준 등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한다. 특히 송강호와는 ‘우아한 세계’와 ‘관상’에 이어 세 번째로 호흡을 맞췄다. 한 감독은 “시나리오 단계부터 ‘(송)강호 선배가 안 하면 이 작품 안 해야지’ 생각했다. 선배가 연기한 인호 역할이 되게 단순하지만 단순하게 표현하면 안 되는 인물이라 굉장히 연기하기 어렵다. 어쩌면 평범한 플롯을 가는 인물인데 짧은 러닝타임에서 (배우가) 얼마나 호소력 있게 그리느냐에 따라 전체적인 이야기의 균형이 잡힌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송강호와의 호흡에 “되게 익숙했고 내가 많이 의지도 했다. 배우로서 최고의 연기를 보여주기도 했지만 나에게는 선배고, 어른이고, 심적으로 기댈 수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임시완 또한 내로라하는 선배들 사이에서 최악의 테러범 진석 역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한 감독은 “드라마 ‘미생’을 굉장히 재밌게 봤고 한동안 빠져 봤다. 임시완이 연기한 장그래를 보고 올바르고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비상선언’의 진석은 사이코패스 범죄자인데 아무렇지도 않아 보이고 착해 보이는 사람이 연기하면 어떻게 될까 생각에 임시완을 캐스팅했다”며 “임시완에게 ‘범죄자라고 생각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있는 그대로 연기해달라’고 했다. 과장하거나 힘을 주지 않고 편안하게 일상적인 대사처럼 연기하면 상황이 만들어줄 거라고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비상선언’은 한국에서는 낯선 항공 재난 영화라는 점에서 호불호가 벌써 갈리고 있다. 한 감독은 반응이 엇갈리는 것에 대해 “내 생각과 다른 의견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피드백이 있었는데 내 의도를 완벽하게 이해한 분도 있었고 왜 이렇게 생각하시지 싶은 분도 있었다”고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예를 들면 코로나에 걸린 후에도 밥 먹으러 다니는 분이 있고 걸린 것 같다는 불안감만으로도 식당도 안 가고 집에서 라면으로 때우는 사람도 있지 않나. ‘비상선언’에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는 인물의 군상이 나온다. 그런 인물들이 영화에서 이해됐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 ‘왜 저렇게 행동하지’가 아니라 ‘저렇게 행동할 수 있다’는 생각을 관객들이 가졌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비상선언’은 오늘(3일) 개봉한 가운데 예매율 1위와 더불어 전날 사전 예매량 20만장을 돌파했다. 이같은 기록은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중 1260만 관객을 기록한 ‘범죄도시2’와 ‘한산: 용의 출현’에 이어 세 번째다. 한 감독은 예매율 1위와 관련해 “배우들에 대한 기대감이 아닐까 싶다”며 “나 또한 궁금하고 초조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고백했다.
한 감독은 “시나리오를 쓰고 촬영할 때만 해도 코로나 시국이 올지 전혀 몰랐다. 우리 영화가 시기적으로 (코로나 시국과) 비슷한 갈등을 담고 있다. 관객들에게 어떻게 보여질 지 잘 모르겠다”며 “흥행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겠고 예측이 어렵다. 나도 많이 떨리고 설렌다. 다만 많은 관객분들이 우리 영화의 의도를 즐겁게 받아들여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2013년 ‘관상’으로 913만명을 동원했던 한재림 감독이 박 터지는 여름 대전 속에서 ‘비상선언’으로 ‘천만 감독’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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