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승연애3’ PD “정규민·성해은 서사, 시즌3엔 없다…커플 사연 다양화” (종합)[DA:인터뷰]

입력 2023-12-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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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열 연애 리얼리티’란다. 수려한 출연자들이 시도 때도 없이 후회와 미련, 분노로 눈물샘이 마르지 않는다. 보는 사람들은 ‘과몰입’이다. 망부석처럼 앉은 자리에서 영화 러닝 타임과 맞먹는 분량을 그 자리에서 소화한다. 끊김은 용납 불가라고. 바로 티빙 오리지널 예능 ‘환승연애’다.

‘환승연애’는 다양한 이유로 이별한 커플들이 한 집에 모여 지나간 연애를 되짚고 새로운 인연을 마주하며 자신만의 사랑을 찾아가는 연애 리얼리티다. 2023년 끝자락 시즌3로 돌아온다. 특히 이번 시즌 가장 큰 변화는 제작진이다. 시즌 1, 2를 이끈 이진주 PD가 CJ ENM에서 JTBC로 이적하면서 김인하 PD가 새롭게 프로그램 연출자로 투입됐다. 이미 ‘핑크 라이’를 통해 연애 리얼리티 연출 경험을 보유한 김인하 PD는 ‘환승연애3’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힘들 거로 예상했지만, 정말 힘들더라고요. 도망가고 싶었어요. 압박도 심했고요. 부담됐어요. 시즌 1, 2 모두 큰 사랑받다 보니 모든 게 걱정이었어요. 이전 시즌을 보면서 공부를 많이 했어요. 시즌3이요? 사실 이전 시즌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저도 ‘환승연애’ 팬이에요. 이 포맷을 좋아해요. 애정차로서 이 포맷이 달라지는 것을 원하지 않아요. 제작진은 달라져도 포맷은 달라지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기존 감성을 해치면 안 되죠. ‘환승연애’ 특유의 리얼함과 진정성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그 점을 해치지 않고 연출하려고 했어요. 다만, 시즌3이니만큼 약간의 변주는 있어요.”

김인하 PD는 같은 포맷이라도 출연자에 따라 프로그램 재미가 달라진다고 믿는다. 그렇다. 어떤 출연자가 등장하느냐에 따라 프로그램 성패가 달라진다. 그렇기에 출연자 섭외부터 신중할 수밖에 없다.

“출연자 섭외에 있어서는 진정성에 중점을 뒀어요. 자신 연애를 얼마나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느냐를 봤어요. 촬영 전까지 굉장히 자주 만난 것 같아요. 잦은 미팅을 통해 심층적으로 출연자 속마음을 제작진으로서 파악하려고 했어요. 헤어진 커플 이야기를 다루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각자의 이야기도 폭넓게 들어보려고 했어요. 각자 생각하는 바와 해석이 다를 수도 있으니까요. 섭외 과정은 꽤 길었어요. 3월부터 시작해 10월 촬영 전까지 계속했던 것 같아요. SNS DM(다이렉트 메시지)를 보내거나 길거리 캐스팅도 진행했어요. DM은 3만 명 정도 보낸 것 같아요. 길거리 캐스팅 과정에서 DM을 받은 사람도 있더라고요. 될 수 있으면 전 연인을 통한 섭외보다 저희가 직접 처음 연락하는 것처럼 섭외를 진행했습니다. 그렇게 해서도 안 되면 전 연인 도움을 받고요. 연령대는 2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으로 이들 이야기가 가장 진정성이 느껴질 것 같았어요.”




이렇게 섭외된 출연자 중 일부가 이미 티저 영상으로 공개됐다. 문제는 출연자 검증과 직업이다. 진정성이 전부인 프로그램에서 홍보성이 짙은 출연자 등장은 자칫 프로그램 이미지를 해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청자들이 우려하는 부분을 알고 있어요. 하지만 저희가 바라본 부분은 그 분 직업이 아니라 사연이에요. 전 연인과의 어떻게 만났고 어떻게 헤어졌는지의 사연과 서사요. 오히려 얼굴이 알려진 사람이 자신 과거 연애사를 대외적으로 알리는 게 더 쉽지 않을 수도 있어요. 보여줘야 하는 직업이니까요. 출연자 검증은 보통의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진행하는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출연자마다 사회생활하고 주변 사람들이 있다 보니 평판 등을 제작진으로서 확인할 수 있는 최대치를 확인했던 것 같아요. 출연자 직업보다 헤어진 커플 서사에 집중해서 봐주시면 감사해요.”

시즌 1, 2 모두 화제의 커플이 있었다. 그중에서 정규민, 성해은 과거 연애사는 ‘환승연애’ 시청자들 사이에서 ‘레전드’로 불린다. 이런 커플이 시즌3에도 있을까.

“정규민, 성해은 서사는 역대급입니다. 함부로 두 사람 과거 이야기를 넘을 수 있다고 평가할 수 없어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제 2의 정규민, 성해은 같은 과거 커플 이야기는 없습니다. 시즌3에서는 다양한 커플 서사를 담아요. 다양한 이유로 헤어진 커플들이 등장해요. 강렬한 서사는 아직 판단하기 이릅니다. 시청자들이 어떤 커플 이야기에 집중하는지는 방송 공개 이후에 알지 않을까 싶어요.”

‘환승연애’ 시리즈는 유독 스포일러에 예민하다. 김인하 PD 역시 말을 하려다 마는 상황을 반복해서 연출한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다”며 했던 말을 뒤집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장소 섭외는 쉽지 않을 터다. 누가 봐도 연애 리얼리티 촬영임이 분명하니까.

“장소 섭외가 가장 어려웠어요. 아무래도 언제 어디에서 스포일러가 발생할지 몰라요. 신규 프로그램이라고 하고 섭외를 진행한 것 같아요. 특히 제주도에서는 ‘무슨 프로그램이냐’고 많이 물으세요. 관광객도 많고 아무래도 스포일러 될 수 있는 환경과 요소가 많아 주의가 필요했어요.”




연애 리얼리티 홍수 속에 ‘환승연애’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솔로지옥’과 유독 경쟁하는 인상을 준다. 두 프로그램 모두 과몰입 형태로 많이 회자되는 프로그램이다.

“경쟁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라면 다 한식구라고 생각해요. 보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것 같아요. 그런데도 경쟁 구도로 비춰진다면, 두 프로그램은 전혀 다른 느낌의 프로그램입니다. 포맷도 성격도 달라요. 저희는 커플 서사에 집중합니다. 두 프로그램 모두 많은 사랑받았으면 좋겠어요.”

김인하 PD는 이전 시즌 1, 2 출연자 섭외도 고민 중이다. “덱스 씨가 ‘솔로지옥’ MC로 합류한 것처럼 저희도 이전 시즌 출연자 중에 객원 MC로 진행할 수 있는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뱀뱀 씨는 바쁜 해외 일정 탓에 고정이 아닌 반 고정 형태로 이번에도 참여해주기로 했어요. 연예인 버전의 ‘환승연애’요? 다양한 연예인이 출연을 희망한다고 들었는데, 개인적으로 전현무 씨를 섭외하고 싶어요. 전현무 씨가 어떤 전 연인과 출연하고 싶은지 저도 궁금합니다. (웃음)”


시청자와 만남을 앞둔 김인하 PD는 긴장하고 있다. 시즌 1, 2 모두 좋은 결과를 얻었기에 잘돼야 본전이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

“이전 시즌처럼 이번에도 시청자들이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어디 가서도 ‘환승연애’ 이야기가 나올 수 있었으면 해요. 이렇게 다시 한 번 인터뷰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시즌3가 잘되어야 저 다음으로 다른 분이 계속 연출을 맡아 꾸준한 시즌제 프로그램으로 거듭나길 희망합니다. 시청자 여러분의 많은 시청 부탁합니다.”

홍세영 동아닷컴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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